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인문학

사피엔스 - 2

꿈트리숲 2019. 1. 15. 07:21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

 

어제에 이어서 사피엔스 두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전날 글을 쭉 쓰고 보니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긴 호흡이 필요할 것 같아 2부로 나눴어요. 짧게 쓰면서도 의미를 잘 전달하는 글을 쓰고 싶은데. . . 아직은 갈 길이 머네요. 언젠가 그런 날이 언젠가 오겠죠.

2019/01/14 - [Book Tree/북스타트] - 사피엔스 - 1

사피엔스 첫 번째 글은 요기 링크 참고 하셔요.

어제 유시민 작가와 유발 하라리의 역사 연구의 이유를 말씀드리고 마무리 했는데요. 저는 역사 연구라 하면 좀 거창하게 느껴집니다. 단지 이전에 여러 학자들이 진실인 듯 가설인 듯 서술해 놓은 책이 재밌을 뿐이거든요. 그리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그 말이 역사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고요. 저에게 있어 역사 공부는 재미와 의미가 7:3  정도로 아직은 재미가 더 큽니다. <사피엔스> 책에서는 역사 연구가 왜 필요하다고 하는지 살펴볼께요.

p 342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이제 역사는 진화와 마찬가지로 개별 유기체의 행복에 무관심한 소용돌이 속으로 사피엔스를 몰아 넣습니다. 바로 과학혁명이 시작된건데요. 역사에는 수없이 많은 가능성들이 있었어요. 그 무수히 많은 가능성들 중에서 인간은 과학혁명을 선택했고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인류가 그러한 선택을 내린 이유는 개별 유기체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말할텐데. . . 지금 우리는 과연 행복한지 의문이 드네요.

p 356 과학혁명은 지식혁명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무지의 혁명이었다.

우연한 돌연변이에서 시작된 뇌의 발달이 언어를 만들어내면서 생각이 탄생하고 밀이 우리를 길들이면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 생각의 깊이까지 생겼어요. 이제 인간은 주위에 눈을 돌립니다. 자연의 변화가 왜 생기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해요. 새로운 무지가 등장합니다.

고대의 전통 지식은 두 종류의 무지만 인정했대요. 뭔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보다 현명한 누군가에게 묻기만 하면 되었고, 그 현명한 누군가가 모르는 무언가는 새로 발견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는 신들이나 과거의 현자들이 애써 말해주지 않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은 거였어요.

그런 인간이 어느 때부턴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합니다. 새로 발견할 필요가 없는 것을 찾기 시작하고요. 신들이, 현자들이 말해주지 않는 그 무언가가 중요하지 않아도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신의 영역 안에서 현자의 말로 만족해야했던 억눌린 호기심의 빗장이 풀리면서 과학으로의 엑소더스가 본격화됩니다.

인간은 신과 종교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가난과 불행을 과학으로 해결해보려 합니다. 이 세상에 없던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내면서요. 급기야 핵무기까지 등장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세계 평화는 핵무기 덕분에 유지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평화를 무기에 의존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모두가 핵무기를 폐기하면 세계 평화는 무너질까요? 사피엔스의 언어가 그렇게 유연하다면 인간은 가난하든 병이있든 유일 호모종인 전 지구인을 모두 '우리'로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할텐데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입니다.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직립보행으로  풀려난 인간의 손이 인지 발달을 가져왔다면 과학으로 농업에서 풀려난 인력이 도시로 흡수되면서 산업의 발달을 가져왔어요. 산업의 발달은 공장에서 수없이 찍어내는 물건들을 해결해야만 하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합니다. 인간은 여기서 깊은 고민없이 또 한번 좀 더 쉬운 삶을 추구하게 됩니다. 바로 소비지상주의를 등장시키죠. 계속해서 소비가 일어나야만 현대 자본주의는 그 생명이 유지가 됩니다. 자본주의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를 강요당하고 있어요. 이런 시대에 돈은 더욱 중요한 가치이자 신 만큼이나 공고한 믿음이 되버렸네요. 돈이 곧 행복이라는 믿음이요. 하지만 작가는 돈이 가져다 주는 행복의 한계를 말합니다.

p 537 흥미로운 결론 중 하나는, 돈이 실제로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까지만이며, 그 정도를 넘어서면 돈은 중요치 않다.

행복을 가져다 주는 건 돈을 넘어서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말로 들려요. 그 무언가에 대해서는 '이거다'라고 명확한 답은 없는 듯 싶어요. 하지만 정답은 없어도 해답은 제시해줍니다.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원하는지 묵묵히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알아내는 것. 그것이 파랑새를 빨리 찾는 방법일 듯 싶어요.

행복에 대한 고민이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7만 년 전 어느날 우연히 일어난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그렇게 생각하니 행복의 고민이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현재만의,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인류의 7만 년 된 해묵은 문제라면 더 이상 머리 싸메고 인상쓸 필요 없겠다 싶은데, 너무 비약이 심한가요.ㅎㅎ

모든 것은 우연에서 시작된 것 처럼 진화에는 목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난 인간은 과학이 주는 편리에 눈이 멀어 죽음을 없애려 하고 있어요. 인간의 진화에 목적을 부여하는거죠. 전 인류적인 목적은 인간이 영원 불멸의 신이 되는데 애쓰는 과학을 부채질하고 있어요. 과학이 인간의 유전자를 주물럭거린다고 해서 반드시 멸종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더 이상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게 될 가능성은 있다고 작가는 경고합니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해'라는 명분으로 신이되려 하지 말고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마주하기를 작가는 바랍니다. 그것이 행복을 얻는 비결 아닌 비결이겠지요. 인간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지 중에 부디 사피엔스의 종말을 가져오는 가능성을 선택하지 않기를 저도 바랍니다.

인간이 신을 발명할 때 역사는 시작되었고, 인간이 신이 될 때 역사는 끝날 것이다. -유발 하라리-

728x90

'배움 > 인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스모스  (8) 2019.03.19
인문학 공부법 실천편  (4) 2019.02.22
사피엔스 - 1  (2) 2019.01.14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6) 2019.01.07
퇴근길 인문학 수업  (4) 2018.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