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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 - 세상을 바꾸는 뉴스

꿈트리숲 2019. 1. 11. 08:06

세상을 바꾸는 뉴스

제가 좋아하는 언론인이 두 분 계신데요. 한분은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를 진행하시는 정관용 선생님, 그리고 한 분은 '김현정의 뉴스쇼'를 진행하시는 김현정 앵커입니다. 두 분다 공교롭게도 CBS 방송국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더라구요. 전 딱히 종교를 갖지 않아서 기독교 방송이 종교적 색채를 띠는지 여부는 저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좋은 방송이라면 가리지 않고 들어볼 수 있는 여유도 필요하다 여깁니다. 그러고보니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도 CBS 프로그램이네요.

제가 어릴 때는 KBS 9시 뉴스를 거의 대부분 시청했어요. 저의 부모님 따라 그렇게 된 건데요. 뉴스의 3요소인 정확, 신속, 공정 보도를 철저히 지킨다 생각하고 어릴 땐 맹신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젊은 언론인이 방송하는 MBC 뉴스로 옮겨가게 되었고, MBC 뉴스가 조금 구태로 변할 쯤에는 다시 SBS로 옮겨가곤 했어요. TV를 안보게 되면서 뉴스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너무 큰 일들이 터져서 뉴스를 다시 찾게 되었어요. 뉴스를 보지 않아도 세상은 어떻게든 돌아가긴해요. 그렇지만 소용돌이 치는 세상에서 중심을 잡고 나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은 뭐가 있는지 알아 낼려면 신속, 정확, 공정한 것을 찾게 됩니다.

참여연대에서 발행하는 월간지가 집으로 올때면 대충 넘겨보곤 하는데요. 이번에는 김현정 앵커의 인터뷰 기사가 실려서 꼼꼼히 읽어봤습니다. 덕질까지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사람의 내용이 나오면 그 책이나 글은 저에게 새로운 생명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마치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처럼요.

매일 눈뜨면 새로운 사건 사고들이 줄을 잇는데 그럴때마다 어떻게 섭외했는지 그 사안들의 당사자를 인터뷰하는 것을 듣고 진짜 섭외력 짱이다 생각했어요. 가장 근접해있는 분들을 모셔서 가장 살아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절로 느껴집니다. 뉴스의 생명인 신속 정확한 보도를 왜곡에서 지키는 노력일겁니다.

뉴스가 요리라면 김현정식 저널리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선한 재료다. 특정 사안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불러 이야기를 듣는다. 매일 아침 일터로 나가는 수만 명의 청취자가 그의 요리를 믿고 맛본다. -인터뷰 기사 중-

언론인을 기레기라 부르는 것이 일상화 될 정도로 우리는 뉴스를 불신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고 신속할지는 모르지만 정확하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뉴스를 생산하는 그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직접 쏘는 대신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닐런지요. 뉴스는 점점 더 많아지지만 사람들은 점점 뉴스와 멀어지는 현상도 그래서 생겨나는걸테구요. 정보가 부족해서 판단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가 신선하지 않기 때문에 판단을 유보합니다.

김현정의 뉴스쇼가 다루는 재료도 신선하지만 저에겐 시사 뉴스를 다루는 요리사도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거대 언론에서는 나이 지긋한 학자들이나 방송에 오래 몸담은 사람들이 요리사 역할을 했거든요. 좀더 믿음직 스러워서 그랬던걸까요. 경력이 오래된 요리사는 새로운 재료 찾기를 주저했나 봅니다. 맛집 손님들은 이제 새로운 걸 찾아 다 떠나는 추세에요.

제가 그때까지 들었던 시사 프로그램들은 많이 배운 중년의 남성 교수나 정치인들이 나와서 어려운 언어로 그들만의 얘기를 하는 느낌이었다. 평범한 일반인 입장에서 궁금한 건 저런 게 아닌데. 그래서 청취자 눈높이에서 코가 간지러우면 볼이 아니라 코를 긁어주는 식으로 하자고 결론을 냈다. 어떤 분들은 질문을 옆집 아줌마처럼 하는냐고 하시는데 저는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중-

궁금한 부분을 학자나 정치인의 눈높이가 아니라 우리의 눈높이에서 우리의 언어로 볼이 아니라 코를 긁어줘서 시원한 재채기 할 수 있게 해줍니다. 뉴스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도록, 뉴스를 믿을만하다 여기도록 하는데 크나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김현정 앵커는 이런 말을 합니다. 뉴스를 보고 관심 갖는 사람이 많아지면 뉴스가 세상을 바꿀 가능성도 높아질거라고요. 세상을 바꾸는 15분의 짧은 시간도 있지만 그보다 더 짧은 세상을 바꾸는 뉴스도 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언론을 믿고, 뉴스에 관심을 가지는 세상은 조금씩이지만 세바스로부터.

세상을 바꾸는 뉴스, 세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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