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강의

김웅 작가 북콘서트

꿈트리숲 2019. 4. 2. 06:32

사기를 당하지 않는 대한민국을 위하여

지난 금요일에 <검사내전>의 작가 김웅검사님의 북 콘서트를 다녀왔어요. 그간 여러 강의를 다녀봤지만 북콘서트 형식의 강의는 처음인 듯 싶네요. 쇼와 강의를 접목한 보라쇼와 비슷할까 생각했는데, 규모와 진행방식 면에서 사뭇 다르더라구요.

<검사내전>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긴 했지만 너무 재밌어서 가족들에게 소개해주기도 하고요, 블로그 후기도 남겼었어요. 그런 작가님을 멀리 가지 않고도 제가 살고 있는 곳 근처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안 가볼 수가 없지요. 지난주에는 주중 저녁 나들이가 좀 있어서 몸이 조금 피곤했지만 그래도 북콘서트 시간 내내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검사내전>의  후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9/01/10 - [Book Tree/북스타트] - 검사내전

재주소년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전 제주소년?으로 생각하고 제주에서 온 소년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고. 가수활동 닉네임이 재주소년인 어른 남자였죠. 기타 하나로 좌중을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께서 콘서트 시작 전 노래도 하시고 나중에 김웅 작가와 토크쇼 할 때는 사회도 보셨어요.

김웅 작가는 검사 생활 시작을 인천에서 하셨대요. 그리고 다른 곳에 전출 갔다가 다시 인천에서 근무하고, 그리고 장인 어른께서 인천분이라고 하시면서 인천과 인연이 아주 깊다고 하시더라구요. !!! 저랑 아무 상관없는 검사님인데, 왠지 인천과 인연이 깊다고 하니 왜 그렇게 반가운지 모르겠어요.

콘서트 시작전 김웅 작가와 재주소년은 명함을 교환했었는데요. 재주소년이 근래 받아본 명함 중 가장 든든한 명함이다고 하니 작가님은 도움 드릴 일 없었으면 좋겠다는 농으로 받아주셨어요. 유쾌하신게 책 뿐만아니라 일상에서도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재주소년의 질문과 작가의 답이 오고가면서 북콘서트가 무르익어 갑니다. <검사내전>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면서 많은 인기를 아직도 얻고 있는데 혹시 검찰 내부 선후배들의 반응은 어떠냐고 사회자가 물었어요. 그들은 실망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아니 왜? 싶었는데, 평소 김웅 검사님의 있는 그대로의 표현, 날카롭고 적확한 비판들을 보며 생활한 동료들은 책은 너무 순화해서 표현이 됐다고 실망했다는군요. 작가님을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저런 얼굴에서 거친 표현 쓰지 못할 것 같은데 하실거에요.

큰 키에 하얀 얼굴, 순한 인상을 보면 그냥 마냥 사람 좋다 소리 들으실 분 같았어요. 작가님 본인도 범인을 취조할 때 화를 내고 기선 제압하는 인상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자신을 너무 잘 알고계신듯.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매력, 공감, 재미가 있어서가 아닐까 하고 사회자가 물었는데요. 작가님은 피해자에게 시선을 돌린 이유 때문에 공감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하시며 재밌게 쓰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이 사기를 좀 안당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검사내전>을 시작했다고 하셨어요. 저도 책을 보고 알았지만 사기 사건이 그렇게 많이 일어나는 줄 몰랐거든요. 사기범들의 지능은 날로 진화하기에 돈이 있든 없든 사기에서 자유로울려면 나를 지키는 공부, 내 재산을 지키는 공부가 꼭 필요할 듯 싶습니다.

머리로 승부하는 사기범들을 성실함으로 대적한다는 김웅 검사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강력범죄 스트레스 벗어나려 사기사건을 주로 맡으셨다는 작가님은 우리나라 사법처리 문제도 짚고 넘어가셨죠. 비리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우리는 처벌을 통해 바꾸려한다고요. 그렇게 되면 결국 검사와 경찰만 힘이 커진다고 하네요. 두 집단이 힘이 커지면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든 두 집단에 줄을 놓아서 잘 보이려고 하지 않을까요? 그럼 비리 사건이 계속해서 생겨나겠죠. 요즘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과연 우리는 선진국으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아요. 이제는 비리 구조를 바꾸는데 의견을 모아야할 시기인 듯싶습니다. AI 판결 도입도 적극 검토 해봐야할 거라고 작가님은 얘기하셨는데, 혹시나 AI를 조작하는 사람은 없겠죠?

<검사내전> 책은 사건 사고를 다루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범죄자들의 얘기가 나오지만 딱딱하거나 무겁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학적 표현도 많이 나오고 여러 책들의 인용구도 많이 나와서 어떤 부분에서 감동까지 주는데요. 그 이유를 사회자가 물어봤어요.

작가님은 고향이 전라도라 어릴 때부터 비유적 표현들을 많이 듣고 자랐다고 하시네요. 그럼 전라도에서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은 가능성이 없는 건가요? 그건 아니겠죠. 출퇴근을 대중교통으로 하시는데, 그때마다 항상 책을 보셨다고 하는군요. 시를 많이 접하고요. 특히 60~70년대 신춘문예 당선작들을 주로 읽으셨대요. 역시 좋은 책을 쓰는 밑거름은 다독, 다독, 다독인가 봅니다.

2016126<검사내전> 출판계약을 한 날 작가님 포함 가족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이 되어 긴박한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치료를 받고 무사퇴원을 하셨다고 합니다. 하마터면 명저를 못 만날 뻔 했어요. 하반기에는 드라마로도 제작 한다고 하니 책을 못 보신 분들은 드라마보고서 책에 손이 갈지도 모릅니다. TV를 안보는 저는 등장인물들이 누가 나올지가 쬐금 궁금하기는 해요. 검사님과 싱크로 이룰 배우는 누구일까요? 넌지시 말씀해주셨는데, 스포가 될 수 있으니 함구하겠습니다.

책이 없어 사인은 못받고, 사인 받는 사람들 먼 발치에서 보고만 왔어요. 작가님, 유쾌하고 따뜻한 작가님 특유의 문체가 살아있는 다음 책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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