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머리 좋은 아이로 키우는 집

꿈트리숲 2018. 11. 23. 08:55

머리 좋은 아이는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집에서 나온다

 

저는 10대, 20대때 IQ를 많이 믿는 편이었어요. 머리 좋으면 좋은 사람이라 여겼고, 머리 좋으면 공부를 잘 한다 생각했죠. 그래서 서울대, 하버드대 나오면 다 인격적으로 훌륭하다 생각했었어요. 상위권 대학을 가지 못한 사람은 좋은 사람이 못된다 여기고 학력 컴플렉스에 주눅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사회의 큰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 상당수가 엘리트층 이라는 사실이 저의 철옹성 같은 믿음을 깨부셔주었어요. 또 노벨상을 세계에서 제일 많이 받는 유대인 민족이 평균 IQ에서 우리 나라보다 낮다는 사실도 지능과 공부가 깊은 관련이 없다고 알려주었어요. 더욱이 출신 학교와 인격 사이에는 아무 상관 관계가 없다는 나름의 결론도 내렸구요.

머리 좋은 아이로 키우는 집이라는 제목에 솔깃하실 부모님들이 많으실거에요. 저는 더이상 머리 좋은 아이의 신화를 믿지 않지만 독서 모임에서 선정된 도서라 봤던 책인데요. '머리 좋은'이 아니라 그냥 '좋은 아이'로 키우는 집은 어떤가에 초점을 맞추는데, 제목은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뽑은 듯한 느낌입니다.

머리 좋은 아이는 잘 갖춰진 공부 환경에서 공부했을거라 보통 생각하죠. 그런데 저자가 6년동안 200 가정을 취재하고 내린 결론은 머리 좋은 아이가 사는 집은 공부를 죽어라 하는 집이 아니라 가족 간 대화와 소통이 원활한 집이라고 합니다.

p 196 머리 좋은 아이는 그저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아니다. 호기심이 강하고 관찰력과 사고력이 풍부하며 문제가 있으면 과감히 도전하는 용기를 갖춘, 즉 감성과 창의력이 뛰어난 아이를 말한다.

요즘은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하면 바로 아이의 공부방을 꾸며주려 많은 애를 씁니다. 비싼 책상과 의자를 세트로 들이며 아이더러 공부에만 전념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주기도 하죠. 저도 아이 일곱 살 때쯤 책상과 의자를 샀던 것 같아요. 아이 공부 방을 꾸며주었다는 생각에 뿌듯했었죠. 그런데 정작 아이는 자기 방 책상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더라구요. 항상 거실로 나와서 책을 보고, 그림을 그리고 뭔가를 끄적여도 가족이 모이는 곳에서 하는 거에요. 처음엔 책상과 의자 산 것이 아깝다 생각도 했는데, 저의 무지함에 치르는 수업료라 생각하며 가방 놓는 곳으로 잘 활용했어요. 작년부터 해서 중학생이 된 요즘 조금씩 책상에 앉는 아이를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숙제하는 잠깐 동안만요.

p 118 머리좋은 아이로 키우려면 이렇게 일상 속에서 가족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중략) 아이들이 부모님을 보다 가까이 느끼는 공간, 가족들과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을 나눌 수 있는 공간, 그곳이 바로 머리 좋은 아이들이 원하는 최고의 공부방이다.

어릴 땐 옆에 계속 끼고 있다가 초등 입학하면 바로 공부방을 만들어주고 부모와 벽을 만들려고 했던 저를 떠올려보는 구절입니다. 제가 어릴 때 가져보지 못한 공부방이어서 그런지 아이에게는 꼭 필요할거라 여겼거든요. 아이는 부모를 가까이 느낄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최적의 장소인데도 말이죠.

저자가 조사한 바로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집이나 주거 방식에 몇가지 공통점이 있대요. 바로 3X이론인데요. eXplore(탐구하다), eXpress(표현하다), eXchange(공유하다)의 3X입니다.

p 70 아이가 마음껏 탐구하고, 그것을 표현하여 가족과 공유할 수 있는 환경, 그게 바로 머리 좋은 아이가 자랄 수 있는 3X의 조건인 것이다.

p 120 3X는 곧 커뮤니케이션이다. 탐구한 것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커뮤니케이션의 의미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책의 저자도 전문가들도 강조하는 것이 바로 소통입니다. 공간을 구분 짓되 단절시키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이죠. 물리적 단절도 지양해야 하지만 정신적 단절도 아이들에게는 마음의 문을 닫게하는 큰 요인이에요. 책에서 소개하는 가정들이 사용하는 정신적 단절을 막는 방법으로는 자연과 만나기, 편지로 소통하기 등이 있어요.

'지식은 책에서 지혜는 자연에서 구하라'는 유현준 교수의 말이 떠오릅니다. 자연과 자주 접하는 아이는 가족 뿐만 아니라 또래 사이에서도 공감과 소통 능력을 발휘하고 몸도 건강하게 자랍니다. 그리고 책에서 배운 지식을 자연에서 응용해보고 또 자연에서 갖게 된 궁금증을 책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되죠. 자연은 아이의 신체적 정신적 성장을 돕는 1석2조의 공간입니다.

또 아이와 소통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편지 쓰기에요. 저는 집에 있는 보드판을 이용해 말이 아닌 글로 소통하기도 하고, 소풍 도시락에 편지를 써 넣어 놓기도 합니다. 아이는 이런 식의 소통을 이벤트처럼 아주 좋아하더라구요. 말로 대화를 나눌 때 미처 하지 못했던 내면의 얘기를 꺼낼 때도 있고요. 또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을 얘기할 때도 글은 아주 좋은 역할을 합니다.

인재는 지성과 감성이 고루 발달하고 균형을 이룬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사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또 대학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그런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닐테구요. 어릴때부터 가족과 이웃들과 소통하고 자연에서 꿈꾸고 배우는 사람이 훌륭한 가치관을 가진 좋은 사람으로 자라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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