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기적의 밥상머리 교육

꿈트리숲 2018. 11. 14. 07:24

밥상머리에서 침묵은 더이상 금이 아닙니다.

기적의 밥상머리 교육/김정진/예문

저의 딸이랑 가끔씩 주말에 신문을 가지고 이야기 나눌 때가 있어요. 평소에 대화가 많은 편이지만 일상적인 대화말고 어떤 주제를 가지고 얘기 나누고 싶어서 시작한 건데요. 하다가 말다가 그래서 좀 아쉬웠어요. 분명 하고 나면 딸도 저도 엄청 뿌듯해요. 신문의 기사 하나 가지고 여러 방면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재밌기도 하구요. 이걸 좀더 지속하고 싶다 여기던 찰나 세바시 강의를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김정진 교수의 '아이를 변화시키는 기적의 밥상머리 교육'이었어요.

그 강의를 보고서 책을 찾아봤더니 같은 제목의 책이 있더라구요. 책에서는 '부모가 직접 하는 하버드 생각 수업'이라고 되어 있는데, 김정진 교수 가정에서 실제 임상 실험? 한 내용들이 많이 나와있습니다. 저자의 초등생 자녀들의 기발한 생각에 전 많이 감탄했어요. 아이들은 어른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내더라구요. 이 책에서는 그 이유를 아이들은 경험치가 적어서 오히려 생각을 근본적으로 깊게하기 때문이래요. 어른의 시선에선 다소 엉뚱할 수 있지만 아이들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거죠. 그 행간을 읽어내는 부모가 되어야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교에 가면 말랑말랑하던 뇌가 다시 굳어지니 부모님과 생각꼬리물기를 하면서 말랑함을 유지하라는 당부를 하네요.

우리의 유구한 전통이었던 밥상머리 교육은 일제에 의해서 철저히 말살되었다고 합니다. 일제시대때 학교에서는 일본 말과 글을 쓰게 해서 우리의 전통과 정신을 없앨 수 있었는데, 각 가정까지는 통제가 어려웠나봐요. 그래서 퍼뜨린 문화가 밥상머리에서 침묵하는 것이었어요. 밥 먹으며 떠들면 안된다고 저도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랐습니다. 그냥 침묵하며 밥이나 빨리 먹어라고 채근을 받았어요.

밥상머리에서 침묵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이 아니라는 사실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밥상머리교육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저자는 그냥 하루의 일과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해도 좋다고 말합니다. 부모먼저 하루 일과를 얘기하고 힘들었던 일, 실수했던 일등을 얘기하면 자연스레 아이들도 자신들의 하루일과를 꺼낸다고 하네요.

굳었던 관계가 풀어지면 주말에 한번씩 밥상머리 교육을 하면 됩니다. 저자는 밥상머리 인문학이라고 부르는데요. 세상과 사람에 대해 배우는게 인문학이죠. 세상과 사람에 대해 아이들에게 순수한 마음을 갖고 지속적으로 알려줄 사람은 바로 부모밖에 없대요. 이것은 운명!

p 135 가끔 집에서 다 큰 아이에게 영어, 수학 등공부를 가르치는 부모들을 본다. 그러지 마시라. 반드시 스트레스 받고 싸우게 되어 있다. 부모의 역할은 공부를 가르치는 게 아니다. 사자가 새끼에게 생존하는 방법을 알려주듯이 부모는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대해서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늘 마주하고 관계하며 때로는 상처를 주고받는 인간관계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세상을 수월하게 살 수 있을 거라 믿는 테크닉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근본인 사람과 세상에 대해 아이와 나눠보면 좋겠다 싶어요.

밥상머리 인문학이 좋은 건 알겠는데 어떻게 무엇을 가지고 할지 난감합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하브루타와 신문이에요. 오랜 세월 나라없이 떠돌아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고 더 나아가 세계에서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배출한 유대인 민족의 전통이 하브루타에요. 그들은 탈무드와 성경을 가지고 하브루타 하는 습관을 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김정진 교수가 탈무드와 성경을 가지고 하브루타를 하려니 방법은 좋으나 도구가 우리 실정에 맞지 않더래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신문이라고 하는군요.

p 134 시행착오 끝에 최적의 교재로 신문을 선택했다. 매일매일 새로운 이슈와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신문이야말로 세상과 사람에 대한 통찰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최고의 교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신문 기사로 딸과 얘기 나눌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주제 정하는 고민이 필요없더라구요. 매일 새로운 주제거리가 주어지니 참 편합니다. 신문 기사를 보고 떠오르는 생각 자유롭게 말하면서 그 생각에 생각을 붙이고 하니 생각꼬리물기도 되는 것 같구요.

우리나라에도 요즘 하브루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좋은 현상이긴 한데 겉만 따라하는 것은 아닌지 조금 우려되는 부분도 있어요. 하브루타는 묻고 답하는 것이 전부이긴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부모가 아이를 존중해주는 마음, 사랑의 마음이 흐르고 있어야 합니다. 아이의 질문에 바로 답을 하지 말고 질문에 질문으로 답해서 아이가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너의 생각은 어떠냐고 물어봐 줄 수 있는 여유도 꼭 필요하겠죠.

밥상머리 교육을 해서 아이들이 자기주도학습을 하고 공부를 잘하는 것을 전 목표로 삼고 싶진 않습니다. 부모와의 충분한 대화로 세상을 탐구하고 자신을 알아가면 더할나위 없다 생각해요. 올바른 인성을 키우고 굽어진 편견을 펴고 시련을 극복하는 힘을 기르고 행복한 삶을 사는 그런 어른으로 커가기를 바랍니다. 써놓고 보니 너무 거창하네요.ㅎㅎ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저부터 달라지고 제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 아이도 따라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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