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강의

김민식 작가 보라쇼

꿈트리숲 2019. 3. 26. 06:02

기쁨 3배, 보라쇼

 

 

쇼도 보고, 좋아하는 작가의 강의도 듣는 12조의 강연쇼, 바로 보라쇼죠. 더군다나 그 강의는 공짜입니다. 주말 가족 나들이로 안성맞춤이에요. 지난 주말 저희 가족은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로 출동했습니다. 에구머니나 출발하자마자 하늘이 저희의 앞길을 심하게 가로막아요. 천둥 번개는 기본에다 눈비가 강한 바람과 함께 마구 들이 붓더라구요. 오늘 강의 이대로 포기하고 돌아서야하나 약간 마음이 흔들렸지만 가족 다함께 김민식 작가님을 만나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기에 그대로 직진했습니다. 다행히 서울 도착 즈음에 비는 그치고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 하늘이 '나 찾았어? 보고 싶었지?' 하는 것 같았어.

 

 

보라쇼가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입소문이 나서 그런지 이번에도 시작전부터 사람들이 엄청 많이 왔어요. 강의 시작 10분전은 뭐하는 시간일까요? ! 바로 이벤트 하는 시간이죠. 큰 선물 기대는 안하지만 은근 심장이 쫄깃합니다. 저희는 가족 세사람 다 팔찌 받았으니 당첨 확률이 무려 세배나 높습니다. 기대해볼만해요. 종이 비행기 멀리 날린 분의 팔찌 번호가 무엇인지 최대 관심인데, 야호~!! 1, 2등의 팔찌 번호가 0번과 3. 저희 가족 2명 당첨입니다. 머그컵과 교보문고 상품권 3,000원이에요.

 

 

김민식 작가님 보라쇼 출발이 아주 좋네요. 흐뭇한 마음으로 문아람님의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고, 첼로 선율로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를 들으니 마음이 솜사탕마냥 뽀송해지고 구름위에 누워 있는 듯 한 느낌이 들어요. 성악가의 말하는대로를 들을땐 정말 말하는대로 내 인생 잘 풀린 것만 같은 희망도 생기고요.

 

 

이번 보라쇼의 메인, 김민식 작가님이 등장하십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 소리에 작가님은 살짝 달뜨는 얼굴이긴 하셨지만 그런 상황을 유쾌하게 즐기시는 것 같았어요. 이런 강의를 들으러 오면 강연자의 강의만 듣고 가서는 안되고, 강연자의 모습에 자신의 미래 모습을 꼭 넣어보라고 작가님이 당부하셨어요. 그 말씀에 잠시 잠깐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들고 있는 저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사인도 하고 인증샷도 찍는 제 모습, 너무 나갔나 싶어 피식 웃음도 새어나오네요. 머라할 사람 아무도 없으니 혼자서 상상 영화 좀 찍었어요.

 

 

제가 이전에 김민식 작가님의 강연을 좀 많이 들었는데요. 20174월부터 네 다섯 번, 그리고 영어책 정모, 댓글부대 정모까지 합치면 꽤 되는 것 같은데, 같은 강의를 여러번 들어도 지겹지가 않네요. 그리고 매번 강의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고요. 이번에는 작가님의 삶 스토리는 짧게, 질문 시간은 길게 가져갔던 강의였어요. 강연자의 일방적 이야기 보다는 청중과의 소통에 더 중점을 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오고가는 질문과 답변 속에 웃음은 기본이고요, 박수와 감탄 부러움의 함성은 필수 옵션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강연 신청자들의 댓글도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시고 조언도 해주시고요. 즉석 질문에서는 그런 순발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바로바로 좋은 답변을 해주시더라구요. 그것이 바로 오랫동안 책을 읽고 글을 쓰신 내공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고 선수는 선수끼리 통한다고 하잖아요. 보라쇼 기획자인 이서형 과장님은 김민식 작가님을 작가이기 훨씬 이전에 직업 특강 강연자로 섭외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두분의 인연이 10년이 넘었다는군요. 무림고수를 어떻게 찾아냈는지, 그 안목이 정말 부럽습니다. 개인적 친분이라도 있으면 속성과외라도 부탁해보고 싶네요.

 

김민식 작가님이 무명의 신인 조인성씨를 논스톱에 캐스팅해서 스타가 되도록 일조한 스토리는 많이들 아실거에요. 그리하여 강연 주제도 나도 조인성이 되는 법이었습니다.

 

1. 스타로 대접하라.

2. 매일 시청자와 만나라.

3. 리액션으로 응원하라.(과한 웃음 더빙)

 

위 세 가지가 조인성씨에게 맞는 정답이었다면 우리에게 맞는 해법으로 바꿔봐야겠죠. 글을 잘 쓰고 싶은 우리에게는 아래 세 가지를 스스로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첫째, 스스로 작가라고 생각하자.

둘째, 매일 글을 써서 독자와 만나자.

셋째, 나의 매일을 내가 응원하자.

 

글쓰기의 답은 책에 있다고 말씀하시며 보통의 순서가 다독, 다상량, 다작인데 옳은 말씀은 언제나 실천이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얘기에는 격한 공감과 함께 다들 웃음 빵빵 터졌어요. 작가님은 다독부터 안될때는 거꾸로 해보기를 권하십니다. 다작부터 시작해도 문제될 건 없다고요. 일단 자기 얘기부터 쓰고 글감이 동나면 쓸게 뭐 있을까하고 다상량 들어가고요. 다상량해서 또 글감이 떨어지면 그때 다독으로 넘어가도 좋다고 하시네요. 작가님의 번뜩이는 재치에 감탄사 연발입니다.

 

모든 일을 즐길 수는 없지만 흥미를 느끼는 일에 발을 들이고 재미를 추구하다 재미를 넘어서면 의미를 더해서 즐기는 삶을 완성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이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면 나도 성장하고 좋은 세상도 더불어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긍정 바이러스, 재미 인플루엔자 잔뜩 주입하고 와서인지 월요일부터 의욕이 마구 솟구칩니다.

 

글이 좋아서 한걸음, 생각이 좋아서 한걸음,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제가 많이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작가를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듣는 건 공짜여도 돈이 들어도 늘 즐거운 일입니다. 이벤트 당첨되어 기쁨, 좋은 공연을 봐서 즐거움, 그리고 가족이 함께 강의를 들어서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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