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교육

인문고전 독서지도사 - 고전으로 여는 세상

꿈트리숲 2020. 10. 29. 06:00

10년 전 처음 논어를 읽은 날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결혼하기 전에 자기계발서만 읽었던 저는 자기계발을 글로만 배웠는지 결혼 생활이 뜻대로 되지 않았고요. 아이 태어나고는 육아서만 팠음에도 아이 키우는 건 날마다 도전과 좌절의 연속이었죠. 뭐가 잘못되어서 육아도 결혼 생활도 이렇게 힘든 걸까? 하며 고민과 번민의 나날을 보낼 때 논어를 만났습니다.

 

교수나 읽는 줄 알았던 논어를 제가 손에 잡고 있으니 대단한 사람쯤으로 생각이 됐어요. 속에는 깡통 소리만 요란했는데도 논어라는 거죽을 잡은 게 저에겐 삶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아요.

 

논어가 너무 좋아서 논어를 사랑했지만, 공자의 지혜는 제 것이 될 수 없었습니다. 뼛속까지 이해되도록 읽었다면 그 이후의 삶이 조금 편했을지 모르겠는데, 공자는 인생의 지혜를 그리 쉽게 허락하지 않더라고요. 깊이와 폭이 없는 상태에서 고전을 읽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었습니다. 글자는 내 안으로 들어오지만, 지혜는 남아있지 않았죠.

 

읽고 필사하고, 함께 읽기도 하면서 공자를 만나려 애를 썼습니다. 그런 시간이 쌓여서 이제야 아주 조금 고전의 지혜가 무엇인지, 고전의 참맛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고 있는데요. 사실 어떻게 읽는 것이 잘 읽는 것인지는 여전히 자신이 없어 올해는 양으로 승부 보려고 한 주에 한 권씩 고전 읽기를 도전하고 있습니다. 양질 전환의 법칙을 믿으며 나에게도 고전에도 적용되는지 시험해보는 중이지요.

 

그런 와중에 꿈블리 줄리쌤께서 ‘인문 고전 독서지도사 과정’을 추천해주셨어요. 지난 7월부터 과정을 밟고 있는데요. 저 포함 다섯 분의 선배님들과 매주 찐한 고전의 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인문 고전 지도사 과정을 수료하면 아이들에게 인문 고전 독서를 지도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선생님에 대해선 별 뜻이 없는 저는 단순히 고전이 좋아서 신청했어요. 고전을 더 잘 읽고 싶어서요. 그런데 한 주 한주 수업받다 보니 선생님에 대한 매력이 새롭게 다가오더라고요. 

 

우리 선생님 소개를 잠깐 할게요. 오랫동안 논술 지도 선생님을 하셨고 또 프리랜서로 고전 수업을 오래 해오신 분이신데요. 조선미 선생님, 조선의 아름다움으로 기억될 만큼 미모도 출중한 분이지요. 언제나 밝은 웃음으로 고전의 세상을 열어주십니다.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의 저자인 켈리 최 회장님과 끈기 프로젝트 독서 편을 함께 하시는 능력자이기도 하세요. 그런 대단한 선생님과 능력 있는 동기분들과 함께한다는 자부심 가득한 인문 고전 지도사 과정입니다.

 

수업은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고전은 어떻게 읽는 것인지, 어떤 책이 고전인지 등 고전에 관한 A TO Z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되는데요. 지도사 선생님의 꿈은 더 많은 아이들이 고전을 읽고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부모님, 선생님, 어른들과도 고전을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요. 그 생각이 전남 나주에서 매주 전국의 예비 지도사 선생님을 줌으로 만나 강의하시는 열정으로 꽃 피고 있습니다.

 

저희는 초등 고전을 읽고 질문을 만들며 수업을 하고 있는데요. 초등 고전은 어린이용이라고 쉽게 생각했는데 그 깊이와 심오함에 있어 매주 감탄 감동 연발입니다. 고전이 왜 고전인지를 확실히 말해주더라고요. 이렇게 곱씹는 시간이 없었더라면 아마 고전의 참맛을 모르고 평생 살았을 것 같아요. 귀한 시간 귀한 인연으로 고전의 세상을 만난 게 행운이다 싶습니다.

 

정성을 기울이시는 선생님 덕분에 같이 수업 듣는 두 분의 선배님이 벌써 초등학생 수업을 개설하셨어요. 그리고 또 다른 두 분은 고전 수업은 아니지만, 인문 고전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는 하부르타 수업, 글쓰기 강의도 개설하셨고요. 능력이 출중하신 분들과 한배를 탄 저는 과정을 완주하는 것까지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이상은 아직은 꿈의 영역이에요.

 

인문 고전 독서지도사 과정은 용기를 줍니다. 선생님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이 있거든요.

인문 고전 독서지도사 과정은 훌륭한 커뮤니티를 만들어줍니다. 전국에서 고전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분들을 매주 만나게 되니 좋은 모임이 만들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인문 고전 독서지도사 과정은 고전의 지혜를 나눠보고 싶다는 꿈과 희망을 키워줍니다. ‘이 좋은 걸 나만 알 수야 있나?’ 싶어서 아이든 어른이든 함께 나누면 좋겠다는 열망이 생깁니다.

 

인문 고전 읽기에 관심 있으신 분, 고전 독서 지도에 꿈이 있으신 분, 내 아이와 고전을 읽고 나눠보고 싶으신 분이 계신다면 고전 독서지도사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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