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제4의 식탁

꿈트리숲 2019. 2. 27. 07:32

농부에서 의사까지 모두 관심이 필요한 제4의 식탁

제가 만약 병 하나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건강도서나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관심을 뒀을까 싶어요. 어찌 보면 아파서 다행이다 생각될 정도입니다. 물론 아프지 않고 건강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똑같지는 않기에 저 같은 경우엔 넌 아파야 건강에 관심을 가지겠지?’ 해서 병치레를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요리하는 의사의 건강한 식탁이라는 부재가 마음에 와 닿아서 선택한 책인데 요리에 대한 내용보다는 환경호르몬에 주 초점을 맞춘 책이라 할 수 있어요. 유방암 진단 전문의로 몇 십 년 일을 하다 보니 요즘 유방암 환자가 많기도 하고 또 젊은 층, 심지어는 십대들도 유방암에 걸리는 걸 보고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 느꼈다고 합니다.

p 41 최근 들어 유방암 발병이 더욱 늘어났다. 이 치세라면 현재보다 2.5배 수준은 더 생길 것이라고들 얘기한다. 특히 젊은 사람들의 유방암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p 43 유방암 환자들은 왜 자기가 병에 걸렸는지 매우 궁금해한다. 아기에게 젖도 먹였고, 가족 중에 유방암 환자도 없고, 고기는 입에 대지도 않았다면서.

유방암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어느 한 가지 잘못으로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환경적인 요인은 무시할 수는 없다. 환경호르몬을 생각했을 때 섭취를 줄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또한 환경호르몬 섭취를 줄인다고 유방암이 줄어들 것이라는 확신도 없고. 

저자가 생각해낸 유레카는 섭취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으면 환경호르몬 배출에 신경 쓰면 되겠다였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환경호르몬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잘 빨리 배출되는지 본인 몸으로 임상을 하신 겁니다. 무엇으로요? 채식으로요. 환경호르몬 배출만 놓고 보면 채식이 답이라고 합니다. 채식으로 얻을 수 있는 식이섬유 때문에 그래요.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이라고 알고 있는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아주 중요한 호르몬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고 하는군요. 많이 있을 경우에만 혈관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해요. 지방을 소화시키기 위해 나온 담즙 속 콜레스테롤의 80%가 작은창자 끝에서 다시 간으로 재흡수 되는데 이때 환경호르몬이 콜레스테롤에 붙어 있다가 간으로 흡수되는 거죠. 식이섬유가 장에 들어간다면 콜레스테롤만 다시 흡수되고 환경호르몬은 식이섬유에 흡착되어 변으로 나간다고 합니다. 지구 환경을 위해서 과도한 육식을 자제하고 채식을 하자는 말도 많지만 우선은 내 몸 안에 쌓인 환경호르몬을 배출하기 위해서라도 채식,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 책의 제목 4의 식탁은 뭘까요? 환경호르몬 배출과 관련이 있기에 그렇게 제목을 지었겠죠.

p 5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차려진 밥상이 1 식탁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내 유기농을 비롯해 더 좋은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그렇게 마련된 게 2 식탁이라면, 요리사가 환경도 걱정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생각하며 차려낸 식탁이 3의 식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리사가 요리만 해서는 안 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저자는 여기에 의사의 역할을 강조한다. 식생활이 생활습관 병의 원인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단순히 영양학적 관점에서 음식을 권유하는 수준을 넘어 환경호르몬 배출에 좋은 음식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4의 식탁이라 부른다.

이는 최재천 교수가 쓰신 추천사의 일부입니다. 최재천 교수는 이 책을 보고 밑줄 칠 곳이 너무 많은 책이라고 했어요. 저자 병원 근처에 살고 싶다고까지 하시면서요. 저자는 제4의 식탁을 건강 밥상으로 차리기 위해 병원을 한옥으로 짓고 텃밭을 만들어 거기서 나온 식재료로 병원에서 요리도 한답니다. 빵도 직접 구워 무료로 나눠주고요. 아까 위에서 책 저자가 직접 채식 임상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요. 현미채식으로 25kg 감량을 했다고 하시네요. 별다른 운동 없이요.

현미채식으로 입맛 길들이기를 5년 정도 하고 났더니 채식만 고집하지 않고 먹고 싶은 것 먹으면서도 현재 그 몸 상태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하셔요. 전 살을 뺀다는 좁은 의미의 다이어트는 필요성을 못 느끼지만 건강한 식생활이라는 넓은 의미의 다이어트는 꼭 필요한 사람이에요. 제 주위에도 이 책 저자 분 같은 의사 선생님이 계셨으면 참 좋겠어요.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는 말이 없어도 저절로 믿음이 갈 것 같아요.

저자는 우리가 같이 고민해봐야 할 먹거리, 즉 농산물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를 하세요. 매끈하고 보기 좋은 농산물에는 몸에 안 좋은 걸 알면서도 약을 치고, 영양가가 떨어지는걸 감수하고서라도 기계농업을 할 수 밖에 없는 농부의 눈물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또 빵, 엄밀히 말하면 밀가루는 큰 잘못이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요. 단순히 한때 유행하는 정보에 휩쓸려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진짜인지 제대로 볼 줄 알아야겠다 싶어요. 책을 쓰신 선생님도 시간이 지나면 잘못된 정보가 될 것들에 현혹되는 우리가 안타까워 자신을 직접 임상하며 요리도 하고 빵도 굽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4의 식탁은 의사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식생활이 생활습관 병의 원인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단순히 어떤 음식이 좋다는 권유 수준을 넘어 환경호르몬 배출에 좋은 음식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이죠. 그래서 이 책은 의사들도 일독을 하면 좋겠다 싶어요.

그리고 좋은 의사를 곁에 두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건강해서 병원을 치료의 목적으로 찾지 않는 게 더 바라는바죠. 병원은 예방 목적으로 의사와 영양 상담을 하는 정도가 되는 것이 저는 좋을 것 같아요. 그러니 환경호르몬에 국한되지 않고 더 나아가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환경도 고민하는 우리가 되기 위해 평범한 우리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자가 제시한 환경호르몬 배출 꿀팁 하나 소개하고 마무리 합니다. 건강한 먹거리로 건강한 하루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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