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논어

논어 - 4

꿈트리숲 2018. 8. 27. 08:20

월요일은 논어

화(火)를 잘내면 화(火)가 화(花)가 됩니다.

한 주 잘 보내셨나요? 지난주는 저에게 참 바쁜 날들이었어요. 거기다 태풍까지 북상해서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네요. 지난주 논어 5편에 이어 오늘은 논어 6편 옹야(雍也)입니다. 옹야편에서는 사과십철이 등장합니다. 사과십철(四科十哲)은 공자의 제자 가운데 4가지 분야 - 덕행, 언어, 정사, 문학에 뛰어난 제자 열명을 일컬어요.

덕행으로 뛰어난 제자 - 중궁, 안연, 민자건, 염백우

언어 - 자공, 재아

정치 - 염유, 자로

문학 - 자유, 자하

덕행으로 뛰어난 제자 중궁의 이름이 '옹'입니다. 공자와 옹의 질의 응답으로 옹야편이 시작됩니다. 자신은 공경하게 처신하면서 남에게는 간솔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백성들을 살핀다면 어떠냐고 물어보는 제자와 네 말이 옳다고 답하는 스승의 모습이 어떨지 잘 그려지지 않네요. 선생님과 얘기다운 얘기를 해본적이 없어서요. 자신에게 공경하게 한다는 것은 엄격하게 하는 것이고, 남에게 간솔하게 행동하는 것은 관대하고 솔직하게 대한다는 뜻입니다. 한마디로 자신에겐 법치로 타인에게는 덕치로 하겠다는 뜻이죠. 보통은 그 반대로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중궁이 덕행에 뛰어난 제자로 손꼽히나 봅니다.

6편 10장에는 한계를 긋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제자를 꾸짓는 스승의 모습이 보여요. 현실적이고 실제 업무에 능한 염구에 대해 공자가 따끔하게 한마디 하십니다. 나아가지 않는 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뒤로 처지는 것이라는 내용이 함축되어 있는 금여획( 今女劃). 촌철살인이죠.^^ 그리고 공자의 눈에는 제자의 능력이 보였으니 그런 말씀을 하셨을거라 생각되네요.

6편 18장에 앎의 단계가 나오는데요.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한다. 이말 많이 들어보셨죠. 그래서 즐기는 사람이 되어야해 하면서 정작 즐기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괴로워 해본 적 없으신가요? 저는 그런 적이 많았어요.ㅎㅎ 공자는 앎과 좋아함, 즐김을 서열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거라고 하셨다는 군요. 배우는 것에서 앎이 생기고 더 치열하게 배우니 많이 알게 되어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기 때문에 더 즐길 수 있게 된다는 뜻이랍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는 얘기. . . 저도 좋아하는 것 해야된다는 강박증에 스트레스 좀 받을 때가 있었는데요. 한번쯤 해보고 싶다 생각이 드는 건 무조건 들이대 봤어요. 그러다 자연스레 얻어걸리는 것이 있더라구요. 그런 것은 좀더 길게 배우고, 배운것 중에 마음이 끌리지 않는 것은 그만두게 되더라구요. 처음엔 모래 해변에서 바늘 찾는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지금은 자갈 밭에서 나무 젓가락 찾는 단계로 좀 진화했습니다.ㅎㅎ  아는 것에서 조금씩 좋아하는 과정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6편에서 제가 뽑은 한구절은 2장에 나오는 불천노 불이과(不遷怒 不貳過)입니다.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고, 잘못은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는다' 라는 뜻이에요. 저는 지금도 완벽하게 불천노 불이과를 하는 건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서 많이 나아졌어요. 화는 나쁜 감정이 아닌데 화를 내는 방식에 있어서 나쁜 쪽으로 흘러 화 자체를 나쁘게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로 나보다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화를 내죠. 그게 바로 천노입니다. 화를 남에게 옮기는 거에요. 그것도 꼭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요. 자기보다 못하다는 기준도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이구요. 저에게 있어서는 천노가 제가 저지른 잘못들 중에 하나 입니다. 그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 많이 반성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공자가 호학(好學)에 대한 답으로 '불천노 불이과'를 말씀 하셨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배움과는 많이 다르군요. 배움을 잘한다는 것은 학교 성적 1등급 받는 것이 아니고 남에게 화를 옮기지 않고 잘못은 반복하지 않는 것. 바로 그것이 진정한 배움이자 공부의 완성인 듯 싶습니다. 불천노 불이과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닌 몸으로 단련하는 것이거든요. 우리의 생활에서 스며 나오게 오늘 불천노 불이과 실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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