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내 인생이다 임마

꿈트리숲 2019. 5. 31. 07:32

눈치 좀 보고 살자, 그래도 괜찮아

 

 

골프 프로암 대회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골프를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닌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책의 저자를 전 골프대회, 프로암을 통해 알게되었어요. 얼마전 신문 기사에 골프대회 도중 기권을 하고 가서 무례하다는 기사를 봤어요. 후에 알고 보니 사전에 스케줄 조율이 다 된 거여서 덮어놓고 비난할 일은 아니다 뭐 그런 내용이었는데요. 대체 그 유명인사가 누구신가? 하고 봤더니 장성규 아나운서라고 하더군요.

 

프로암 대회는 골프에서, 아마추어들이 프로 선수들과 짝이 되어 정규 프로 경기에 나서는 베스트볼 대회. 프로암은 프로들과 대회에서 경기하는 특권을 얻기 위해 아마추어들이 모금한 자선 금액으로 개최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프로 선수들과 주로 연예인들이나 유명인들이 함께 라운딩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장성규님은 프로 선수는 아니라면 연예인이나 유명인이라는 얘기죠. ... 이런 사람이 있구나, 아나운서인데 유명하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갔어요. 지난 주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서 제가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놨던 책 리스트를 쭉 스크롤 하다 보니 눈에 익은 저자 이름이 하나가 불쑥 튀어 오르더라구요. ? 이사람 신문 기사에 났던 그 사람 아닌가? 하고 책을 찾아보니 그 사람이 맞았습니다. 호기심에 날름 읽어봤어요.

 

장성규님은 JTBC 아나운서였고, 올해 4월에 프리선언을 하셨어요.

제가 TV를 보지 않아서 이 분의 존재를 신문으로 그것도 골프기사에서 확인했지만 이미 예능에서나 SNS에서는 존재감을 뿜뿜 하는 유명인이었어요. 책 제목 <내 인생이다 임마>에서 보듯이 과감하게 인마(이놈아의 줄임말)’도 쓰는 자신감 넘치는 분이다 생각했는데요. 임마는 인마가 아님을 강조합니다. 저자가 말한 임마는 잇츠 쇼 타임-의 줄임말 이라고요. 끝에 는 일종의 추임새이구요. 주제 파악하느라 삶의 방향을 잃고 삼수생활까지 했던 저자에게 임마는 자신의 주체성을 찾는 말이 아닐까 싶었어요.

 

p 52 어른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다른 사람들이 가는 대로 따라갔다. 그렇게 살면 순탄하고 무난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스물여덟 해를 안정된 삶을 찾아 헤맸다. 그게 뭔지도 잘 모르면서...

 

공시족도 했다가 회계사 공부도 했다가 방황하는 청춘이었지만 자신의 재능과 관심이 딱 맞아떨어지는 아나운서의 길을 찾고는 막연한 직업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이 나를 만날 때, 지금이 나를 보여줄 때, 그 쇼 타임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던거죠.

 

마이크를 늘상 잡는 사람들은 사람들 앞에서 서는 것이 일상이고, 카메라의 관심과 조명을 받는게 기본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떨리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들도 긴장을 한다고 해요.

 

p 150 방송을 앞둔 사람들은 겉으로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 대부분 긴장한다. 특히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을 대할 때나 잘 모르는 사안을 말해야 할 때, 생방송에 갑자기 투입됐을 때 베테랑들도 마찬가지다. 유독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긴장감을 풀기 위해 심호홉을 하며 마인드컨트롤도 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다양한 노력과 고민 끝에 내가 찾은 긴장 해소법은 무한 연습이다. 셀 수없이 연습하면 머리로 생각하지 않아도 입이 기억하고 저절로 말이 나온다.

 

베테랑들도 긴장한다고 하니 평범한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싶은데, 연습에서 차이가 나는군요. 어떤 긴장도 어떤 돌발 상황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무한 연습인가봐요. 며칠 전 아이가 영어 수행 평가 준비를 하더라구요. 원고를 직접 쓰고 그걸 아이들 앞에서 발표 하는건데요. 솔직히 전 아이가 영어를 웬만큼 하니까 걱정 없겠거니 했는데, 떨린다고 하더라구요. 나처럼 영어 못하면 떨리겠지만 잘 하는 너도 떨리니? 그랬는데, 모든 사람은 다 긴장하고 떠는 순간이 있나 봐요. 단지 티를 안내거나 아님 무한 연습을 했거나 둘 중 하나였던 걸 이제서야 알게된 늦되는 엄마에요. 제가 아이에게 추천해준 방법도 무한 연습이었어요. 무의식중에도 첫 단어 나오면 다음 문장들이 자연스레 나오도록 말이죠. 오늘부터 긴장 해소법은 무한 연습입니다.

 

책 저자는 자신을 관종(관심종자)이라고 말하고 다닌답니다. 일명 관밍아웃, 그걸 했다는군요. 관종이라는 말을 타인으로부터 들으면 좀 속상할 것 같은데, 그걸 뛰어 넘었더라구요. 오히려 관밍아웃 하고 나서는 자신의 망가짐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해주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합니다.

 

p 203 관종이란 관심 종자를 줄여 이르는 말이다. 특이한 행동을 해서 사람들에게 관심 받고 싶어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관종은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부정적인 단어였다. “적당히 무난하게 살지, 왜 나서서 체면 깎일 짓을 할까?”라는 야유가 묻어 있다.

 

사람들은 모두 관종 아닐까 생각해요. 관심 받기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거거든요. 저도 그렇고, 딸도 그렇고 주위 사람들 봐도 관심을 받고 안 받고에 따라 뿜어낼 수 있는 에너지가 달라지는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심하게 타인의 눈치를 살피기 때문에 관종이라는 말도 만들어졌지 싶어요. 그런데 이 눈치라는 것도 저자는 긍정적인 면을 자신에게 대입해서 한 단계 성숙된 생각을 만들어 냈습니다. 일명 사교성 1.5등급, 눈치는 나의 힘이라고 얘기하는데요.

 

p 227 눈치를 본다는 건 주변이나 상대방을 잘 관찰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유리한 점을 좀 내려놓고서라도 상대방에게 맞춰 주고, 편하게, 기분 좋게 해 주고 싶어 한다는 의미다. 이것은 비굴하지도 비겁하지도 않은 태도이다.

 

눈치 보는 것을 장점삼아 관찰력을 더 기르겠다는 저자의 마음가짐이 참 마음에 들어요. 이것도 카피하고 싶네요. 저보다 연배가 어린 사람이 쓴 책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책을 봤어요. 전문 작가가 쓴 글이 아니라서 그냥 훑어 볼려고 했어요. 그런데 다양한 인생 경험을 한 사람에게는 나이 불문 배울 것이 많다는 걸 새삼 또 느낍니다. 옛 성현의 말씀이 하나 그른 게 없어요. 세상 그 누구에게도 배울 마음을 연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오늘은 버텨내더라도 내일은 훨훨 날지 않을까 싶어요. 장성규 아나운서의 오늘을 응원하고 내일을 기대합니다. 우리의 오늘과 내일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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