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인문학

인문학 공부법 실천편

꿈트리숲 2019. 2. 22. 07:14

2500년전 공자와의 점심값

 

독서를 하다보면 계획을 세워 읽는 책도 있지만 그때 그때 마음에 와닿는 책을 읽을 때도 있어요. 그렇게 읽다 보니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어제 책의 연장선인 것 같습니다. 어제 글을 올렸던 강상중 선생님의 <나를 지키며 일 하는 법>에서 독서법 얘기를 했었는데요. 그 책은 독서법에 관한 이야기가 주는 아니었지만 나답게 살기 위해, 일의 의미를 찾기 위해 독서를 해야 한다는 뜻에서 강상중 선생님의 독서법을 소개 했었습니다. 선생님의 독서법은 책의 분류를 통한 개괄적 독서법이었다면 오늘 책은 그 중에서도 인문학에 포커스를 맞춰서 좀 더 상세한 공부법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2500년 전 공자와의 대화이 말은 제가 남편에게 독서를 처음 권할 때 했던 말이에요. 신혼 초에 책을 읽지 않는 남편에게 왜 책을 읽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책에 나오는 내용 다 안다고 하더라구요. 잘 먹고 잘 사는 얘기 아니냐고 하기에 맞는 말 같아서 딱히 긍정도 부정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다르게 접근해보려 생각해낸 말이 책의 저자와 1:1 대화였습니다. 그것도 몇 천 년 전 사람과 대화 나눌 기회를 살면서 언제 가져볼 수 있겠어요? 공자와 대화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선택 받은 사람입니다. 뭐 요런 얘기를 했더니 남편의 마음이 동해서 그때부터 제가 읽어보지도 못한 동양 고전들을 읽어 나갔어요.

그 당시 저는 겨우 논어 한 번 읽어 봤었는데, 남편의 고전 읽는 속도와 양에 살짝 긴장이 되더라구요. 저보다 더 많이 읽는 것 같기도 하고, 깊이도 더 생기는 것 같기도 해서 말이죠. 가족끼리도 약간의 경쟁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지성 작가가 그런 말을 했어요. 책을 전혀 안 읽던 사람이 고전을 더 좋아할 수도 있다구요. 남편을 보면서 그 말이 딱 맞는 듯 했어요. 독서를 좀 했다(이 말은 제대로 안했다는 말과 통함)는 사람은 허세와 자만이 때처럼 붙어 있어 고전의 백미와 진가를 못 알아볼 수도 있다는 뜻인 것 같아요.

오늘 책의 저자 안상헌님은 중학교 시절부터 독서의 재미에 푹 빠졌었대요. 책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자신을 성찰하고 청소년에게 인문학을 보급하는 문학당을 운영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책을 어떻게 읽으면 책과 관련된 일을 재밌게 사명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지 오늘 책을 통해 또 한 수 배웁니다.

인문학은 삶의 문제에 정답을 주는 학문은 아니에요. 삶에도 정답이 없듯이 당연히 인문학에 정답이 없다고 합니다. 대신 인문학을 대할 때 질문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얘기를 해요. 자신에게 필요한 질문을 통해서 그때마다 찾아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인문학 공부라고요. 이것이 바로 저자와 1:1 대화라 저는 생각을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질문해보기인거죠.

p 148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공부에서 많이 아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인류의 무수한 지식과 지혜에 접속해서 공명하는 관계를 맺는 일이다. (중략) 훌륭한 사람이 되는 비결은 뭘까? 훌륭한 사람들의 지식과 품성을 익히는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들을 따라 하면 된다. 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현명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공자와 대화를 나눠봐야 하고, 데카르트와 헤르만 헤세, 정약용등과 대화를 해봄으로써 그들의 지식과 지혜에 접속하고 비슷한 울림을 낼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저자와의 대화 좋은 건 알겠는데 질문은 어떤 식으로 하죠? 저도 이게 무척 궁금하네요.

책에서 알려주는 저자와 대화를 나누는 방법으로는 '내가 질문하고 저자가 대답'하는 식, '나의 생각과 상반되는 입장에 서보는 것' 등이 있어요. 공자와의 대화 예시를 잠깐 소개해 볼께요.

p 150 “()이 무엇인지 모르겠는데 말씀해주십시오.”
공자의 입장에서 대답을 해본다.
자네는 세상이 왜 이리 혼란스럽다고 생각하는가? 그 이유는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지.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으니 온통 자기 생각밖에 없게 되고 결국 세상이 어지러워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인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말하는 것이라네.”

책속의 문장으로 나의 현재 상황에 빗대어 질문 해볼 수도 있겠죠.

회사에 싫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공자께서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셨습니까?”
나라고 왜 없었겠나. 나도 많았다네.”
어떻게 이겨내셨습니까?”
이기려고 하지 않았네. 그 사람 또한 나처럼 욕망을 가진 한 인간이 아니겠나. 그 욕망을 인정하고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지. 그랬더니 마음이 편해지더군.”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건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닐세.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라네.”

~~ 이런 대화를 해볼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아직 독서 내공이 위의 대화만큼 나올 수준이 안 되는지 책을 읽으며 요렇게 깊은 대화는 못해봤어요. 그래도 전문가가 알려주는 예시를 보니 대충 감은 잡히네요. 앞으로 책을 읽을 때 이런 식으로 질문을 해봐야겠다 싶어요.

책의 저자가 소개한 인문학 공부법 실천방법은

1. 의미를 발견하라

2. 깊이 이해하라

3. 나를 들여다보라

4. 비판적으로 읽으라

5. 나만의 표현으로 정리하라

이 다섯 가지입니다.
이 중 저자와의 대화는 깊이 이해하라는 방법에서 다루었던 내용인데요. 인문학이 참 좋은 건 알겠지만 선뜻 시도는 못하겠다든지 혹은 읽어도 남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죠. 저도 뭐 그런 때가 있었고요. 지금도 깊이 이해하면서 읽어내지는 못하는 듯 해. 그러나 깊이 있게 읽으려 시도하고 또 많이 읽으면 자연스레 인문학의 더께가 두꺼워질거라 믿어요. 저자와 대화를 하면서 감탄을 많이 한다면 쉬이 잊혀지지 않는 대화가 되겠죠. 대화 전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괜찮아요. 마음을 사로잡는 한 문장만이라도 감탄이 되고 생각이 쏟아지고 그러면 그 문장은 쉬이 잊을 수 없는 나만의 문장이 됩니다.

인생은 해석이고, 공부는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워렌 버핏과의 점심이 엄청 고가에 낙찰된다고 하죠. 공자와의 점심은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고 2만원이면 점심값 내고도 돈이 남아요. 저렴하면서 언제 어느때고 접속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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