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타이탄의 도구들

꿈트리숲 2018. 12. 27. 06:54

안테암불로

 

며칠 전 무슨 글을 보다가 스쳐 지나간 단어가 있어요. '안테암불로'. 순간 무슨 말이지? 어디서 본 단어 같은데. . .? 하면서 그 단어가 머리속을 떠나지 않더라구요. 영어 같기도 하고 불교 용어 같기도 한 그 말을 분명 어떤 책에서 본 것 같아서 집에 있는 책들을 뒤지기 시작했죠. 찾아냈어요. 타이탄의 도구들에서요. 이럴 때 정말 희열이 느껴집니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자기계발서로 유명한 팀 페리스의 국내 출판 첫 책입니다. 팀 페리스는 타이탄의 도구들에 이어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지금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마흔이 되기 전에>등을 출판하며 국내에서도 유명 작가로 존재감을 뿜뿜합니다. 저도 그 중 두권이나 리뷰를 했었네요. 그 리뷰는 아래 참고 해주세요.

2018/04/05 - [Book Tree/북스타트] - 나는 4시간만 일한다

2018/07/27 - [Book Tree/북스타트] -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전 타이탄의 도구들을 작년에 읽고서 큰 감동을 못 느꼈어요. 그냥 그런 자기계발서 책이네, 뭐야 좋은 얘기는 나도 할 수 있겠어. 결국엔 실천해야되는 거잖아 하면서 책 꽂이에 방치해뒀네요. 그런데 안테암불로가 떠올라서 어느 구절에 나왔었나 찬찬히 넘겨보다 보니 좋은 글들이 너무 많은거에요. 내가 왜 이런 글귀들을 그냥 지나쳤을까 의문이었습니다. 같은 책이라도 읽는 시기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다는 걸 또 한번 실감하네요.

p 142 안테암불로(anteambulo), 즉 '길라잡이'의 역할이었다. 안테암불로는 후원자를 위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심부름을 하는 등 후원자의 생활 편의를 도모하는 역할을 했다.

로마 시대때 유명한 풍자시인 마르티알리스 얘기를 인용하면서 안테암불로가 언급됐어요. 로마제국에는 성공한 사업가, 정치가, 상류 계층이 예술가를 후원하는 전통이 있었대요. 후원받는 예술가들은 안테암불로 역할을 하구요. 그런데 마르티알리스는 왠지 돈 몇푼 받을려고 굽신거리는 것 같아서 로마 지배 계급을 시를 쓰면서 비판했나봐요.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마르티알리스는 풍자시인으로 유명하다는거죠.

저자는 그렇게 얘기합니다. 마르티알리스가 안테암불로의 삶을 살지 않았다면, 그토록 매혹적인 풍자와 통찰을 갖춘 시를 쓸 수 있었을까 하구요. 조벽 교수님의 <인재혁명>이라는 책에 보면 섬기는 리더십이 나오는데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남을 섬기는 리더가 필요한 시대가 될 거라고 합니다. '리더는 위에서 군림하는거지, 섬기는 건 밑에 사람이 하는 거고' 라며 여기던 저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말이었어요. 마르티알리스는 본인은 몰랐겠지만 섬기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었던 듯 합니다.

p 143 '타인의 밑'에 있는 경험은 우리에게 많은 걸 가르쳐줄 수 있다. 미켈란젤로, 다빈치, 벤저민 프랭클린 같은 위대한 인물들도 기꺼이 오랫동안 다른 사람의 밑에서 일했다. 안테암불로의 역할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오히려 이 경험은 삶의 행운이 되어주지 않을까? (중략) 그저 다른 사람들이 잘 될 수 있는 도움을 자발적으로 제공하라는 것이다.

팀 페리스가 만난 타이탄들의 공통점이 바로 자발적으로 안테암불로가 되었던 사람들이라고 하죠. 타인을 섬기는 사람이 가장 큰 것을 얻어요. 왜냐하면 남을 돕기에 그리고 남을 돕는 과정에서 자신도 성장하기에 그렇습니다.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나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궁리하면서 제가 더 큰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직장생활 할 때는 상사 밑에서 일하는 데 불평 불만이 많았어요. 상사가 잘 되기를 바라기 보다 안됐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이 그 상사에게 닿기 이전에 저를 먼저 더 쪼그라들게 하는 줄도 모르구요.

길을 만드는 사람은 그 길의 나아가는 방향을 통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 혼자만 다니는 길이 아니라 길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진하여 길을 만들다 보면 그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은 구름 걷히듯 저절로 드러나게 됩니다. 저는 안테암불로는 위대함의 다른 말이다라고 생각해요. 며칠 남지 않은 2018년, 그리고 눈부시게 빛날 2019년 안테암불로가 되어 위대함과 조우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꿈트리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들이 잘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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