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하이쿠를 아시나요?

꿈트리숲 2019. 6. 14. 07:08

17자에 담는 생각의 진수

 

'장바구니에서 어서 꺼내줘요' 하고 있는 하이쿠 관련 책들입니다.

 

하이쿠를 아시나요? 전 올 초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강의에 다녀왔는데요. 그 강의 때 여러 연사들이 출연을 했었어요. 이틀간 무려 19명이었지요. 그 중 특별히 해외에서 오신 저자도 있었어요. 바로 <생각의 탄생> 저자, 미셸 루트번스타인입니다. 그 분의 강연 내용 중 창의성을 키우는 놀이에 대해 말하면서 하이쿠가 언급됐어요. 하이쿠가 창의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는 내용이었지요.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강의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 클릭하셔서 참고부탁드립니다.

2019/01/28 - [배움 tree/강의] - GMC -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2019

2019/01/29 - [배움 tree/강의] - GMC -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2019

 

하이쿠는 5·7·5로 된 단형시, 일본고유의 음문문학이다.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5·7·5의 리듬감을 중요시해 왔으며, 일본어의 운을 다는 데는 이 5·7·5가 가장 표현하기 쉽다.

 

아래는 가장 널리 알려진 바쇼의 하이쿠이다.

 

古池(ふるいけ)/ (かわず)()びこむ / (みず)のをと

오래된 연못이여 / 개구리 뛰어드는 / 물소리

(しずか)さや / (いわ)にしみ()/ (せみ)(こえ)

한적함이여 / 바위에 스며드는 / 매미소리

[네이버 지식백과] 일본의 언어와 문학 (일본의 사회와 문화, 2011. 2. 28., 김순전)

 

생각을 17자 안에 담아내야 하니 얼마나 함축하고 축약해야 할까요? 그러니 창의적인 생각을 안 떠올릴래야 안 떠올릴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오늘 뜬금없이 하이쿠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어제 독서모임에서 하이쿠 얘기가 나왔어요. 이지성 작가의 책 <일독>을 나누면서요. 하루에 한편씩이라도 17자를 만들어보면 좋겠다 했는데 그럼 상품을 걸고 우리 해볼까요라는 제안에 다들 눈을 반짝거렸어요. <바쇼 하이쿠 선집>을 몇 개월째 장바구니에만 담아두고 뭉그적거리고 있는 저에게도 도전 욕구가 달아올랐습니다.

 

집에 와서 이 글자 저 글자 조합해보고, 이 내용으로 할까, 저 내용으로 할까 간만에 생각을 왕창하게 되었습니다. 긴 글에 내 생각 내 마음 다 풀어내는 속 시원함도 있지만 짧은 글에 농축시켜 표현하는 묘미 또한 만만치 않게 크더라구요. 저의 하이쿠 몇 편 소개할게요. 정통 하이쿠처럼 5, 7, 5 글자수로 삼행을 만들지는 못하고 그냥 17자만 맞췄어요.

 

세상을 바꾸는 독서, 시작은 송도나비에서

 

제가 송도나비라는 독서모임에 2년째 나가고 있는데요. 송도나비를 만나서 제 삶이 독서로 업그레이드되고, 성장이 퀀텀점프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다른 분들도 누려봤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같이의 가치를 꼭 누려보아요. 담쟁이처럼

 

담쟁이가 손을 잡고 거대한 담벼락을 오르는 것처럼 어려운 일을 함께 해내는 우리의 가치가 무엇보다 크다는 생각을 17자에 농축시켰습니다.

 

성장하는 당신 곁엔 좋은 습관이 함께해요.”

 

좋은 습관을 많이 가진 사람은 성장하고 성공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길게 늘어뜨리지 않고 표어처럼 지어봤는데요. 17자 만드느라 머리 굴리는 소리가 들렸던지 딸도 해보겠다고 나섰어요. 저의 영업이 성공하는 순간입니다. 딸이 하이쿠를 만들어보는 것이요. ‘창의력 키우는데 굉장히 좋다고 유명 작가들이 그러더라. 그러니 너도 함 해봐.’ 가 제 마음의 직설적 표현인데요. 그렇게 해서는 결코 잘 될 수 없다는 걸 오랜 경험을 통해 이제는 알고 있어요. 그래서 좋은 것은 저 먼저 해보려 합니다. 딸이 엄마가 재밌게 뭔가를 하는 것 보고 동참하도록 자연스레 유도하는 것이 저의 영업비결이라고나 할까요. 이제 저도 엄마 9단쯤 되어가는 것 같네요.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거인이 숨겨져 있다.”

 

딸이 지은 하이쿠입니다. 어제 사실 딸과 서울에 강의를 들으러 갔었어요. 저녁 강의라 마치고 집에 오니 11시쯤 되었는데, 집으로 오는 지하철 안에서 계속 손가락을 꼽으며 글자 수를 체크하더라구요. 상품이 걸려있어서 그런 면도 없잖아 있겠지만 무엇보다 엄마가 낮부터 엄청 열과 성의를 다하며 손가락을 꼽고 있으니 관심이 동했나 봅니다. 엄마가 만드는 건 왜 죄다 광고 카피 같을까? 내가 해볼게 하면서 적극 나서더라구요. 이러나 저러나 좋아요. 좋은 건 일단 해보고 보는거죠.

 

아이의 내면에는 거인이 들어가 있다 생각해요. 그 거인은 바로 미래의 딸이지요. 스무살의 아이, 서른 살의 딸의 모습, 마흔, ... 각 나이대마다 크게 성장할, 현재의 자신보다 눈부시게 더 반짝거릴 미래의 자신의 그림. 그 어마어마한 성장을 아이는 쉽게 상상할 수 있을까요? 저 역시 미래의 딸의 모습을 명확하게 그려볼 수는 없지만 아이 안에는 분명 무한 가능성의 거인이 내재되어 있음을 그 거인이 지금도 자라고 있음을 믿습니다. 딸아, 우리 각자 자기 안에 잠들어 있는 거인을 깨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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