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논어

논어 - 1

꿈트리숲 2018. 8. 6. 16:50

있어빌리티에 도전하는 꿈트리숲

제가 얼마전부터 지인들과 함께 논어를 공부하고 있어요. 예전부터 고전 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뜻이 비슷한 도반을 만나지 못해 혼자서 하는 것에 그쳤어요. 혼자서 하는 것은 진도는 쭉쭉 나가지만 깊이와 지속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더라구요. '빨리 가려거든 혼자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 는 말이 있죠. 요즘 그 말을 리얼하게 체험하고 있습니다.

매주 한 번씩 만나서 논어와 각자 읽은 자유 도서를 함께 나누다 보면 세 시간이 훌쩍 흘러요. 논어에서 뽑은 같은 구절을 가지고도 서로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놀라우면서도 저 개인적으로는 여러 사람의 다양한 시각을 공유할 수 있어서 정말 보석같은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것은 나눠야 배가 되고 그 가치가 더 빛난다고 저는 믿거든요. 그래서 부족하지만 제가 공부한 것 정리해 볼려고 합니다. 꿈트리 꿈틀꿈틀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많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요. 논어 입문자에겐 호기심 불러일으키기, 또 논어 고수에게서는 미진한 부분 도움 받을 요량으로 시작해봅니다. 한편으로는 제 생각을 벼리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면서요.^^ 오늘은 논어 1편과 2편 정리해 봤어요. 1편과 2편에는 익히 여러번 들어봤을 문구들이 곳곳에 있어요. 저의 경우엔 중,고등학교 한문 시간에 무작정 외운 문구들의 출처가 논어인 것을 알게되면서 뒤늦게 '아~~!! 이런 깊은 뜻이. . .' 하는 돌트이는 소리를 많이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ㅋㅋ

논어 제 1편은 학이(學而), 그 유명한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가 나오는 부분이죠. 뿐만아니라 유붕자원방래, 교언영색, 오일삼성오신 등 익숙한 말들이 '나 이런 뜻이었어' 하고 말을 걸어옵니다. 또 공자께서 강조하는 인(仁)에 대해서도 뜬구름 같지만 잡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학이편에서 여러 좋은 말들을 다 제치고 제가 꼽은 한 구절은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에요.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않는다.' 뜻인데, 어른이 되고서는 저의 허물을 알려주는 사람이 드물어요. 그나마 가족이 유일하게 저의 단점이나 잘못을 지적해주곤 하죠. 그럴땐 대개 기분이 썩 좋지 않더라구요. 제가 속이 좁아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면도 있고, 또 가족이 지적하면 왠지 전문가 아닌데 하면서 흘려들어요. 그러니 허물을 고칠 수가 없어요. 제가 논어에서 말하는 군자의 발치라도 따라갈려면 그들은 어떤 삶의 자세를 취하는가를 보고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의 허물을 깨달으면 꺼리지 말고 고치자 마음먹었어요. 저의 최대 단점은 작심삼일입니다. 작심삼일, 생각만해도 부끄럽네요.-.-;; 시도하는 건 많은데, 그에 비해 성과가 없어요. 다 작심삼일로 끝나서 그렇죠. 그나마 계속 하고 있는 것이 독서,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이불개기(1년정도 지속), 블로그 글쓰기(5개월째) 등 입니다. 조만간 또 새로 시작할 것이 있는데요. 부디 그것도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게 '과즉물탄개(則勿憚改)' 밑줄 쫙 긋습니다.

다음은 논어 2편 위정(爲政)입니다. 위정편은 정치와 제사, 효와 학문 방법 등 다양한 주제가 펼쳐집니다. (참고 : 논어의 각 편의 제목은 각 편의 첫번째 장의 두글자에서 따온 것입니다) 정치를 하되 덕으로써 한다는 위정이덕,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고, 서른 살에는 우뚝 섰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됨이 없고. . .등 2편에도 유명한 문구들이 즐비합니다. 일상적으로 대화하면서 고전의 문구들을 인용할 때가 있는데, 그 내면의 깊은 뜻과 그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은 전혀 살피지 않고 헛똑똑이 처럼 굴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부동산만 버블이 낀 것이 아니라 제 지식에도 거품이 잔득 낀 것이 느껴져요.ㅠㅠ 진정한 배움은 저의 민낯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아도 그것이 괴로움이 아니라 더 배울 것이 많다는 기쁨으로 다가와서 즐겁고 행복한 순간입니다.

2편에서 제가 꼽은 한구절은 종심소욕(從心所欲)입니다. 원문은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 : 일흔 살에는 마음이 원하는 바를 따라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었다.' 저는 이 부분을 마음이 원하는 바를 따라 사는 것이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 즉 본성대로 살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겐 이득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로 바꿔봤어요. 종심소욕 여리타( 從心所欲 與利他) 역시 밑줄 쫙 긋고 마음에 새깁니다.

오늘 5편까지 정리를 하려고 했는데, 내용이 길어져서 여기서 줄이고 다음 내용들은 조만간 또 정리를 해볼께요. 논어가 멀게만 느껴진 건 저의 선입견 탓입니다. 지금 우리가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듯이 2500년전 자기계발서가 논어라 생각하면 좀더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천리 길도 한걸음 부터. . . 제가 오늘 정리한 논어 한 조각을 맛보고 괜찮다 싶으시면 본격 논어 읽기에 도전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추천 도서는 일전에 제가 포스팅 했던 도올 만화 논어도 좋구요.

2018/07/02 - [Book Tree/북스타트] - 도올 만화 논어

한글 해설서는 홍익출판사 논어가 대표적이고, 김원중의 논어도 있어요. 아니면 오디오클립 앱에서 논어를 찾으셔서 오며가며 들어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빌리티에 이은 또 다른 능력, 있어빌리티도 장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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