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마녀체력

꿈트리숲 2018. 9. 27. 06:52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마녀체력/이영미/남해의봄날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여자든 남자든 명절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수조건인 것 같아요. 음식 만들고 상차리고 설거지 하고 운전하는 것 까지. 거기다 아이도 보고 청소도 한다면 강인한 정신과 체력은 있어야 명절 지나고 후유증이 덜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는 그렇게 강인한 체력 소유자가 아니여서 명절 일은 가급적 몸이 허락하는 한에서만 합니다. 무리하면 탈나서 병원비가 더 드니까요.^^

연휴가 5일이나 되어서 책을 엄청 많이 볼 것 같았지만 막상 가족들 만나고 친척들 만나서 두런두런 얘기 나누고 하니 책 읽을 타이밍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명절을 노동과 이동만으로 보냈다고 생각하면 5일이라는 시간이 아쉽고 허탈한데 짬짬이 책 읽어 재밌는 책 한권 발견한 것으로 나름 의미 부여합니다.

평생 책만 보며 책만 만들어 오던 에디터가 트라이애슬릿으로 거듭 난 이야기를 읽으며 '내 몸이 서서히 강해지는 동안 하나둘 행동이 바뀌고 이런저런 생각이 변하면서 그리하여, 인생이 완전히 달라지다' 를 저도 체험하고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자전거에 대한 도전 욕구도 다시금 생기구요. 자전거 타는 것이 뭣이 어렵다고 하는 분들이 많으실테지만 저에게 자전거는 극복하기 어려운 벽이거든요.

p 95 '용기'란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두려움보다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더 중요한 우선순위가 생기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그때는 뭣도 모르면서 철인3종을 해내고 싶다는 열망이 물에 대한 공포심을 누른 것이다.

전 수영을 오래 했지만 수영장에서만 수영을 해요. 물에 대한 공포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더라구요. 중학생때 여름 캠프가서 수영장에서 물을 먹으며 버둥버둥하다 간신히 정신 차린 기억이 있어서 물과는 친하지 않아요. 그러다 고3때 불어난 살이 대학 가서도 빠지질 않자 저희 엄마가 수영을 권하시더라구요. 물이 무서워서 정말 많이 망설이다가 예쁜 수영복 입는다는 생각으로 간신히 등록하고 첫 한달은 거의 벽만 잡고 다닌 것 같아요. 두려움이 없어진 건 아니고 두려움보다 살을 빼는 것이 더 중요했고, 탄탄하고 건강한 몸을 가지는 것이 더 간절했기에 가능했던거죠. 지금은 입수도 턴도 50m 레인에서 10바퀴 도는 것도 해내는 제가 대견합니다.

물에 대한 두려움은 다른 우선순위로 누를 수 있었는데, 자전거는 아직이네요. 어릴 때 자전거 배우다 도랑에 빠져 다친 일, 달리는 자전거와 충돌해서 업혀서 학교 다닌 일, 어른 되어서 한강 공원에서 삐뚤빼뚤 자전거 타면서 지나는 행인 피하려다 나자빠진 일 등이 아직 제가 자전거를 넘사벽으로 둘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인데요. 두려움보다 더 중요한 이유를 만들면, 더 간절한 우선순위가 생기면 자전거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

p 98 지금은 그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지만,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뭔가 잘 못해서 겁이 나고 두려운 사람은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는 것만이 벗어나는 길이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내 능력에 맞춰 아주 조금씩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저에겐 자전거에 대한 두려움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남들은 하루면 자전거 마스터 하더라도 개의치 않고 오늘 하루는 핸들만 잡아보는 걸로, 또 다른 날은 페달만 밟아 보는 걸로 일단은 자전거가 익숙하게 되는 것 부터 해보려구요. 헬스장 가서 열심히 페달 밟아야겠어요. 헬스장 사이클 머신은 살짝 교만해질려고 하는데. . . 그럴 때는 솔로몬의 지혜를 경구로 삼아요.

교만할 때는 지혜가 되고, 절망할 때는 힘이 되는 말  "이 또한 지나가리라."

추석 연휴의 즐거움도 고단함도 수영의 교만도 자전거의 절망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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