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최고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꿈트리숲 2019. 1. 18. 07:29

그렇다면 환경을 바꿔라

 

에피소드 1. 신혼 초에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었어요. 저녁을 먹으며 각자 그날의 하루 일과를 얘기하고, 서로의 꿈과 비전을 나누며 책도 읽고 앞날을 그려보고 싶었죠. 그 꿈이 환상이었다는 걸 깨닫는데는 며칠 걸리지 않았습니다. 전 대화를 하고 싶은데 남편은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는거에요. 결혼 전에 그런 게임을 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어서 의외였어요. 그래서 전 우리 대화의 장애물, 환상을 망상으로 만든 그 적을 없애버렸어요. 과감히 게임 CD를 두 동강 내서 전사처리했습니다.

그리고 대화의 시간은. . .여전히 찾아오지 않았어요. 게임을 다운받는 방법이 있더라구요. 저의 대응책은 '게임을 사랑하시는군요' 하면서 남편의 취향을 존중하는게 아니라 컴퓨터에서 그 게임을 삭제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대전이 시작되었어요. 세계 대전을 통해 알게 된 건 남편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고, 단지 대화하는 게 어색해서 게임으로 그 시간을 회피했던거에요. 다소 급진적이긴 했지만 강제적으로 환경을 만들어 대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에피소드 2. 집에 텔레비전이 있지만 아이가 영어 DVD 볼 때 거의 모니터로만 활용하고 주말에 예능 프로 한 두개 보는 걸로 활용해요. 어릴 때도 주말에 '모여라 딩동댕'의 번개맨 보는게 다였고요. 케이블 연결은 되어있던 터라 월 사용료가 아깝기도 하고 남편이 무심코 축구나 골프 중계를 보느라 아이에게 TV를 보여 주는게 내심 불만이었어요. 케이블을 중단하고 싶은 저와 그냥 놔두고 안보면 되지않냐는 남편 사이에 세계 대전이 또 발발합니다.

전 TV선을 뽑아 버렸어요. 남편이 꼭 봐야하는 스포츠 중계를 하는 때만 신발장 어딘가에서 찾아와 선을 연결하고, 중계 끝나면 선을 다시 뽑아서 신발장 어딘가에 두었어요. 불편했지만 최선이라 생각했습니다. 몇달을 그렇게 보내니까 남편이 케이블 취소하자더라구요. 8년이 지난 지금은 TV 소음없는 조용한 저녁, 대화 있는 저녁을 잘 보내고 있습니다.

여기 자기계발에 중요한 건 개인의 의지력이 아니라 환경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어요. 본인의 삶을 통해 얻은 실질적 경험과 10년의 연구 결과를 담은 <최고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되는가>의 저자 벤저민 하디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벤저민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청년이 되어 2년간 떠난 봉사활동에서 완전 다른 사람이 됩니다. 고향으로 돌아와보니 가족은 여전히 약물 중독에 빠져있고, 친구들은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어요. 자신은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는데, 남아있던 사람들은 전과 별 다름없는 상태였던거죠. 저자는 그 일로 사람의 삶을 바꾸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변화에 대한 의지나 태도가 아니라 '환경'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변화의 해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대요.

예전의 저는 삶을 바꾸는 요인은 환경이라는 그런 생각은 못하고 그냥 점진적으로 줄여가면서 계속 신경쓰는게 싫어서 단박에 없애버리는 쪽을 택했어요. 환경이 바뀌지 않았다면 계속해서 서로의 의지 탓을 하고 끝나지도 않을 원론적인 얘기로 씨름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급진적이어서 진통도 컸지만 결과적으로는 환경을 바꾸니 삶의 변화가 생기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나와 우리가 보이더라구요.

저자는 얘기합니다.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부지불식간에 자신이 전혀 원치 않았던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요. 우리는 주로 개인의 의지력, 자제력, 탁월함 그런 것에만 관심이 많아요. 그리고 사람을 바꾸는 건 그런 것들이라고 믿는 편이죠.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현재 자신을 만들었다고는 생각을 안해요. 의지력 약한 자신을 한탄하며 자괴감에 빠지고 타인의 탁월함과 비교하며 낮은 자존감을 확인 할 뿐입니다. 책에서는 그럴 필요 전혀 없다고 강조 합니다.

벼룩은 몸 길이가 밀리미터 단위로 작지만 점프는 자기 몸의 50~100배를 할 수 있다고 해요. 벼룩을 병에 담아 뚜껑을 덮어두면 점프하면서 당연히 뚜껑에 부딪히겠죠. 그런데 뚜껑을 없애도 그 병 높이 만큼만 점프를 한다고 합니다. 벼룩의 얘기는 여러 책에서 인용이 되곤 하는데요. 우리 안에 내재된 가능성을 믿고 나아가면 반드시 성장한다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책도 있고요. 이 책에서는 자기계발의 초점을 환경으로 옮기라는 뜻에서 인용했습니다. 공통된 사항은 사람은 정체되어있지 않다는 것, 나면서부터 운명은 정해지지 않다는거죠.

p 246 나는 내가 고정돼 있다고 믿지 않는다. 과거에 내가 갇혀 있었던 환경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나는 환경을 바꾸겠다고 선택했고 마침내 달라졌다. (중략) 당신의 성공이 온전히 자신만의 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한다. 당신은 변화하는 환경의 산물이다.

새해 계획을 세우고 작심삼일 하다가 덮지는 않으셨나요? 그러면서 '내가 그렇지뭐. 그냥 하던대로 하자.'며 푸념하지는 않으셨어요? 늘 가던 길을 걸으면 인생은 달라지지 않아요. 최고의 변화는 환경에서 시작됩니다. 노력만 하는 독종은 모르는 성공의 법칙을 올해는 쓰고 싶지 않으세요? 그렇다면 환경을 바꿉시다.

싸~~락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리는 저녁 시간. 거실에서 소파에서 식탁에서 최고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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