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일상

샤갈 러브 앤 라이프전

꿈트리숲 2018. 8. 2. 10:29

그림을 몰라도 일단 가고 보자

어제는 딸과 함께 서울 나들이를 했어요. 111년 만에 최고 기온을 찍었던 어제, 말이죠.ㅎㅎ 시원한 버스를 타고 가긴 했지만 걸어 다닐때는 이러다 사람잡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나 최고의 더위에도 서울엔 다니는 사람이 많아요.>.<

두 모녀의 서울 나들이 목적은 전시회 공략입니다. <샤갈전>과 <두들월드전> 두 전시회를 보고 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어요. 한가람 미술관과 아라아트센터 두 곳을 방문할 마음이었으나 전시회 하나 보고 났더니 시간도 많이 흐르고 이미 몸은 더없이 늘어져서 샤갈전만 찍었습니다.

저희는 한가람 미술관 갈 때 항상 들르는 곳이 있어요. 예술의 전당 근처 앵콜 칼국수입니다. 거기서 국수 한그릇 먹고 관람 시작하는거죠. 어떻게 우연히 샛길 골목에서 음식점을 찾다가 알게 된 곳인데, 방송에도 많이 나왔나 보더라구요. 점심에는 항상 자리가 붐벼 이른 점심 시간때를 공략해서 여유롭게 먹고 나옵니다.

먹는데 온 집중을 하느라 사진이 없어, 인터넷 검색 사진 가져왔어요.^^

한가람 미술관 3층에 샤갈전 매표소가 있어요. 1층과 2층의 다른 전시회 매표소에는 비교적 많이 한산했는데, 역시 샤갈은 유명해서 그런지 싱가포르 유니버셜 스튜디오 줄을 생각나게 하네요.ㅠㅠ 그래도 쭉쭉 잘 줄어듭니다. 전시회장 안으로 들어가면 사진 촬영이 안되어서 밖에서 집중 인증샷 찍구요.ㅎㅎ

제가 본 그림들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이번 전시회는 샤갈의 뮤즈이자 아내인 벨라에 대한 그림과 스토리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샤갈의 정체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유대인과 고향 비테프스크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졌어요. 전 벨라에 대해서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샤갈의 작품들을 보면서 많은 그림에 등장하는 여인이 아내인가보다 예측은 했지만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었거든요. 이번에 그녀에 대한 소개를 찬찬히 보면서 샤갈에 대해서 또 그의 작품과 두 부부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샤갈은 흔히 색채의 마술사라고 얘기되어서 저는 회화 그림만 있겠지 했는데, 판화 작품도 많았구요. 그리고 전시회 마지막 공간에 12지파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이 실물과 흡사하게 전시 되어 있어서, 신선한 감흥이 있었어요. 이 작품은 두고두고 기억 날 것 같아요.

저는 전시회를 자주 가볼려고 하는 편인데, 예술에 조예가 깊다거나 그림을 잘 그려서가 아니라 왠지 전시회장에 있는 제 모습이 그냥 좋아보이고, 제가 저 자신을 굉장히 아껴주고 있다 그런 느낌이 들거든요. 중학교때 미술 선생님이 그림 도록들을 보여 주시면서 화가들의 생애와 그림의 에피소드를 설명해줬어요. 그때 '나는 커서 저런 그림들을 실제로 봐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 첫 번째가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베르사이유 궁, 오르쉐 미술관이었어요. 그때 그 심장 떨림은 이루 말할 수가 없네요. 너무너무 좋아서요.^^ 꾸준히 국내에서도 좋은 전시회는 자주 찾아 볼려고 합니다. 울산에 살때 어린 딸을 들쳐업고 서울까지 가서 르느와르전을 봤던 기억은 엄마가 딸에게 해준 '업적'으로 길이길이 구전되어요.~~ 사실은 엄마의 이기심을 채우는거였지만요.ㅋㅋ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1층에 <니키 드 생팔전>, 2층에서는 <신카이 마코토전>이 열리고 있더라구요. 체력만 받쳐준다면 다 보고 싶었지만, 전시회는 서서 둘러보는 거라 저질 체력의 선두 주자인 저는 두개 이상을 소화하기 힘드네요.-.-;;

날이 선선해지면 또 한번 가봐야겠어요.~~

전시회를 보고 나서는 꼭 들르는 곳이 또 있어요. 예술의 전당 1층에 있는 테라로사 카페에요. 방학 시즌이라 그런지, 더워서 그런지 카페 대박났어요. 앉을 자리도 없어 각개전투로 찾는데, 드디어 저희의 고정석이 비었습니다. 창가 맨 구석자리^^ 시원한거, 맛난거 먹고 딸과 엄마는 수다 삼매경에 빠져서 언제 집으로 갈지. . . 뜨거운 태양은 언제 산 넘어로 갈지. . .

 

참참참!!  다음 전시에 대한 꿀팁 한가지 드립니다.^^ 12월 7일부터 열리는 에바 알머슨전인데요. 혹시 한가람 미술관(3층) 가시면 요 포스터 앞에서 인증샷찍고 전시회때 보여주면 1인당 3,000원 할인된답니다. 기획사 전화해서 확인까지 해보는 치밀함.ㅎㅎ 돈 벌었다며 헤벌쭉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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