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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

꿈트리숲 2019. 3. 18. 07:00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수도 있습니다

 

저의 20대 때 30대 때 화두가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고 싶다,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며 살고 싶다' 였어요. 대학때 원하지 않는 학교와 완전 생소한 전공을 만나면서 그 화두가 꼬이기 시작했는데요. 수업에만 예의상 참석하고 도서관에 터를 잡고 왜 내 인생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순 없는건지 고민하면서 많이 방황했던 기억이 나요. 가고 싶은 학교와 원하던 전공을 하지 못하게 된 이유가 공부때문이라 생각하면서요.

 

지금은 신입생들도 어학원 새벽반 다니며 공부하는 경우가 흔한 일이지만 그때는 대학 졸업반 정도가 새벽반 수업을 들을 때였어요. 그래서 제가 영어 학원 새벽반을 다니며 만난 사람들은 모두 4학년이거나 군 제대 후 복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그들이 한결같이 저에게 하는 말은 1학년이 뭐 벌써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냐, 지금은 많이 놀아야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만난 선배들도 새내기답지 않다는 둥, 지금부터 도서관에 와서 앞으로 뭘 하려고 그러냐는 말을 듣기 일쑤였습니다. 전 공부 열심히 하면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 있다 생각했거든요.

 

막상 졸업하고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은 능력이 부족해서 할 수가 없었고, 경제활동은 해야겠기에 어쩔 수 없이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나름 선망하는 직장이었는데, 밖에서 보는 것과 곁에서 그들의 리얼 라이프를 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더라구요. 많은 월급이 보장되는 직업이긴 해도 누구 한 명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없었어요. 실적으로 줄을 세우고 불시에 찾아올 만족도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하는 삶이 결코 즐거울 수가 없었죠. 원하는 일은 아니었지만 한 달 견디면 월급을 받으니까 돈으로 헛헛함을 달래고, 남들도 다 이렇게 산다 여기며 적당히 타협하며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적당히 타협하며 고민하지 않고 보낸 시간은 어김없이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되돌려주는 때가 오는 것 같아요.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살아도 삶이 결코 만족스럽지가 않았어요. 내가 좋아하는 건 뭐였지?, 내가 잘하는 건 뭐가 있을까? 하는 물음들이 계속해서 저를 괴롭히더라구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하고 실패하고 그러면서 포기도 늘어나구요. '역시 나는 안돼. 잘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어서 그런거야. 성공스토리는 나는 쓸 수 없어' 등등 이런 생각들이 겹겹이 계속 쌓이기만 해서 자존감은 계속 떨어지는 겁니다.

 

영어, 일어, 중국어, 스쿼시, 수영, 종이접기, 봉제인형 만들기, 캘리그라피, POP 글씨 쓰기, 서예, 피아노, 사진 등이 제가 배운 것들인데요. 길게는 2년 넘게 한 것도 있고, 3개월 하고 끝난 것도 있어요. 저렇게 많이 시도를 했음에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가 없어서 얼마나 깊은 빡침을 느꼈나 몰라요.

 

p 205 스몰 스텝을 설정하는 세 가지 규칙

1. 작은 행동

2. 즐거운 행동

3. 매일 가능한 행동

 

이 책의 저자가 원하는 일을 천직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스몰 스텝을 제시했어요.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고, 즐거운 행동이어야 매일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첫 글쓰기는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 댓글쓰기부터 시작되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내 글을 쓴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요. 그냥 좋아하는 블로그에 감사의 마음으로 매일 댓글을 썼습니다. 7~8개월 쓰고 나서 제 블로그를 하게됐을 때 매일 댓글 몇 줄씩 썼는데 그 정도는 쓸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별 걱정없이 첫글을 스타트하게 되었지요. 댓글 쓰는 일은 정말 작은 행동이었고, 무엇보다 저에게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매일 할 수가 있었어요. 댓글 쓰기가 저의 글쓰기 연습이 되었던 거에요. 한 번 선택해서 그 일이 천직이 되는 경우는 거의 잘 없어요. 인생은 원샷원킬이 아니거든요.  고민하며 찾고 여러 일들과 자신을 맞춰보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그래야 좋아하는 일을 만날 수 있고, 천직까지도 갈 수 있는거죠.

그것이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p 218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고 내 인생을 소중히 생각한다면,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p 219 나를 정말 사랑한다는 의미, 진정한 의미의 자기애는 많은 시간을 들여서 내 인생을 바꾸어 나간다는 것입니다. 올바른 자기애란 내 인생을 위해 나를 기준으로 시간을 들이는 것입니다.

 

p 202 시간을 들이지 않고 단번에 성공하는 방법이나 밑바닥부터 시작하지 않고도 먹고살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그런 일은 생각할수록 반드시 눈을 흐리게 만듭니다. (중략)

사람은 조금씩밖에 변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들이지 않고 단번에 성공하는 방법이나 밑바닥부터 시작하지 않고도 먹고살 수 있는 좋아하는 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위에서 열거했던 저의 시도들이 그때 당시에는 돈과 시간을 버린 소모적 행위라 여겼는데요. 지금 돌아보니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 여기저기 많이 기웃거린 결과가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 생각해요. 대부분의 자기 일을 즐기는 사람들은 많은 시도와 실패를 겪으며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일이 싫어도 그 일로 생기는 돈으로 위안을 삼아도 하루는 흘러가고요. 돈이 되지 않아도 일 자체가 좋아서도 하루는 똑같이 흘러갑니다. 돈을 남기느냐, 나를 남기느냐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돈을 남기는 것은 진짜 돈만 남을 수가 있습니다. 나를 남기는 선택은 후에 돈이 따라올 가능성이 있어요.

 

2~30대때 했던 저의 시도들은 오늘 글을 쓰는 밑거름이 되고 있어요. 그때의 길 찾기 노력이 글쓰기와 연결될지는 꿈에도 생각못했지만 갈지자 행보를 하더라도 길 찾기를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재미있는 삶을 만들 수 있게 되었어요.

한 걸음에 바로 천직을 찾을 수는 없어요. 모두가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좌절도 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니까 방황하는 자신을 나무랄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행동, 즐거운 행동, 그리고 매일 가능한 행동으로 나를 남기는 선택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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