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언어의 온도

꿈트리숲 2018. 6. 29. 11:26

之之之中知 行行行中成

언어의 온도/이기주/말글터

 

저는 책을 읽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말을 신경써서 하고, 예쁜 말 긍정적인 말을 쓰려고 애를 씁니다. 실제로 노력을 하니 원래 그런 사람처럼 되더라구요. 예전에 청춘때는 욕을 쓰지는 않았지만 감정에 솔직한 말들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듣는 상대방은 생각하지 않고 저의 감정만 소중하게 생각했던 시기였죠. 할 말은 냉정하게 해야 상대도 어설픈 기대를 하지 않을 것이고 저의 기분도 솔직하게 전달한다는 취지에서 그랬어요. 돌이켜보면 그땐 참 어리석고, 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ㅠㅠ

 

나의 기분을 전달할 때 얼마든지 좋은 언어로 전달할 수 있고, 상대의 행동을 바꾸고자 한다면 제가 먼저 행동을 보여 본받게 했으면 됐을텐데. . . 그래서 공부가 필요했네요. 바른 말 잘 하는 분들은 보통 '나는 항상 옳다. 내 말이 정의다. 그러니 나를 따르라.' 이런 생각을 갖고 계시죠.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나는 올바른데 세상이, 사람들이 못 알아봐준다고요. 그때 [언어의 온도] 나 [말의 품격] 같은 책을 만났더라면 좀 나아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p 8 언어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습니다.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가 저마다 다릅니다.

온기 있는 언어는 슬픔을 감싸 안아줍니다. 세상살이에 지칠 때 어떤 이는 친구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고민을 털어내고, 어떤 이는 책을 읽으며 작가가 건네는 문장에서 위안을 얻습니다.

 

제가 구사한 언어는 주로 차가운 언어, 냉정한 언어였어요. 그러다 화가나면 뜨거운 언어를 내뱉구요. 감정이 널뛰기를 했었어요. 차가운 언어든, 뜨거운 언어든 내뱉는 사람은 시원할지 모르지만 상대에게는 마음의 큰 상처를 준다고 하죠. 그런데 상대가 상처받는 만큼 말하는 본인도 큰 상처를 받아요.

 

명심보감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다른 사람을 가늠해 보고 싶거든 먼저 자신을 가늠해 보라.

다른 사람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자신을 해친다.

피를 머금어 다른 사람에게 뿜으면

자신의 입이 먼저 더러워지는 법이다.

 

상대를 더럽히기 위해 피를 뿜지만 제일 먼저 더러워지는 것은 피를 머금은 본인인거에요. 반대로 상대를 칭찬하기 위해 좋은 말을 하면 제일 먼저 행복해지는 건 말하는 자신인거죠. 전 이 말을 항상 기억하려고 합니다. 남편과의 대화에서도, 아이와의 대화에서도,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예쁜 말 선수치기. 이런건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우리가 구사해야 할 언어는 어떤 건지 대충 짐작이 되시죠?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사람 체온과 비슷한 온기있는 말입니다. 더운 여름엔 열받은 몸을 식혀 줄 시원한 말, 추운 겨울엔 뜨끈한 아랫목 같은 냉기를 녹이는 말에 우리 몸이 반응하고 편안함을 느끼니까요. 겉은 시원하고 따뜻하지만 실은 우리 몸과 마음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36.5도의 온기가 아닐까 합니다.

 

언어는 오랜 세월 굳어진 습관 같은 거에요. 그래서 어느 날 갑자기 예쁜 말, 긍정적인 말 써야지 한다고 써지는게 아니더라구요. 하지만 안되는 것은 없어요. 단박에 좋아지진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우리는 나아갑니다.

 

之中知 行行行中成 - 가고 가고 또 가다 보면 알게 되고 하고 하고 또 하다 보면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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