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가끔 영화

보라쇼 - 정재승 작가

꿈트리숲 2018. 12. 17. 06:16

올해의 마지막 보라쇼

약 한달전에 이지성 작가 보라쇼 참석 이후 두번째 보라쇼 입니다. 지난번은 자동차로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었는데요. 집회하는 시간과 겹쳐 제시간에 도착을 못했어요. 그때를 교훈삼아 이번엔 지하철로 여유롭게 움직였습니다. 강의 시작 전에 이벤트가 있다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더 일찍 갔었네요. 이벤트에 당첨되는 것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남의 일인 줄 알지만 그 '남'이 이번엔 혹시나 '나'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일찍 갔더랬어요. 결과는. . . 두구두구두구. 나중에 알려드릴께요.

정재승 작가의 <열두발자국> 읽고 나서 넘 재밌다고 지인들에게 소개도 하고 마인드맵도 그리고 했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작가도 꼭 만나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올해 소망들이 거의 다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정재승 작가 보라쇼 강연도 음악 콘서트 먼저 진행되고 본강의가 이어졌어요. 피아니스트 문아람님을 두번째 만나니 왠지 반갑네요. 정재승 작가의 <과학콘서트>책의 챕터 형식을 빌어 1악장, 2악장에 맞는 노래들을 선곡해서 연주했었는데, 역시나 믿고 듣는 연주입니다. 바이올린과 첼로 그리고 피아노가 함께 만들어내는 선율에 물개 박수가 절로 나와요.

특히나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깜찍한 머리띠를 하고서 캐롤 연주할 때는 다같이 어린아이가 된 듯한 기분을 선물해줘서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연주자가 연주만 잘하면 됐지 뭐하러 곁가지까지 신경써?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연주 외적인 것도 신경써서 챙기고 하니 청중의 감동이 배가 되어 결국에 그날의 연주가 200%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 싶어요. 암튼 문아람님의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으나 캐롤 이벤트는 대단히 성공적!!! 센스쟁이 문아람님 2019년도 훨훨 날기를 바랄께요.

사전 이벤트와 공연이 끝나고 드디어 오늘의 메인 강사님, 정재승 작가님이 나오셨어요. 강의 시작전 우스개 소리로 곰돌이 푸우 책도 좋지만 곰돌이 푸우(실물은 처음 뵀는데, 뭔가 곰돌이 푸우 같은 느낌이 없잖아 있어요)가 쓴 책을 보면 더 좋겠다며 셀프 디스 하셔요. 학자만의 면모뿐 아니라 개그감도 장착하셨어요. 그래서 인기가 많은가 할 정도로 강의장은 사람들도 가득 찼습니다. 연령 구분없이 10대서부터 50~60대까지 정말 다양해요. 제 옆에 앉은 분과(물론 그날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요. 다른 작가 강의 때는 이렇게 꽉 차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이지성 작가에 이어 두번째인데, 두번 다 만석이어서 보라쇼 강의는 다 그런 줄 알았죠.

이날 강의는 열두발자국 책 내용에 없던 것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야 책을 읽은 사람은 덜 지루하고 읽지 않은 사람에게는 스포일러 유출하는 일이 없게 된다고요. 정말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작가님이세요. 그래서 주제는 "사랑할 때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였는데요. 뇌과학자 답게 뇌 사진을 빵빵 띄워 주시니 모두 절로 수긍하며 고개 끄덕입니다. 실험과 관찰에 의해 증명된 사실 앞에선 과학자의 위엄보다는 피실험자가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에서 더 신빙성이 가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볼때 우리의 뇌는 여러 곳이 활성화 되더라구요. 다들 그렇지하며 여기는데 연예인의 사진을 보면 더 많은 부분이 더 붉게 활성화 되는 것을 보고 다들 빵 터졌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진 게 연예인이네요. 현실 보다는 이상에 우리의 뇌는 더 흥분하나봐요. 사랑이라는 감정과 과학적 실험과 데이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왜 이런 관찰을 하는지 그 이유를 작가님은 얘기해주셨어요.

사랑할 때 자기 객관화를 하면 좀 더 성숙한 사랑을 하게 됩니다.

성숙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 과학적 실험과 관찰이 필요했던거군요. 운명적 사랑이 불현듯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수동적 사랑보다는 자주 보는 사람의 좋은 점을 찾아서 능동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어쩌면 더 좋은 사랑이고 실패할 확률도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럴려면 자기 객관화는 필수.

다음 주제는 "우리는 언제 화를 내는가"입니다. 사자는 화내는 빈도수가 극히 적고, 반면 개는 으르렁대고 짖는 빈도수가 많아요. 그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작가님은 통제권이 있냐, 없냐의 차이라고 하셨어요. 화라는 것은 내 안에 통제권이 없음을 내밀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덧붙이셨는데요.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화를 낸다면 측은하게 생각해야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아! 상대가 지금 통제권이 없어서 그걸 에둘러 표현하고 있구나하고 알아차릴 팁을 주신거죠.

화는 주로 가까운 사람에게 많이 냅니다. 가족을 화풀이 대상으로 할 때가 많죠. 이는 가까워서 통제하고 싶은 마음이 상승했기 때문이에요. 부부끼리도 이리저리 다투고 화낼 때가 많은데요. 아마 아이를 낳고 서운해하거나 화를 낼일이 많아질거에요. 그 이유도 과학적으로 객관화가 되었어요. 옥시토신 그래프를 작가님이 보여주셨는데요. 남녀의 물리적 차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일이랍니다. 서로 객관적 사실을 알고 나면 다툴 일도 줄어 들고 상대를 좀 더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랑에 있어, 타인과 관계 맺기에 있어 나를 객관화 하는 일에 과학이 앞장서고 있어서 고맙기도 합니다.

뇌과학자가 제시하는 화를 안내는 방법은. . .?  바로 통제할 마음을 내려놓는 거래요. 가족이어도 나 아닌 사람은 전부 타인인거죠. 타인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어요. 통제할 수 없는 걸 자꾸 간섭하고 고치려들다보니 짜증과 화만 올라와요. 내가 먼저 행복해지면 주위도 밝아져요.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나를 컨트롤하고 코치해서 더 좋은 나로 만드는 수 밖에요.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도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그 방법 역시 첫 발자국은 나를 먼저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제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 지금

꿈트리 블로그가 먼저 좋은 블로그가 되어, 여기서

좋은 사람을 기다리겠습니다.

아참! 이벤트 결과 알려드려야죠. 사전 이벤트의 좋은 상품들은 다 떨어지고 강의 마지막 손목 밴드 숫자 이벤트에 당첨되어 성냥 받았어요. 남은 2018년 끝까지 활활 태우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재밌게 보낼께요.~~ 교보문고 관계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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