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움/국내여행

호암미술관 - 단풍

꿈트리숲 2018. 11. 6. 07:30

미술관이라 쓰고 덤이라 읽는다

일요일 아침 미세 먼지 매우 나쁨이라는 빨간색 경보가 떴어요. 집에 눌러앉아야 하나 고민하다 밖으로 나갔습니다. 가서 도저히 아니면 돌아오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죠. 미세 먼지가 연막 작전을 펼쳐도 그것을 뚫어냈을 때는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경이로움이 있다는 걸 새삼 느끼는 하루였습니다.

얼마 전 남편이 호암미술관을 한번 가보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 내가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인데 어떻게 알고. . . 완전 이심전심 하면서 흐뭇해했어요. 그런데 가다 보니 아니더라구요. 제가 생각한 곳은 리움미술관이었던거죠. 이심전심이 아니라 동상이몽이에요.ㅎㅎ 그러나 동상이몽이어서 얼마나 다행이고 행운인지요. 리움을 갔더라면 짧디 짧은 가을의 결정적 순간, 농익은 단풍을 놓칠 뻔 했어요.

저의 가족 나들이는 항상 오픈 시간에 맞춰 시작되어요. 붐비는 시간에는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어져서 느긋한 나들이가 되지 않기에 그러하지요. 호암 미술관도 오픈 시간 10시 맞춰서 갔더니 주차장이 한산합니다. 마치 저희를 위해 비워둔 것 마냥. 직원들도 저희 가족을 맞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듯 친절과 미소를 마구 뿌려주시더라구요.

숲을 가지 않아도 섬을 가지 않아도 마치 그림 작품 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요. 자연은 알록달록 해도 왜 촌스럽지 않고 경탄만 하게 될까요? 사람은 원색적이면 비난 하게 되는데 자연은 원색적일수록 더 아름답다고 하는지. . . 조화로움, 그것 때문일까요?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말이 있죠. 자연의 얼굴은 어느 영화배우 못지 않게 잘 나서 예뻐서 그럴 것이다 생각해요. 어떤 색을 입어도 찰떡 같이 소화를 잘 하니까요. 

자연의 잘 생긴 얼굴, 연기하지 않아도 한편의 영화요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감상 중이신 남편님^^

명품 거리 단!풍!로!드!

쏟아지는 햇살도 온몸으로 다 받아가며 단풍 로드를 걷는 듯 나는 듯 꿈꾸는 듯 사부작사부작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요. 


단풍 텐트 안에 한번 들어가보실래요.^^

빨갛고 노랗고 어떤 장인이 만들어도 이보다 완벽할 순 없다며 감탄에 또 감탄하는 단풍 텐트에요.


미세먼지 연막 작전을 뚫고 온 우리에게 주는 보상, 파란 하늘입니다.

남편이 마치 나무를 뽑아다 물감통에 퐁당퐁당 담근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색감이 어쩜 이리 고울까요? 단풍 앞에선 아빠도 모델, 아들도 포토그래퍼가 됩니다.^^

호암 미술관 뜰은 희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요. 옛날 정원의 모습을 하고 있어요.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한 템포 쉴 수 있게 마음도 발길도 잠시 멈추게 됩니다.

요즘 개그가 영 시원찮으신가요? 부족한 개그감, 좀 채우고 가시죠.^^


인증샷을 찍으려는데 성미 급한 단풍이 커피에 떨어질새라 손으로 막고 얼른 건져낸 화보같은 그림입니다. 딸의 머리에도 사뿐히 내려 앉은 단풍, 불면 날아갈까 눈썹 조차 꼼짝 않고 합작해낸 그림 같은 2018 가을 화보에요.~~^^ 

암키와에 그득 담긴 단풍잎이 시들해질 때쯤 우리는 다시 내년 가을을 약속합니다. 어김없이 내년에도 꼭 찾아와줄거지? 단풍 너도. . .!!

미술관인데 온통 단풍 얘기뿐이었네요. 요기 아래 사진이 미술관이에요.

한국 근대 미술과 목가구들 그리고 민화와 도자기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익숙한 화가들의 다른 그림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도슨트 설명 듣고 새로이 보게 된 달항아리, 민화 호작도, 그리고 용의 그림까지. 언제나 새로운 자극은 저를 흥분하게 만듭니다. 또 아직 앎의 길은 멀구나 싶어 겸손하게 되구요. 미술관이라 쓰고 덤이라 읽게 되는 일요일 나들이 여기서 마무리 해요.~~~

호암 미술관의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하셔요~ http://hoam.samsungfounda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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