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결정은 나쁜 결정에서 나온다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애니 듀크/에이트 포인트
결정 잘 하시나요? 과감하게 지르는 스타일인지, 아니면 뭉그적대다가 남들 의견따라 움직이는 타입인가요? 주로 다수가 선택한 결정에 편승하면 비록 그것이 잘못한 선택이었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편안합니다. 나만 틀린게 아니기 때문이죠. 다같이 틀렸으니 안도하는거죠.
결정, 아침에 눈떠서 부터 저녁에 잠들때까지 수십가지 선택을 하는 것. 아니면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도 없는 수많은 선택이 아닐까 싶은데요. 사르트르는 이런 말을 했어요.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이다 라고요. 정말 꼭 맞는 말이에요. 지금의 저는 이전에 했던 수많은 결정의 결과물인거죠. 그리고 내일의 나는 오늘까지 내가 내린 결정의 결과물이 되는 거구요. 그렇다면 내일의 좋은 나를 만들기 위해서 오늘 좋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그것이 참 쉽지가 않습니다.
요즘은 결정 장애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요. 가볍게는 점심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것이 있구요. 그래서 식당메뉴 중에 '아무거나'라는 메뉴도 있더라구요. 좀 더 어려운 결정으로는 명품 백을 지를까 말까, 여행을 갈지 말지, 집은 매매로 할지 전세로 할지 등등. 우리 앞에 놓인 많은 선택지 앞에서 종종 방황하기도 하고 누가 제발 선택 좀 해줬으면 좋겠다 생각하기도 합니다.
저는 20대 때 제 앞날이 너무 불투명하여 정말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신이 있다면 제발 저에게 알려 달라구요. 제가 할 일, 배우자, 그리고 사는 곳까지 결정 다 해서 결과만 알려주기를 바란 적도 있어요. 선택 하기까지 혼란을 겪고 싶지 않았고, 선택에 따른 결과를 책임지기 싫었던 거죠.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도 나면서 참 어리석었구나 싶어요. 우리가 결정을 좋은 선택이었다 나쁜 선택이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주로 결과를 두고 얘기할 때가 많아요. 결과가 좋으면 아무리 나쁜 결정이었다고 해도 그냥 넘어가고, 과정의 내용이 좋았으나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나쁜 선택으로 평가합니다. 여기 결정 전문가가 있어요. 포커 게임 세계 챔피언이기도 한 애니 박사는 이런 말을 합니다.
p 53 우리의 모든 의사결정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옳다와 그르다, 단 두 가지 극단적인 잣대만으로 판단하고, 그 사이의 회색 지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좋은 선택(가진 자원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어떤 종류의 의사 결정을 내릴 것인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을 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로 양분해서 생각하면 좋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거죠. 그래서 작가는 확률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러면 불리한 결과 하나를 증거 삼아 자신이 잘못 결정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군요. 지난 월드컵때 한국과 독일이 예선전 경기에 세계의 베팅 전문가들이 독일 우승을 예상했어요. 아마 독일 우승 확률이 한국보다 월등히 높았겠죠. 이때 독일에 베팅을 한 사람이 있다고 치면 그는 틀린 결정을 한겁니다. 작가는 틀림의 정의를 좀 다르게 내려보라고 하네요. 확률적으로 낮은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 낮은 가능성의 승률로 이겼다. 여러 가능한 미래 중에서 가능성이 낮았던 하나의 사건이 벌어진 것뿐이라고 생각하면 결정이 좀 쉽지 않을까요.
인생은 포커게임처럼 운7기3일까요, 운3기7일까요? 뭐가 맞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실력과 운이 함께 작용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실력을 발휘해서 운을 더 많이 끌어당기면 좋겠죠. 하지만 실력은 쌓지 않고 운만 바란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그 아무 일이 오히려 나를 더 불운으로 끌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정을 잘 내리는 방법으로 같은 목표로 모인 동료들, 올바른 칭찬, 판사들도 실수할 수 있다는 생각등을 책에서 제시했는데 저는 다음 말이 제일 와닿네요. 그 말을 되뇌이며 저라는 사람은 이미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선택을 통해 오늘도 만들어지는 중이라 생각합니다.
p 146 좋은 결정은 경험에서 나온다. 그리고 경험의 원천은 나쁜 결정이다. -마크 트웨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