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움/국내여행

2019 강릉 여행 - 1일차(1)

꿈트리숲 2019. 5. 8. 07:11

여자넷 in 강릉

 

 

이유 없이도 만나면 친구, 이유 없으면 안 만나는 사이면 지인,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만나면 좋아하는 사람...

 

우리 넷은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만나는 사이입니다.

2월 어느날 큰시누이(남편의 누나일 경우, 남편의 동생이면 작은 시누이 - 출처 : 한국민족대백과)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조카와, 저, 그리고 딸이 초대된 단체 톡방이 만들어졌습니다.  5월 4,5,6 연휴에 여행을 같이 가자는 제안에 다들 이유불문 어디가 좋을지 정하느라 흥분 그 자체였지요. 어제 글에서도 언급을 했었지만 큰시누이와 조카는 제가 많이 좋아하는 사람들이에요. 배려의 아이콘이자,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고 또 이야기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거든요. 그때문에 이번 여행에서 제가 투머치 토커가 아니었나 모르겠어요.

 

해외로 가기는 촉박하고 제주도는 다들 몇 번 가봤고, 물망에 오른 여행지중 저는 강릉이 제일 맘에 들었어요.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한 번, 스물 다섯때 정동진 해돋이 보러 한 번 가본 것이 강릉여행 전부였거든요. 요즘 여행 프로그램에 자주 소개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테라로사 본점과 커피공장을 꼭 가보고 싶어서 강릉으로 추진했습니다.

 

그 날은 오는 것인가 하고 3개월을 기다리는데, 더디 흐르는 시간에 여자넷은 가고 싶은 곳 설문조사도 하고, 먹고 싶은 것 추천도 받고 기다림도 여행의 일부로 잘 소화하며 보냈습니다. 강릉 여행의 꿀팁을 하나 알려드리자면 KTX 이용하실 때 "넷이서 5만원(강릉선)" 상품을 선택하시면 평소 가격의 절반 정도만 내고 강릉 가실 수 있어요. 지금은 강원도 산불피해 지역 돕기의 일환으로 5월 31일까지 KTX 요금 30% 할인을 한시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넷만 모일 수 있다면 30% 할인 가격 보다도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기차를 네명이서 왕복 10만원에 예약하면서 이번 강릉 여행 출발부터 운이 좋다고 콧노래가 흥얼흥얼 합니다.

 

 

여행은 토요일부터였지만 기차 시간이 이른 새벽이라 저희 집에 전날 모이기로 했어요. 새벽에 남편이 픽업해주기로 하고요. 일찍 자야함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만난 여자넷은 수다가 끊이지를 않습니다. 큰시누이가 준비한 똑같은 잠옷 넷이서 입고 인증샷도 찍고 그동안 풀지 못했던 이야기 보따리를 거하게 풀었지요. 3~4시간 자고서 출발하는 얼굴에는 피곤함은 어디가고 없고 흥분과 기대, 즐거움으로 가득차 있어서 핀조명을 받은 듯 반짝반짝 했어요. 새벽 6시 기차에 다 같이 강릉 가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평소 광명역을 이용하다 보니 오랜만에 서울역 풍경을 봅니다. 역시나 서울은 서울이에요. 역사 안팎으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강릉에 도착을 해도 아침 8시 밖에 안된지라 강릉역은 아직 잠에서 덜 깬듯하게 조용합니다.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들도 쪽잠을 자다 일어나셨는지 조그맣게 웅성웅성 하는 소리만 있을 뿐 조용한 아침이 열리고 있더라구요. 렌트카 찾으러 역을 빠져 나오면서 함께 왔던 승객들은 모두 제 갈길을 가고 우리, 여자넷만 남았어요. 렌트카 예약 하면서 몇군데 전화 문의 했었는데, 저희 예산과 딱 맞아떨어지는 곳이 있어서 그곳으로 결정했거든요. 강릉지역 렌트카여서 예약 시스템이 전국 렌트카와는 조금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제대로 예약이 된 건지 걱정이 되었는데, 결과는 정말 성공적입니다. 저희가 예약한 차량은 아반떼였는데요. 그 차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같은 가격에 K5를 준비해주셨어요. 사장님도 어찌나 친절하고 꼼꼼하게 설명해주시는지 덕분에 강릉 여행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아침 8시, 식사부터 해야겠죠. 널찍한 렌트카를 타고 찾아간 곳은 짬순(짬뽕 순두부)으로 유명한 동화가든이에요. 허걱!!! 은행처럼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 합니다. 실제로 자기 순서에 안내 방송도 크게 나와요. '000번 손님, 안쪽으로 들어오세요' 하더라구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기에 이렇게 번호표와 안내방송까지 나올까 했는데, 아침 8시를 좀 넘긴 시간에 가게 앞 마당은 꽉 찼습니다. 저희 순서는 130번대, 대기 시간은 1시간이라고 하네요. 긴 시간 다른 거 하면서 기다리기로 결정. 짬순 근처에 순두부 아이스크림 있다고 하던데...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이스크림 가게로 Go, Go!

 

 

 

순두부 아이스크림은 두유맛이 나는 젤라또 아이스크림입니다. 건강한 맛이 나요. 달지 않으면서 남녀노소 다 즐길 수 있는 맛 같았어요. 어떻게 순두부로 아이스크림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신기하기도 하고, 순두부로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는 것도 신기해요. 좋은 아이디어 하나가 사업 성공으로 이어지는 실제 사례를 학습합니다. 아이스크림 먹으며 수다떨고 인증샷 찍고 하니 거의 짬순 먹을 시간이 된 것 같아요. 전 여행 전에 배탈이 많이 났던 관계로 짬순은 패스하고 맑은 초두부를 먹었어요. 얼큰한 걸 좋아하는 딸은 짬순 한그릇 시원하게 비웁니다. 기차 타고 오면서 배고프다고 닭다리를 뜯은 아이인데, 한창 크는 나이라 식욕이 왕성한가봐요. 대부분 사람들의 코스가 짬순을 먹고 매운맛 가시게 순두부 아이스크림 가게로 가는데, 저희는 반대로 했어요. 그래서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짬순 먹고 해변으로 가요.~~ 음악 신나게 들으며 강문해변으로 네비를 세팅하고 출발했는데, 노래 한곡이 채 끝나기도전에 도착했어요. 이럴줄 알았으면 걸어서 오는건데 했지만 그래도 즐겁습니다. 여행은 계획대로 되어도 좋고,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더 좋은 것이니까요. 강문해변의 바다는 마치 외국의 바다 같아요. 모래사장의 모래 알갱이도 기억에 남을 해변입니다. 제 기억의 해운대 해변은 원거리 풍경만 있지 모래 알갱이 까지는 기억이 안 나거든요. 강문해변은 두고두고 기억 날 것 같아요. 1일차 얘기가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더 많은 스토리, 다음 글에서 소개할게요. 커밍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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