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인문학

페터 비에리의 교양수업

꿈트리숲 2018. 9. 6. 07:19

교양의 완성

교양수업/페터비에리/은행나무

교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교양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교양이 뭔지 고민해본 적도 없고 교양인에 대해 나름의 정의를 내려 본 적도 없어요. 그저 학교에서 어렴풋하게 그려준 이미지만을 좇으며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을 따라했어요. 대학 시절에는 책을 손으로 들고 다녀야먄 교양있어 보이는 줄 알고 힘들어도 굳이 팔에 끼고 다녔구요. 음악회 가서는 제때 박수 치려 음악에 집중 못하기도 하고, 또 명품을 걸쳐야 교양인 처럼 보이는 줄 착각하기도 했어요. 보이는 이미지만을 교양이라 여겼던 것 같아요. 유행을 따라 가기도 하고 혹은 유행이 아니더라도 고상해 보이는 모습을 찾으려 했던 것을 보면 교양이 내면에서 나온다는 생각은 못했던 것이죠.

교양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 지식, 사회 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 이라고 합니다. 페터비에리의 교양수업을 보고선 한번도 그 누구도 가르쳐 준 적 없는 교양에 대한 정의를 알게 되었어요.

p 9 교양은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교육은 타인이 나에게 해줄 수 있지만 교양은 오직 혼자 힘으로 쌓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략) 교육을 받을 때 우리는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집니다. 그에 반해 교양을 갖추려고 할 때는 무언가가 되려는 목적, 즉 이 세상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의식을 품고 노력하게 됩니다.

교양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거래요. 어떻게 스스로 만들어 나갈까요? 작가는 호기심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외부로 뻗어나간 호기심은 방대한 대자연에 대한 탐구로, 내부로 돌린 호기심은 인간의 몸이 품고 있는 환상적인 복합성으로 파고들어 갈 수도 있다고 하는군요. 그러고보면 호기심에서 시작된 관심이 인류의 역사, 문학, 과학, 우주, 건축, 예술 등으로 확장되고 다양한 분야에서 그 호기심이 꽃을 피우는 것, 그것이 바로 교양인 듯 싶어요.

교양이 호기심을 가지고 무언가 알아내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지, 어째서 그런지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교양은 내것이 되지 않아요. 반드시 자신만의 생각을 통해 나온 지식이어야 교양으로 불릴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의 체를 거르지 않은 것은 그저 타인의 교양을 읊조리는 것에 불과해요. 그러므로 교양은 호기심에서 시작되고 생각으로 완성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p 14 "아는 것이 힘이다." 교양의 개념을 대표하고 있는 이 말에는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남을 지배하라는 뜻은 없습니다. 지식의 힘은 다른 데에 있습니다. 지식은 희생자가 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중략) 다른 사람들이 그를 이익 추구의 도구로 이용 하려고 할 때 자신을 지킬 수 있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 때문에 우리는 많이 알려고 무던히 애를 쓰면서 살았어요. 그런데 그 힘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는 배운 적이 없어 지식을 남 위에 군림하는데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식으로 채운 힘은 나 자신을 지키는 데도 쓰지만 타인과 나눠야 한다는 것을 이제라도 꼭 알려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많이 아는 사람이 최고였지만 이제는 많이 아는 사람은 컴퓨터에 밀리는 시대에요. 내가 가진 힘을 나눠 주는 사람, 지식을 공유하고 또 공유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교양인이 되여야겠죠. "아는 것이 힘이다" 뒤에 "공부해서 남을 주자" 요런 문구를 추가하면 어떨까요.^^

p 25 교양인이란 사람은 살아가는 방법에 실로 여러 가지 가능한 길이 있다는 것에 대한 깊고도 폭넓은 이해를 가지는 사람입니다.

나의 라이프 스타일도 존중 받고, 너의 삶의 철학도 존중 받는 것.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열린 눈으로 바라보고 귀 기울이는 것이 교양인의 자세이구나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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