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인문학

여덟 단어

꿈트리숲 2018. 10. 19. 07:06

나를 일으켜 세우는 삶의 지침서

여덟 단어/박웅현/북하우스

 

좋은 음악은 세월이 흘러 들어도 유치하다거나 시대에 맞지 않다거나 하는 느낌이 전혀 없어요. 저에겐 좋은 음악과 같은 책이 있어요. 바로 박웅현 작가의 여덟 단어입니다. 이 책을 만난지는 5년이 쬐끔 지났는데, 여전히 살아 움직여서 저를 독려합니다. 여러번 봐도 책 표지는 바랠지언정 안에 내용들은 모두 주옥같이 반짝반짝 빛나요.

마음이 흔들릴 때, 머리가 번잡할 때, 새로운 뭔가를 시작할 때 한번씩 다시 보면 혼란이 가라앉고, 정리가 되고 본질을 보는 눈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좋은 책은 곁에 두고 때때로 봐야 한다고 여러 책에서 말하는가봐요. 여덟 단어도 논어와 마찬가지로 저의 스테디 셀러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2012년 저자가 20, 30대 들과 만나 살아가면서 꼭 생각해봐야 하는 여덟 가지 키워드에 대해 이야기 나눈 것을 묶어낸 것이 이 책인데요. <책은 도끼다> 이후에 인문학 강의를 주로 하다가 삶에 대한 태도, 방향에 대한 생각의 필요성을 느껴서 청년들과 대화 시간을 가지셨대요. 삶에 대한 태도나 방향은 20, 30대 젊은이들 뿐만아니라 40대도 50대도 꼭 필요한 대화 주제가 아닐까 싶어요.

인문학이 꼭 고전을 공부하는 것이라고만 볼 수 없는게 우리 삶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내 삶의 방향이 제대로 가지 않고서는 고전을 봐도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고, 더군다나 삶에 적용하는 것은 언감생심이죠. 고전은 그냥 옛날 책으로만 인식될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니 내 삶을 제대로 알고 삶을 대하는 태도와 방향을 공부하는 것이 저는 인문학의 시작이라 여깁니다.

메멘토 모리, 아모르 파티, 카르페 디엠

라틴어 인데요. 죽음을 기억하라, 네 운명을 사랑하라, 현재를 잡아라 라는 뜻 입니다. 여덟 단어 중 첫번째 자존 파트에서 나온 말인데, 카르페 디엠은 제가 앞 두 문장에 이어 하나 더 추가해서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메메토 모리와 아모르 파티가 자존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p 17 죽음과 삶이라는 상반된 의미의 조합이지만 결국 같은 방향을 바라봅니다. 내가 언젠가 죽을 것이니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라는 것이고, 그러니 지금 네가 처한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것이죠.

자존을 찾기 위해서 혹은 자존을 지키기 위해서 나와 너는 다름을 인정하고 내 안에 것을 바라보고 나가야 된다는 작가의 말이 문신을 새긴 것 마냥 제 마음에 남아있어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은 다른 이와 비슷할지언정 세상 누구와도 똑같지는 않아요. 비교할 수 없는 저만의 독특한 삶인거죠. 그래서 이 하나뿐인 삶을 누리고 오늘을 의미있게 이 순간에 충실하는 것이 잘 사는 삶이자 저의 자존을 지키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남과 다르다고 불안해 하거나 눈치보지 말고,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면 당신 안의 생각이 궁금하다는 태도를 취해야 우리 안에서 자존이 싹틉니다. 스팅의 노래 중에 제가 좋아하는 가사가 있는데요. "Be yourself, No matter what they say!" 누가 뭐라고 하든 너 자신이 되라. 자존에 꼭 맞는 말 같아요.

자존을 키우는 곳은 오늘이 그 장소가 되어야 하고 현재가 그 때가 되어야 합니다. 나에게 집중한다는 것은 나는 과거를 살지 않고 미래도 살지 않고 바로 오늘을 살기에 현재에 몰입해야 된다는 뜻입니다. 저자의 말 중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인 '삶은 순간의 합'이 바로 오늘을 살게 해주는 말 같아요. 삶은 누군가와 치열하게 경주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이 매 순간이 모여서 합을 이루는 것입니다.

p 148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행복은 삶이 끝나갈 때쯤에나 찾게 될 겁니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삶은 의미 없는 순간들의 합이 될 테니까요.

오늘을 잘 사는 것, 순간을 의미있게 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자존을 키우고 나의 인생도 온전히 지키는 것이라 믿습니다.  메메토 모리, 아모르 파티, 카르페 디엠을 기억하며 이 세상 유일무이한 나에게, 살아내느라 지치고 힘든 나에게 명품백 선물 말고 내 안에 자존의 싹을 틔워 선물하는 오늘 하루가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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