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Big Fat Cat

꿈트리숲 2020. 5. 6. 06:00

 

 

3월 한 달 영어 원서 함께 읽기를 끝내고서 흐름 놓지 않고 이어가려 4월에도 영어 원서를 읽었습니다. <Big Fat Cat>인데요. 이 책은 저의 집에 온 지가 13년이나 됐어요. 남편이 영어 공부를 하겠다며 처음 사 온 영어 원서였죠.

 

그때 당시 저에게 영어 공부란 회화나 문법이 전부였던지라 처음 접하는 원서에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원서를 읽는 남편이 대단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남편이 재밌게 읽기에 은근슬쩍 저도 몇 장을 넘겨봤는데, 이게 생각보다 재밌는 거 있죠.

 

원서를 볼 때 제일 큰 어려움이 모르는 단어 찾느라 시간을 보내면서 책의 흐름을 놓치는 건데요. 빅팻캣은 우리가 모를만한 단어마다 뜻이 적혀있어서 사전 찾는 시간을 현격히 줄여줍니다. 그래서 이야기 전개의 맥을 끊지 않고 이어갈 수 있어 좋아요.

 

제가 영어 공부 좀 해봐야지 마음을 먹을 때마다 생각나는 책이 ORT와 바로 이 빅팻캣인데요. 그만큼 저에겐 재미도 주고 의미도 줬던 책이고 또 오랜 세월 저와 함께해서 정이 들어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요.

 

뚱뚱하고 큰 고양이와 함께 사는 에드 위시본은 사람들 발길이 뚝 끊긴 아웃사이드 몰에서 ‘파이 헤븐’이라는 가게를 하고 있어요. 손님은 하루에 한두 명 오지만 그래도 만족하며 살고 있죠. 어느 날 가게에서 나가라는 퇴거 명령서를 받게 되는데요. 바로 다음 날 몰 전체가 철거된다는 소식이었어요.

 

에드는 달랑 밀가루 반죽 때 쓰는 롤링핀과 블루베리 파이를 늘 훔쳐먹던 빅팻캣만 데리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길거리를 배회하게 된 에드는 새로운 쇼핑몰에 빈 가게가 있다는 광고를 보고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으려고 해요.

 

하지만 그 기회는 다른 이의 방해로 물거품이 되고 졸지에 사고까지 당해 돈도 잃고 고양이도 잃고 ‘Ghost Avenue’까지 가게 되죠. 고스트 에비뉴는 노숙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에요. 알만한 사람은 모두 가기를 꺼려하는 그곳에서 에드는 운명적인 사람을 만납니다.

 

더 이상 파이를 굽지 않으려 반죽 롤링핀을 땔감으로 쓰려고 하던 에드에게 롤링핀을 쥐여 주며 용기를 줬던 윌리 덕분에 에드는 다시 파이를 굽지요. 파이를 먹어 본 기억조차 없는 노숙자들을 위해서요. 에드의 파이는 입소문이 나면서 다른 노숙자들도 모여들고 급기야 방송도 타게 돼요.

 

Life is like a blueberry pie, Eddie. Sometimes it’s sour, but most of the time, it’s sweet.

 

블루베리 파이 레시피를 전수해준 에드의 엄마가 자주 하던 말입니다. 인생은 블루베리 파이와 같다고. 때때로 시큼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달콤하다면서요. 하지만 에드는 자신의 지나온 삶을 돌아보니 인생은 블루베리 파이가 아니라 똑 쏘면서 매운맛이 대부분인 머스타드 파이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 그가 윌리를 비롯한 노숙자들을 만나고서 엄마의 말 뒤에 자신이 놓친 더 중요한 말이 있음을 깨닫는데요.

 

And you know what, Eddie? It’s always sweet if you eat it with the people you love.

 

때때로 시큼한 블루베리 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다면 항상 달콤하다는 걸 알게 된 에드는 그들을 위해 파이를 굽고, 윌리를 위해 파이 페스티벌에도 참가합니다.

 

심장이 쫄깃하게 펼쳐지는 파이 대회는 흥분과 재미를 안겨주고, 윌리를 돕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에드와 그의 친구들은 가진 것 없어도 서로를 위하는 진짜 마음을 보여줘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는 Big Fat Cat입니다.

 

책이 총 7권이지만 얇고 삽화도 많이 들어가 있어요. 그리고 책의 반절은 문장 설명이어서 패스하고 본다면 읽기 부담 없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리고 뚱뚱이 고양이가 에드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가는 것도 재밌어요. 빼놓을 수 없는 명문장 또한 곳곳에 지뢰밭처럼 포진하고 있으니 심쿵 주의 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지뢰 하나 터뜨리고 오늘 글은 마무리할게요.

 

There are a lot of pies in this world. Some are sweeter than others.

Some are sour. Some are even spicy or bitter or hot. But that’s not important.

What’s important is that every pie is different. Every pie its own taste.

My pie may not be sweet-it may seem funny at first sight. But it’s all I have, and it’s all mine.

And whatever the pie... whatever the taste... if you have friends, family, and of course... a cat you love... that pie will always taste good. Even if it is... a mustard pie.

 

저는 pie가 인생으로 해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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