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강의

GMC -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2019

꿈트리숲 2019. 1. 29. 08:13

나만의 길은 어떻게 만들까?

GMC 둘째날입니다.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강의 시작전 여유롭게 도착했어요. 어제 먹어보지 못했던 푸드트럭의 음식들도 먹어보구요. 여기저기 둘러보며 사진도 찍습니다. 평화의 전당의 웅장한 모습도 담아보는데, 날이 차가워 손이 덜덜 떨리네요. GMC는 2014년 부터 시작해서 올해로 여섯 번째에요. 저는 유튜브로 이전의 강의들을 보고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를 알게 되었지요. 그 중 최진석 교수님의 강의를 현장에서 꼭 들어보고 싶었는데 오늘 드디어 꿈이 실현되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연사는 외교학자 문정인님입니다. 그의 질문은 '한반도 평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였어요. 저는 이 분을 신문 기사에서 몇번 뵈었는데요. 평화와 관련하여 펼치는 학자의 견해는 우리에게 준비와 연구가 필요하겠다는 느낌을 주더군요. 평화를 위한 기본 명제를 제시해주셔서 보다 쉽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평화를 원하면 평화를 준비하라. 역지사지. 실사구시. 신뢰. 경제가 평화다. 상상이 평화를 가져온다. 상식과 순리. 등이 그 기본 명제입니다. 평화는 파랑새 같은 것이 아니라고 해요. 평화는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합니다. 한반도 평화는 통일 이전에 구축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 인상깊었어요.

두 번째 연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GMC를 찾아주신 김형석 교수님이세요. 100세인생, 백세의 연세로 연단에 서셨습니다. 제가 한번도 그려본 적 없는 나이, 한 세기를 사시는 분을 실제로 보니 마음이 많이 일렁입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말씀하셔요. '50대의 자화상을 그려보자' 라고요. 인생을 백리길로 놓고 봤을 때, 고등학교 졸업하면 30리를 간 것이고요. 대학까지 마치면 40리를 간 것이라 합니다. 그 이후의 60리나 70리는 혼자의 힘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우리는 30리나 혹은 40리만 가고서 인생 끝난 것 처럼 한다고 노학자는 많이 안타까워 하셨어요. 6, 70리를 혼자서 가는 힘은 분명 젊을 때 그려본 자화상이 아닐까 싶어요. 50대 뿐만 아니라 60대, 70대의 자화상도 그려봐야 포기하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갈 것 같습니다. 김형석 교수님이 곧 공동의 미래의 한 모습일 수 있다 생각하니 경외감이 절로 드네요.

세 번째 연사는 너무나 멋진 박칼린 음악감독이 나오셨어요. '왜 쇼는 계속되는가'의 질문을 가지고서요. 뮤지컬에 직접 출연도 하시고 연출도 하셔서 그런지 무대 위의 퍼포먼스가 다른 어떤 연사들 보다 화려했어요. 무대를 충분히 활용하고 동작도 크고 표정도 리얼해서 강의 몰입이 더 잘 되었어요. 쇼는 창작자와 기술자의 협력, 협동으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약속, 즉 조명과 무대 장치와 배우들의 약속으로 움직이는 것이 쇼라고 해요. 그래서 개인의 기호와 취향이 맞지 않아도 계속 되어야 하는 것이죠. 약속은 상대에 대한, 우리에 대한 믿음을 가져다 줍니다. 약속을 지킬 것이란 믿음, 그 믿음으로 많은 사람의 협동의 결과물인 쇼는 계속된다고 하는군요.

네 번째 연사는 최윤식 미래학자입니다. '한국 미래, 어떤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가'가 그의 질문입니다. 미래학자가 예견하는 한국은 어떨까요? 단기적 수축기를 당분간 겪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 이후에 더 나은 미래는 올 것이라고 하시네요. 한국의 미래는 성공이 중요한 시기에서 행복이 중심이 되는 시기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성공은 소수만 하지만 행복은 모두 할 수 있다는 굵직한 핵심, 계속 머리에서 맴도네요. 미래는 열려있고,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이 희망으로 들렸습니다.

다섯 번째 연사는 '과학은 인간적인가'의 질문을 던져주신 김상욱 물리학자입니다. 타 방송에 출연했던 영상을 짤막하게 보여주셨는데, 우주를 쉽게 이해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실제로 텅 빈 공간이 대부분인 광활한 우주에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더군요. 우리의 미래는 과학의 미래와도 일치한다 생각하지만 과학은 인간적이지 않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니 우리 공동의 미래는 모두가 합의한 상태에서 상상을 통해 바꿔나가야 한다고 하셨어요.

여섯 번째 연사로는 송길영 빅데이터 전문가가 나오셨어요. 빅데이터 전문가여서 그런지 많은 자료를 준비해오셨어요. 모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실들이어서 반박불가 내용이었지만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니 마음이 좀 쓰리긴 했습니다. 송길영 전문가가 던지는 질문은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였어요. 행복할 수 있을까는 미래에라는 말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송길영 연사는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지금 무엇을 배우느냐에 따라 미래의 '나'는 달라진다고요. 현상을 이해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 세상을 달리볼 수 있는 통찰이 필요하다고 하신 말씀을 새겨 들어야 할 것 같아요.

일곱 번째는 진중권 교수와 정치인 이준석의 토론 배틀이라고 할까요. '우리는 왜 논쟁하는가'의 질문을 가지고 두 분이 연단에 섰습니다. 토론 배틀이라고 하지만 실제 두 분의 의견은 많은 부분 비슷했어요. 그런데 왜 언론은 그들을 진보 보수 프레임에 넣고 격렬히 논쟁을 하게 했나 모르겠네요. 유리천장, 교육, 워라밸의 주제를 놓고 두 분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셨는데, 큰 줄기에서는 별차이가 없었어요. 다만 방법과 속도 면에서 조금씩 다를 뿐이고요. 논쟁하고 토론하지만 상대를 인정하고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여덟 번째는 드디어 제가 기다리는 분의 순서입니다. 간절히 만나고 싶었던 연사가 나오시거든요. 제가 2019 GMC를 신청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최진석 교수님의 순서에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질문을 던지시고 철학자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저희에게 유감없이 풀어주셨습니다. 만들어진 것을 수용만 해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없다고 하셨어요. 발은 현실을 딛고 있지만 끊임없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그쪽으로 옮겨가려 도전하는 사람은 성장할 수 있다고요. 공동의 미래가 암울하지 않으려면 상상하는 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이 우리에게 절실하다 느껴지는 시간이었어요.

드디어 2019 GMC의 마지막 연사 차례입니다. <생각의 탄생>의 저자이신 미셸 루트번스타인 미래학자가 대미를 장식합니다. 그의 질문은 '왜, 그리고 어떻게 우리 삶의 창의력을 키워야 하는가'였어요. 삶의 성공은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활동하는 능력에 기인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창의적 놀이가 창의적인 능력을 키운다고 강조했어요. 어린 시절부터 놀이를 지속해온 사람들은 그 속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창조해낸다고 하더라구요. 놀이를 하면서 얻은 재미는 과학이 되고 예술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심오하지 않은 놀이가 어른이 되어서 하는 건전한 취미로까지 계속된다면 지속가능한 창의성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처음 참가해본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는 분명 저의 인생에서 큰 변화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이틀에 걸쳐 열아홉분의 지성인을 만나는 것이 기회면에서나 체력면에서 쉬운 일은 아님에 분명합니다. 그래도 일년에 한번 나를 위해 이런 도전을 해본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싶네요. 가보지 않은 길, 그 길이 수 많은 가능성으로 날 위해 손짓하고 있어요.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해본다는 것은 나만의 길을 만드는데 필요, 충분 조건일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GMC 2019 후기는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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