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인문학

(만화)찰스다윈 종의기원

꿈트리숲 2020. 3. 9. 06:00

쉽게 이해되는 인문고전을 찾다가, 중고서점에서 몇 권 줍줍해서 고이 모셔두었던 만화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중에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선택해봤어요. 만화지만 인문고전은 역시 인문 고전인가봐요. 이것 역시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만화라는 어드밴티지를 업고 완독은 했습니다.

 

찰스 다윈은 1809년 영국에서 태어났는데 지난 2월 12일이 찰스 다윈 탄생 211주년이더군요. 코로나 기사가 아니었다면 요런 기사 하나 신문에 나왔을 법한데 당최 모르고 지나갔습니다.

 

다윈이 살던 시대 영국에서는 법률가나 의사 성직자가 잘나가는 직업이었대요. 그래서 의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다윈은 의대에 입학합니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아 중도에 그만두고 신학교에 입학합니다. 신학 역시도 그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어요.

 

어려서부터 식물 관찰하고 산책하고 사색하기를 좋아했던 다윈은 대학 시절도 식물학 수업을 제일 좋아했다는군요. 당시 식물학 교수였던 헨슬로 교수 추천으로 다윈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바로 비글호에 탑승할 기회가 주어진 건데요. 비글호는 영국이 바다 지도를 만들려고 대서양과 남아메리카, 태평양 항해를 위해 준비한 해군함이었어요. 5년간의 항해동안 다윈은 항해 일지를 쓰고 동식물과 지질을 관찰하며 화석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세계 일주 5년을 마치고 다윈은 진화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확신하고, 많은 관찰과 연구로 살을 붙여 나갑니다. 몇십 년이 걸려 <종의 기원>을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그때가 1859년이에요.

 

<종의 기원>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만큼이나 당시 유럽 사람들에게는 혁명에 가까운 이론이었대요. 신이 창조한 줄 알았던 인간을 다른 생물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만들었으니까요. 게다가 조상이 원숭이라고 하니 종교계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지요.

 

그럼에도 <종의 기원>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되면서 다윈의 이론이 널리 알려졌어요. 당시 사람들은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다윈의 이론을 믿을 수도 그렇다고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고 하는데요. 당시 우스터 주교의 부인이 했던 말을 보면, 혼란의 심정이 잘 느껴집니다.

 

‘원숭이 자손이라니? 세상에 그것이 사실이 아니길, 하지만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기를...’

 

<종의 기원>에서 저는 생존 경쟁과 자연 선택이 비중 있게 다가왔어요. 다윈은 종의 시작을 변종으로 봤습니다. 변종이라 하면 기존의 종과는 다른, 새로운 무엇이 나타나는 건데요. 이 변종이 어엿한 종으로 자리 잡은 건 생존하기 위한 경쟁의 결과라고 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생존 경쟁으로 인해 생긴 변이는 한 개체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라면 자손에게 유전되는데요. 세대를 거듭하면서 같은 변이가 나타나면 더이상 변이가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종이 탄생하는 거죠. 생존 경쟁이라 하면 살벌하고 인정사정 볼 것 없고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먹잇감 하나를 앞에 두고 두 짐승이 다투는 것뿐만 아니라 황량한 사막에서 건조한 기후와 싸우는 선인장의 생명력, 자신의 달콤한 열매로 새를 유혹해서 종자를 널리 퍼뜨리려는 겨우살이의 노력 등도 다윈이 말하는 생존 투쟁이야. 생존 경쟁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한다면 생존 경쟁의 삭막함보다는 오히려 따뜻함을 느낄 수도 있다는 얘기지. (101쪽)

 

자연 선택은 ‘보다 잘 적응한 생물은 더 잘 생존하고, 다음 세대의 조상이 된다’는 이론입니다. 조금이라도 불리한 변이를 가진 개체는 죽게 되고, 살아남은 개체들은 자신과 똑같은 특징을 후손들에게 전해주게 되는 거죠. 이로운 변이는 보존되고 불리한 변이는 제거되는 것이 자연 선택인데요. 적자생존이라고도 하지요.

 

적자생존이라 하면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이는 곧 인간이 먹이 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니까 인간이 가장 진화한 동물이라는 생각과 연결됩니다. 다윈은 진화론을 설명하면서 생명의 나무를 언급했는데요.

 

생명의 나무, 쿠스타프 클림트

생명의 나무에서 가지 끝에 있는 모든 종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에서 잘 적응해서 살고 있는 성공적인 종이야. 인간은 그중 하나일 뿐이지. (137쪽)

 

이는 진화를 진보와 같은 개념으로 오해하지 말라는 뜻인 것 같아요. 인간이 가장 진화했으니 고등 동물이고 조류나 어류, 곤충 같은 것은 하등 동물이라 여기지 말라는 거 아닐까요? 우린 모두 같은 처지, 같은 위치에 있다고요.

 

오랜 진화의 역사 속에서 인류는 이 지구상에 있는 수많은 종들과 경쟁하고 때로는 협업하며 오늘날의 우리 모습을 갖춰왔어요. 앞으로 또 수백 만년 수 억만년이 흘러 인간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는 모르지만 지금 우리 곁에 있는 그들과 상호교류 해야지만 다음 세대의 조상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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