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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꿈트리숲 2019. 3. 12. 06:52

함께 있어 웃는 시간이 훨씬 많은 사람과 보내기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이라고 하니까 왠지 이 책을 보고나면 나의 자존을 까먹지 않으면서 상대에게 경고를 확실하게 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우리 사회에 무례한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느낌입니다. 어느 때부턴가 갑질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요. 이 말이 많이 들린다는 건 그만큼 무례한 사람이 많다는 뜻이고 더 나아가서 건강한 사회가 아니라는 방증이겠지요. 예전에도 무례한 사람이 있었지만 그게 무례한 것인지도 모르고 그저 기분 나쁘다로만 여기고 대처하는 건 생각조차 못하고 넘어갔어요. 이의 제기를 하려다가도 다른 사람 다 괜찮은데 나만 너무 예민하게 구는가 싶어 입을 다물다 보니 무례한 사람은 점점 더 많아지고 그들은 더 용기를 얻습니다.

 

p 22 무례한 사람도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었던 건 아니다. 사람은 역할에 따라 적절한 옷으로 갈아입는데, 어느 순간부터 갑의 옷을 벗는 걸 잊은 것이다. 회사에서 대표인 사람이 집에서나 친구를 만날 때조차 대표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나이가 들고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면서 행동을 제지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자 자신이 옳다는 용기가 생긴 것이다. 그러면서 무례함이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 올랐고, 풍선처럼 부푼 무례함으로 높이 떠오르자 모든 사람이 그의 발아래 있게 됐다.

 

무례한 사람도 처음엔 누군가로부터 무례함을 학습 받았을거에요. 그리고 자기가 사회적 지위가 높다거나 가진 것이 많다고 느끼는 무리에서는 그 학습된 무례함으로 갑의 옷을 입게 되는 거죠. 누군가 제지하지 않으면 이 무례함은 또 다른 무례함을 낳고 갑질이 만연하는 사회가 됩니다. 제지 하는 걸 꼭 내가 해야 하나, 다른 사람이 하겠지생각하고 그냥 참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우리는 무례함을 지적해서 혹시 상대에게 미움 받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혹은 연인관계에서 상대가 나를 떠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내 안에 있는 인정욕구와 피해의식이 겹쳐 의기소침해지고 예민해진다고 작가는 말하는데요.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도 듣고 싶고 거절도 잘 하고 싶다면 그건 욕심일 뿐이라는 말도 덧붙입니다. 둘 중 하나는 어느 정도 포기하는 것이 좋다는군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진짜 좋은 사람은 될 수 없는 이치겠지요.

 

저는 대학생 때 친구와 관계를 한동안 끊었던 적이 있었어요. 매일 도서관에 아침 일찍 가서 친구 자리를 대신 잡아줬는데요. 처음에 몇 번은 선의로 맡아줬어요. 그런데 자리 맡는 일이 계속 되니까 이게 부담이 되더라구요. 책 잔뜩 들고 가서 잠시 자리 비운 것처럼 해두고 누가 앉을까봐 신경 쓰여 저의 자리에 진득하게 앉아 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런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는 오전이나 정오쯤에 나타납니다. 이래서 늦었다, 저래서 늦었다, 그 친구에게는 피치 못할 사정이지만 저에겐 핑계에 불과한 얘기를 하면서요.

 

두어 달이 흐르고 얘기를 했어요. “너 왜 이렇게 늦어? 일찍 올 수 없어?”저의 물음에 친구는 아침에 가족과 함께 밥 먹고 나와야 해서라는 이유를 댑니다. ‘어이가 없네가 이때 등장하는 말 맞죠? “나도 가족들과 아침 밥 먹고 싶다고하면서 얘기는 끝났어요. 기분은 나쁘지만 이후에도 자리는 계속 맡아줬어요. 친구의 변화를 기대하면서요. 하지만 변화 없는 친구를 보며 네 자리는 네가 맡으라 말하고 거리를 뒀습니다. 오가며 서먹한 친구를 보는 게 괴롭긴 했지만 자리 맡아주는 것 때문에 힘든 제 마음은 구할 수 있었어요.

 

마음에만 담아두고 친구에게 빨리 말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 친구 아니면 친구 없을까봐서, 절친인데 이런 말 하면 날 뭐라고 하지 않을까 두려워서 말하지 못했던거에요. 친구의 마음을 친구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친구는 나에게 단 한명의 친구만 남아있다고 해도 거리를 두는 게 맞다는 판단을 못했던 거죠. 그런데 몇 달이 흐르고 그 친구가 먼저 사과를 해왔어요.

 

사람은 친구의 말로 잘 바뀌지 않아요. 저의 경우에도 '옳은 얘기를 하는데 왜  안바뀌지?' 하면서 친구 원망을 했었는데요. 사람을 고치는 일은 부모조차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니 평강공주 마인드를 버리고 나를 먼저 챙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무리한 부탁 잘 거절하고 무례한 사람에게도 잘 대처하는 방법, 작가에게 조언을 구해봅니다.

 

p 219 첫 번째, 문제가 되는 발언임을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우리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지만, 다른 이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그렇다. 누군가 선을 넘었을 때 경고하는 것은 언어 폭력에 대처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다.

두 번째는 되물어서 상황을 객관화하는 것이다. 상황을 이해 못 한 것처럼 천진난만하게 되물으면 더욱 좋다.

세 번째는 상대가 사용한 부적절한 단어를 그대로 사용해 들려주는 것이다.

네 번째는 무성의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유머러스하게 대답하는 것이다. 시대착오적인 말을 들을 때 특히 유효한데, 누군가 가부장적인 편견이 가득한 말을 할 때 우와, 조선 시대에서 오셨나 봐요. 상평통보 보여주세요!” 하고 받아치는 식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거 저의 일이 큰일도 아닌 것 같은데 괜히 예민하게 굴었나 싶기도 해요. 그런데 그때 아무 말 않고 계속 참았다면 전 다른 상황에서도 다른 누군가에게도 무리한 부탁을 그냥 들어 주었을 거에요. 나보다 타인의 생각과 시간이 더 소중하다 생각하면서요. 작가가 말한 방법 중에 다섯 번째를 제일 해보고 싶은데, 이건 하루아침에 되지 않고 연습이 좀 필요하다고 하네요. 일상에서 무례한 사람을 만나면 나의 자존감을 훔치는 도둑으로 생각하시고 거리를 두는 게 상책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문구는 잠시 넣어 두시고 위의 방법들을 동원해서 경고를 하는 거죠. 당신 지금 선 넘었어요.

 

p 90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게 해주시고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이런 지혜 저도 갈급합니다. 함께 있어서 우울한 시간보다 웃는 시간이 훨씬 많은 사람과 보내기에도 인생은 짧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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