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돈의 역사

꿈트리숲 2019. 6. 13. 07:18

돈의 역사는 곧 사람 심리의 역사

 

 

책을 편식하지 않기 위해 경제 관련 책을 가끔씩 보는데요. 사실 경제는 그렇게 재밌게 읽히는 분야의 책은 아니지만 놓치고 갈수는 없기에 틈나는 대로 보려고 합니다.

무작정 경제 원리를 설명하는 책이었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주식과 환율 그래프를 들이밀었다면 아마 전 나가 떨어졌을 거에요. 나름 대학에서 경제학 원론도 필수 과목으로 이수했고, 한때는 환율을 매일 보면서 살기도 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배운다고 다 잘하지는 않죠. 솔직히 말하자면 경제학 원론은 좋은 점수를 못 받았고, 환율은 매일 보면서도 환율이 움직이는 이유와 환율 가격이 내포하는 국제 정세랄까 국가의 파워를 잘 알지 못했어요.

 

경제학 공부도 손놓고, 환율도 더 이상 나에게 큰 의미가 없다싶은 나이에 공부에 눈을 뜨며 경제는 내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돈의 역사>27년째 이코노미스트 생활을 하고 있는 금융 통, 홍춘욱 저자가 쓰셨어요. 금융의 현장에 오래 몸담고 계셔서 그런지 금융을 너무 잘 알아서 그런지 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했습니다. 돈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금융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싶어요. 돈이 물이라면 금융은 바다쯤이 될 것 같은데, 바다에 사는 생물들에겐 돈이 필수이고 금융의 성격을 알아야 바다 밑에 있을 건지 수면위로 올라올 것인지 파도를 탈건지 말건지 등을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합니다.

 

요즘 여러 매체에서 경제가 어렵다, 경제 위기가 올 것이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달러 매입을 한다든가 골드바를 사놓는 부자들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위기 때마다 사람들은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데 그 안전 자산이 달러와 금이라는거죠. 달러는 세계 기축통화이고 또 미국의 화폐이다 보니 미국의 파워를 감안하면 선호되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그런데 금은 왜 안전 자산일까 궁금합니다. 솔직히 지폐보다 휴대하기도 불편하고 화폐로 사용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금과 은은 예로부터 화폐로 사용되었어요. 그때는 지폐 돈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는데요. 지폐가 사용되는 요즘도 여전히 귀금속이 선호되는 이유는 뭘까요? 이에 저자는 귀금속의 우월한 특성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p 45 일단 화폐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순간,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은 가장 유력한 화폐 후보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 귀금속이 우선적인 화폐 후보가 된 건 다음 세 가지 우월한 특성 때문이다.

먼저 금은 매우 잘 늘어나는 물질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은 두드려서 1/272,000인치의 얇기로 만들 수 있고, 잡아 늘려서 가는 실처럼 만들 수도 있다.

금이 화폐의 유력 후보로 부상한 두 번째 이유는 보존성이다.

마지막 조건은 사용가치이다.

 

금의 잘 늘어나는 성질로 인해 작게 조각내어 거래하기도 편하고 다양한 장신구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금으로 만든 보석이 많고, 환금성도  큰가봐요. 금은 또 오랜 기간 보존하더라도 녹이 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보존성의 가치를 더합니다. 사용가치가 높아 한때 화폐로 사용되었던 쌀과 면포 보다는 운송비용이 절감되는 장점도 금과 은이 사랑받고 또 계속 사랑받는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 동양보다 서양이 잘 사는 이유를 흔히 산업혁명에서 찾습니다.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되어 유럽 여러 나라들로 퍼지고 미국으로까지 번져서 단숨에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꾸게 된 말그대로 혁명적인 일이었죠. 그 이전엔 분명 중국이 경제 대국이었는데도 말이에요. , 청 시기에 세계 경제 1, 2위는 중국이었습니다. 그렇게 잘 사는 나라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던 이유가 전 궁금했는데요. 그 궁금증도 저자가 시원하게 해결해줬습니다.

 

산업혁명과 근면혁명을 비교대상에 올려놓습니다. 근면혁명은 값싼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해 경제의 외형을 키우는 전략이라고 합니다. 대충 눈치채시겠지만 중국은 그 당시 근면 혁명이 일어났어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다보니 일하겠다는 사람은 늘어나고 임금은 자연적으로 내려갔던거죠. 값싼 노동력이 도처에 넘쳐나는데 굳이 기계를 써야 할 이유가 없었던 거에요그럼 왜 영국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았을까 의문을 제기해 봅니다.

 

p 140 직접적인 이유는 유럽에서 주로 재배되던 작물인 밀의 생산성이 동양의 쌀에 비해 훨씬 낮았다는 데 있다. 밀과 호밀 농사는 지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생산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반면 벼농사는 몇 십 년 동안 같은 땅에서 계속 지을 수 있는 것은 물론 2모작, 3모작까지 가능하다.

 

그래서 지리적으로 아시아에 비해 인구과잉이 발생하기 쉽지 않았던 겁니다. 그리고 신대륙으로 인구가 대거 이동한 정말 우연이라고 할 만한 일들도 한몫을 했던거군요.

역사는 우연의 산물인가 싶을 정도로 정말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의 연속입니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는 건 사람의 심리에 의해 많이 좌지우지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의 심리를 훤히 꿰뚫고 있는 사람은 역사가 필연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저에겐 참 기막힌 우연이다 싶네요.

 

역사적 사건 50개로 알아보는 돈의 역사. 그 역사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건 금리가 높은 나라는 투자처로 적합하지 않다든가, 화폐공급이 줄 때 경기가 나빠진다 등 당장 재테크에 도움 될 만한 것 등이 있어요. 그런데 돈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꼭 알아두었으면 하는 것이 있어요. 저자가 밝힌 책을 집필한 이유입니다.

 

세계 역사를 바꾼 중요 사건의 배경을 살펴봄으로써,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해의 폭을 넓혀보자는 것이다. -프롤로그-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죠. 그렇다면 돈의 역사도 순환해서 같은 모습을 우리 눈앞에 보여줄 것입니다. 세계를 보는 눈을 갖는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오늘을 살고 내일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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