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꿈트리숲 2019. 2. 13. 07:18

작가의 정의

 

평소 자신을 얼마나 잘 표현하며 살고 계신가요? 나를 드러낸다는 것은 사람과 세상과 적극 소통하고 싶다는 의지가 아닐까 싶어요. 어린 아이서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까지 자신을 표현해서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 싶을거라 생각해요. 나를 표현하는 방법에는 말, 글, 그림, 노래, 그리고 요즘 대세인 영상, 심지어 화장이나 옷차림, 그리고 머리스타일까지 다양하죠. 여러 방법들 중 제가 주로 이용했던 표현 방법은 그동안은 말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말로 나를 표현하는 방법은 말을 하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항상 있었어요. 표현의 갈증이 늘 있었던거죠.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는데, 그건 아마도 '말' 이라는 것이 한번 내 안에서 나가면 주워담을 수 없고, 공기중에 흩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내'가 확실하게 전달이 되었나 확신도 없고요. 무엇보다 기록이 되어 남지 않기 때문에 표현에 대한 갈망이 계속 되었던 것 같아요.

블로그를 시작하고 계속 글을 쓰면서 표현의 갈증이 거의 없어진 듯한 느낌이 듭니다. 표현의 갈증이라하면 세상에 대한 불만, 같이 사는 가족에 대한 간섭과 비난,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불만족 등이 그것인데요. 요즘 저를 보면 그런 마음이 거의 없어졌어요. 이 모든 것이 글쓰기 하나로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글쓰기가 삶을 많이 바꿔놨다고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글쓰기로 삶이 바뀌었다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바로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의 김애리 작가인데요. 작가 역시 삶을 바꾸고 싶다면 글쓰기를 하라고 강조합니다. 아니 책 제목처럼 모든 인생은 글쓰기가 꼭 필요하다고 하는군요. 그렇다고 한 두번 써서는 인생이 달라지지 않고 매일 꾸준히 써야 원하는 방향으로 인생이 바뀔 거라고 하네요.

p 8 읽기와 달리 쓰기는 온몸으로 하는 행위, 절대로 속일 수가 없는 작업이다. 정신을 딴 데 두고 읽는 것은 가능하지만 정신줄을 놓고 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직이 정직하게, 깜냥껏 폼 잡지 말고, 한 글자 한 글자 백지를 채워가는 수밖에는 다른 어떠한 방법도 없다. 그것이 글쓰기의 핵심이자 전부다. 쓰기의 제1원칙은 그러니까 '뼛속까지 정직하게'인 셈이다. 그 하나의 사실만으로도 쓰기는 그 어떤 심리치료보다 강한 안식과 치유, 변화를 선물한다.

글쓰기가 치유의 힘이 있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거에요. 저도 글을 쓰기 전에는 머리로만 아는 지식이었는데요. 그런데 매일 글을 써보니 몸으로 그 말이 깨달아지는 겁니다. 정신이 맑아지고 하루 중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니 나를 표현 못해서 오는 불안과 불만이 없어져요. 그렇게 되니까 가족에게 부리는 진상 짜증도 사라지고요.

무엇보다 별로 아프지 않습니다. 제가 몸 여기저기 많이 아팠어요. 병원 신세도 많이 지고, 이유없이 컨디션이 뚝 떨어지는 날도 더러 있고요. 그런 날은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서 멍 때리거나 난 왜이럴까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지난 1년을 돌이켜보니 그런 날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기억에 없어요.

치유의 힘을 경험하려면 작가는 꾸준히 쓸 것을 권하는데요. 꾸준히 쓰는 시간 동안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어서 그렇습니다. 사람은 혼자일 때 성장한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혼자 글 쓰는 시간은 그 성장을 철저히 가능하게 한다는거죠. 어때요? 나를 제대로 표현해보고 싶다, 혹은 나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아니면 표현이니 기록이니 모르겠고 아픔을 치유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지 않으신가요? 그러면 쓰면 됩니다. 어떻게요?

p 177 뭘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죠?"
그에 대한 내 대답은 항상 똑같다.
"그냥 쓰세요."
싱겁지만 다른 할 말이 없다. 그게 유일한 정답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고로 '그냥' 써야 한다. 무작정 써야 한다. 그게 바로 시작이다.

이 책의 작가는 좋은 글쓰기의 3요소로 뻔뻔하게, 자유롭게, 솔직하게를 꼽았어요. 제 경우에 단 한번도 글쓰기를 생각해본 적이 없음에도 쓸 수 있었던 건 진짜 위의 3요소 때문에 가능했어요. 다른 사람의 블로그 댓글을 매일 쓰면서 댓글 네 다섯 줄 쓸 수 있으면 내 글도 쓸 수 있겠다는 뻔뻔함이 생겼어요. 그리고 정말로 그냥 썼어요. 어떤 분은 제 블로그 초반의 글이 형편없다 얘기하는데, 저는 아주 만족합니다. 그 글들에 애정이 엄청 많아요. 지금 생각해도 잘 썼다 싶어요. 그 시작이 있었기에 오늘까지 올 수 있었던거죠.

초고를 쓰레기라고 표현하는 작가도 있어요. 그래도 쓰는겁니다. 뻔뻔하게. 남들의 비평과 비난은 남들의 몫이기에 오늘 저의 몫은 쓰레기라도 쓰는거죠. 어떤 형식과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고 무엇보다 솔직하게 쓰는 겁니다. 꾸며서 쓰면 아마 오래 쓰지 못할거에요. 밖에 나가 사람들을 만날때 가면을 쓰면 엄청 피곤하잖아요. 글도 마찬가지에요. 나 아닌 다른 모습을 내것이 아닌 남의 생각을 쓰다보면 피로와 자괴감이 몰려와서 꾸준하게 쓸 수 없습니다. 더불어 좋은 글과도 거리가 멀어지구요.

글을 쓰고 싶은 욕구는 식욕, 수면욕 못지 않게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욕구라고 생각해요. 아무런 준비없이 시작한 글쓰기를 꾸역꾸역 매일 써오는 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어요. 감히 작가를 꿈꾸진 않지만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를 보고서 자기 인생의 작가가 아닌 사람은 없다로 책의 부제를 달고 싶기도 합니다. 제 인생도 글쓰기가 필요하고 특별할 것 없는 삶이지만 매일 글로 풀어낼 수가 있고, 그렇기에 저는 제 인생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p 173 누군가 작가란 어떠한 상태와 상황에서도 '그저 계속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정의한 것을 봤다. 마음먹은 만큼 꾸준히 글을 쓴다면 그 사람이 바로 작가이고 글쟁이다. 생업을 포기하고 무작정 글쓰기에 뛰어든다고 작가는 아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사람'. 단순하지만 이것이 바로 내가 내리는 작가의 정의다.

오늘 그냥 흘러가는 이 순간도 작가가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글 쓰기 딱 좋은 때,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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