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器)

자리이타(自利利他)

그릇/사이토 히토리, 시바무라 에미코/21세기북스

무척이나 구매하기 어려웠던 그릇이 있어요. 한정판으로 몇개 밖에 안 만들었는지. . . 오프라인에서는 아예 구경조차 못하고, 온라인에서도 간간이, 아니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에요. 중고는 구매주문 넣어도 취소 당하기 일쑤구요. 저도 중고 주문 두번 취소 당하고 오프라인 여기 저기 기웃대다가 온라인에서 운좋게 구매했어요. 간절하면 통한다고 하더니, 이 그릇은 저와 인연이 통했나봐요.

매일 쓰는 밥그릇도 이리 열심히 구하지 않았는데, 이 그릇은 대체 어떤 그릇이기에 이리도 귀하신 몸일까 싶어서 받자 마자 열독했습니다. 평소 마음 그릇을 키우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속이 좁은 면도 있고 앎의 그릇도 많이 작아서요. 그래서 대기만성 이라는 사자성어를 저의 종지 만한 마음 그릇의 방패로 종종 삼고는 합니다. 큰 그릇은 늦게 된다고 핑계 아닌 핑계를 대는거죠. 이번에 구매한 그릇으로 확실히 그릇을 좀 키워보고 싶어요.

p 16 내가 생각하는 그릇이란 바로 '할 수 있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낌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그릇.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릇.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그릇.

돈을 관리하고 불릴 수 있는 그릇.

저는 그릇이 크다는 건 단순히 마음씀이 넓다고만 생각했는데, 작가는 그릇의 정의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네요. 할 수 있는 일을 늘리는 것, 그것이 그릇을 갖추는 일이기도 하고 그릇을 키우는 행동일 것도 같아요. 공저자인 에미코씨가 언급한 그릇들을 갖춘다면 자신도 행복해지고 다른 사람의 눈에도 매력적으로 보이겠죠. 무매력이 매력인 저도 저만의 특화된 매력을 갖고 싶은데. . . 그릇이 큰 사람이 된다면 해결될 고민이겠네요.

그릇을 키움에 있어 굳은 결심이 큰 역할을 하는데요.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변함에 따라 그 결심이 닳을 때도 있고 변질되기도 해요. 그렇기에 작가 히토리씨는 세월의 풍파에 변하지 않는 한결같은 마음을 강조합니다. 일본의 3대 상인중 하나인 오우미 상인의 철학, 바로 산포요시(三方よし)인데요. 파는 사람에게 이롭고, 사는 사람에게 이롭고, 그리고 세상에 이롭다는 의미에요. 히토리씨가 늘 가슴에 새기고 사업 이념으로 삼았던 말은 산포요시에 '하늘까지 기쁘게'를 추가해서 시호요시(四方よし)라고 합니다. 나도 너도 세상도 하늘도 좋고, 감동할 수 있는 일을 한다. 하늘까지 신경쓰다니 정말 큰 그릇이 아닐 수 없어요.

에미코씨는 히토리씨를 만나 인생이 변했다고 합니다. 그의 조언들을 듣고 실천하면서 많이 성공했고 에미코씨 역시 제자들을 큰 그릇으로 이끌고 있더라구요. 에미코씨가 말하는 더 빛나고 단단한 그릇을 만들기 위한 조건은 땀 흘려 일하는 즐거움, 자신감, 선의의 경쟁자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는 그중에 나눌 수 있는 지혜에 마음이 끌렸어요.

p 76 마음에도 영양이 필요하다. 마음의 영양이란 바로 배움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쁨, 알고 싶은 욕구는 마음이 성장한다는 증거다. (중략) '머리 변비'란 머리에 지식을 쌓아두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머릿속에 쌓아둔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머리 변비가 생긴다. 지식은 행동으로 옮겼을 때 비로소 지혜가 된다.

제 딸이 어릴 때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준답시고 자주 했던 말이에요. 우리 몸에 매일 밥을 주듯이 마음에도 밥을 줘야한다. 마음에 주는 밥은 책이고 독서다. 그러니 매일 밥 주는 것 잊지말자 하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실천 제대로 안하면서 입으로만 떠들었다 싶네요. 반성합니다.

제 마음은 영양 결핍이 심해 아직도 많이 고픕니다. 지식에 대한 갈증은 책을 읽을 수록 더해지는 것 같은데, 이제는 지혜도 만들어가면서 영양을 공급해줘야 겠어요. 머리 변비 걸리지 않으려면 행동으로 옮기기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말이죠. 

사이토 히토리씨가 생각하는 그릇은 나를 비우고 인간적으로 올바르게 생각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그런 방식 중 하나가 바로 말이지 싶은데요. 그가 말하는 천국의 언어가 있어요. 별로 어렵지 않은 8가지 말, 머리 변비 예방 차원에서 오늘 바로 행동으로 옮겨봅니다. 저는 잠들기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합니다. 이 세가지 말을 꼭 외치고 자는데요, 나머지 천국의 언어도 오늘 바로 실천 들어갑니다.

천국의 언어 - 사랑해요. 운이 잘 풀려요. 기뻐요. 즐거워요. 감사해요. 행복해요. 고마워요.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