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인문학

천년의 내공

꿈트리숲 2018. 6. 4. 21:34

내공쌓기 좋은 시간, 새벽

천년의 내공/조윤제/청림출판

 

"방향을 잃은 발자국이 어지러운 지금, 앞에서 등을 보여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책 날개에 이렇게 시작합니다. 앞에서 등을 보여주는 사람이 바로 인문고전이 아닌가 싶어요.

인문고전을 단박에 읽고 싶은데, 너무 방대한 양에 주눅들거나, 혹은 어려운 한자들로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싶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중국의 국학대사 故 지셴린 선생이 선정했던 고전 148구절에 있는 글들을 작가의 해석을 입혀 만든 책이 천년의 내공입니다.  책 제목에도 있듯이 지금이 내공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해요. 그 내공은 오랜 시간 무언가를 갈고닦은 이에게 주어지는 임명장같은 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내공을 가진 사람은 어른이 되겠죠. 내공이 필요한 시간, 어른이 되어야 하는 시간은 언제일까요? 바로 새벽입니다. 그럼 왜 새벽을 어른의 시간이라고 할까요?

저자의 말씀은 "새벽이란 어제와 결별하고 새로운 하루를 가늠하는 시간이다." 입니다. 저는 약 10개월째 새벽 기상을 하고 있어요. 그 전에는 남편 출근과 아이 등교 시간의 제일 마지노선에 맞춰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일어났거든요. 책을 보면서 새벽시간을 활용해봐야겠다 생각하고 기상시간을 5시로 당기게 되었어요. 눈뜨자마자 이불개고 글을 씁니다. 제가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을 100번 쓰구요. 그러고는 독서를 하죠.

새벽 기상 이전과 이후의 삶이 단숨에 바뀌지는 않았지만, 10개월가량 연습하면서 이제는 4시에도 일어나기도 하고, 새벽시간을 활용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은 어마어마합니다. 무엇보다 차츰차츰 성장해가는 저를 문득문득 느낄 수 있어요. 아침은 전날 밤부터 시작한다는 말이 있어요. 오늘 아침을 책임질려면 어제 밤부터 무리하지 않고 일찍 잠드는것이 시작이겠죠. 새벽에 동이 터오는 순간 어제의 힘든 과거와는 단절이되고 새로운 무한 가능성의 하루가 선물로 열립니다. 그 선물을 열면 열수록 저는 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p 41 멀리 내다보고, 오랜 시간을 두고 실력을 쌓아온 사람은 반드시 그 능력을 떨칠 기회가 온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십 년의 법칙', '일만 시간의 법칙' 또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삶에서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묵묵히 칼을 가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꿈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 오랜 시간 담금질을 감내해야 한다. 그렇게 축적한 시간의 결을 일컬어 내공이라고 한다.

 

당장 내일도 기약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멀리 10년을 내다볼 수 있을까요. 그래서 내공이 필요한가 봅니다. 축적의 시간은 그냥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켜켜이 쌓인 만큼의 결을 만들어요. 그 결을 내공이라고 하는군요. 5년이든 10년이든 축적의 시간을 쌓는 것은 그냥 시간만 보내는 거와는 확연히 다르죠. 위에 글처럼 오랜시간 부끄럽지 않을 만큼 담금질을 감내해야 그 결이 만들어집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는 책을 20대 때부터 읽었는데, 하나도 축적이 되지 않았어요. 그냥 재미로, 혹은 겉멋들어 읽었던것 같아요. 독서가 좋다는 건 알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제대로 하는 것이고, 어떤 책을 읽어야 저에게 남는건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았어요. 최근에야 독서는 읽기보다 책속에서 배운 내용을 삶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거든요. 20년을 허송세월 해서 아깝긴 하지만 다시 돌아가고싶진 않아요. 돌아가봤자 시간 많다고 허투루 보낼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고 제대로 시간을 쓰고 싶어요.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멀리 미래를 내다보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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