비움/엄마와 딸 13

수수경단 만들기

네 인생에 계속해서 햇살이 비추기를 지난 일요일은 아이 생일이었어요. 꼬물꼬물 생명체로 절 찾아온 게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키가 훌쩍 자란 중학생이라니... 제가 쏜 화살은 아니지만 시간 화살은 잘도 날아갑니다. 아이 어릴 때는 아이가 기억도 하지 못할 선물들을 많이도 사줬어요. 그 짓을 왜 했나 싶은데, 제 만족이고 욕심이었던거죠. 어느 해 문득 우리 서로 생일에 선물 주고받지 말자고 선언 했어요. 제일 환영하는 건 남편이고, 제일 슬퍼하는 건 딸아이였는데요. 그간 선물 고민이 심했던 남편은 드디어 해방된 기분이었고, 그간의 기억은 없는 그래서 이제 뭐 좀 받아볼까 하는 딸에게는 찬물을 끼얹는 엄마의 폭탄선언이었습니다. 장난감 몇개 얹어놓고 무겁다며 아빠를 불렀는데, 이젠 수박 한덩이도 거뜬한 딸 ..

뮤지컬 라이온 킹

오래 기다린 만큼 감동도 오래오래 오래 기다렸습니다. 예매하고도 3개월, 티켓 오픈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다린 것부터 치면 족히 반년은 기다린 것 같아요. 언제 그날이 오나 싶었는데, 달이 차고 기울고 다시 차기를 반복하는 동안 어느새 D-day가 되었습니다. 평일 저녁, 서울 나들이는 좀 버겁기는 한데요. 늦게 집에 돌아오면 잠을 푹 잘 수 없고요. 더군다나 아이도 함께면 더 부담이죠. 그러나 오랜동안 기다린 공연이라면 흔쾌히 달려갑니다. 라이온 킹 1차 티켓 오픈 때 좋은 자리가 없어 2차 오픈을 오매불망 기다렸어요. 2차 티켓 오픈 때는 알람 맞춰놓고 대기했음에도 세상에 오픈 시작과 함께 광클릭이 됐는지 빛의 속도로 티켓이 매진되더라고요. 제가 원한 주말 티켓은 띄엄띄엄 한 자리씩만 남아있어서 어쩔..

슬기로운 방학생활

벤자민 버튼의 시간만 거꾸로 가나? 새벽에 일어나 스트레칭 작심삼일 간밤 태풍에 모두 피해없으신가요? 제가 사는 곳은 어제도 잠잠했고, 지금 아침도 잠잠하네요. 아침에 기사보니 제주도와 전라도 지방에는 피해가 많은 듯 해요. 태풍이 다 빠져 나갈때까지 예의주시 하고 있어야겠어요. 태풍이 와서 농부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는데, 아이들은 신이 났어요. 임시 휴교 조치가 내려져서 오늘 하루 쉽니다. 어제도 점심 먹고 일찍 하교했더라구요. 너무 좋아서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다나요.ㅎㅎ 그렇게 쉬는게 좋으면 학교 안가도 된다고 했건만 등교는 매일 합니다. 오늘 하루 쉬는 것으로 금토일 단기 방학이 되었어요. 저도 학교 다닐 때 생각하면 학교 가는 날인데, 쉬게 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방학보다도 더 좋았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