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일상

덕후시리즈 2탄

꿈트리숲 2019. 6. 5. 06:44

공짜로 즐기는 세상 덕후들 모여라~~

 

 

지난 주말 토, 일요일 이틀 연달아 서울 나들이 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어요. 토요일은 어제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딸의 덕후 생활 지원 나갔고요. 덕분에 난생 처음 세종문화회관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일요일은 저의 덕후 라이프 DAY!! <공짜로 즐기는 세상> 댓글 부대 정기 모임이 있던 날이었어요. 분주히 준비를 해야하는데 영어 암송 마무리 점검 하느라고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서울에 자주 가다보니 잔머리가 늘어요. 직접 운전해갈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번 장소는 주차가 아무래도 어려울 듯싶어 지하철을 선택했는데요. 급행보다 더 빠른 특급이 있다는 고오급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집앞에서 바로 타는 지하철은 중간에 한번 갈아 타야해서 남편의 도움받고 특급이 다니는 지하철 역까지 수월하게 갔어요. 딸은 잘외우고 오라며 집에서 배웅해주고 남편은 지하철 역까지 픽업해주고. 덕후 라이프를 즐기는데 가족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는 것 같아 마음은 콧노래를 부르고 발걸음은 구름 위를 걷는 듯합니다.

 

지하철 안에서도 이어폰으로 들으며 계속 중얼중얼 했는데요. 한동안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을 좀 소홀히 해서 다 잊어버렸나 내심 걱정을 좀 했거든요. 다행히 예전에 외워뒀던 기억이 죽지 않고 살아나더군요. 딸은 저더러 발음이 구리다며 핀잔을 줬지만 일단은 100과까지 다 암송하는 것이 목표였던 저에겐 발음은 차후의 문제라 크게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좀 일찍 도착해서 카페에서 맛있는 거 먹으며 또 외워보고요.

 

 

슬슬 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아 모임 장소인 전성기 캠퍼스로 갔습니다. 저 멀리서 반갑에 맞아주는 분은 아리아리짱님!! 따님하고 함께 오셨어요. 따님은 서울 지리 어두운 엄마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셔드리는 미션 클리어 하고 총총히 사라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리님은 무려 부산에서 댓글부대 정모를 위해 올라오셨거든요. 정말 그 열정, 대단합니다. 아리님의 아이돌, 김민식 작가님을 향한 팬심이 아니었다면 가능했을까 싶어요.

 

말씀에서도 외모에서도 따뜻함과 유쾌함이 풍기는 아리아리짱님^^

 

지난 2월에 <공짜로 즐기는 세상> 댓글부대 수상자로 함께 만났던 보리님, 섭섭이님도 모두 오셨어요. 오로지 닉네임으로 아는 분들이지만 그래도 한번 얼굴을 봤던 분들이라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요. 서울에서 김서방을 만난 기분입니다.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책을 얄짤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우는 것이 이번 정모의 목표인데요. 그러나 모두 완벽하게 외워야만 참가하는 건 아니에요. 10과까지만 외워도 모임에 나올 마음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더라구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영어를 외웠는지, 동기가 무엇이었는지, 좀 더 쉽게 외우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등. 같이 얘기를 나누면서 시원한 안마와 같은 좋은 자극을 많이 받기에 그렇습니다.

 

 

암송은 25과씩 끊어서 하고, 숨 고르는 시간에는 참가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제주에서 참가하신, 이제는 어엿한 작가님이되신 황준연 작가가 첫 스타트를 끊었어요. 부산에서 오신 아리님도 대단하신데, 황준연 작가의 열정도 정말 엄지 척입니다.

황준연 작가는 전날 배운 마술을 선보여 주시며 분위기를 한껏 띄워주셨어요. 책을 내신지 얼마 안되었는데, 벌써 다음 책을 쓰고 계신다고 합니다. 그 속도에 입이 안다물어지네요.

 

 

반가운 대만쌤(한국분이십니다^^ 대만쌤은 닉네임이에요)이 나오셨어요. 2년 전 처음 정모에 참가했을 때 만났던 분인데, 어쩜 발음이 그리도 찰지던지. 원어민보다 더 원어민 같은 발음이에요. 외우기의 달인이십니다. 대구에서 엄청 유명한 영어 강사임에도 매번 영어 정모 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하셔요. 대만쌤의 열정도 인저~!!

 

중간중간 버퍼링이 오긴 했지만 마의 구간을 무사히 넘기고 100과까지 암송 성공했습니다. 제 자신이 참 대견하다 생각해요. 체력이 순두부라고 말하고 다니는데요. 순두부 같은 체력으로 인해 끈기 또한 국수 면발만큼 쉽게 끊어지는 타입입니다. 무엇하나 끝까지 해본 기억이 별로 없어요. 그런 제가 영어 100과까지 외우기 성공했습니다.

 

같이 외우는 분들이 계셔서 완주했어요. 함께 하는 분들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공짜로 즐기는 세상> 덕후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돌도 씹어 먹을 만큼 강하다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암송은 끝났지만 다들 그냥 가기는 아쉬운 눈치. 일정이 있는 분들 몇 분만 자리를 뜨시고 다 다시 모여 앉아 각자 자신의 영어 정복기를 풀어놓았습니다.

 

영어를 외워보려 모임을 만들고 매일 주거니 받거니 회화를 했던 분도 계시고, 아들 군대 가있는 2년 동안 멋지게 변신하려 100과까지 다 외우신 위대한 어머니도 계셨어요. 어린 아이를 돌보며 매일 새벽마다 영어를 외우다 자신의 진로를 아예 바꾸신 분, 은퇴 후 여행을 다니기 위해 영어를 암송하는 분 등. 각자 사연은 저마다 다 달랐지만 영어라는 공통분모로 모여서 그런지 내 얘기 같은 공감이 절로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를 시작으로 김민식 작가님의 삶도 변하셨겠지만 그 책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긍정으로 15° 정도는 기울어진 듯싶어요. 지금은 비록 작은 각도이지만 한해 두해 계속 되다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그 크기는 더 벌어질거라 짐작됩니다. 어제의 날개짓은 내일의 거대한 태풍이 되는 것처럼요. 오늘의 긍정 한걸음, 노력 한 움큼은 훗날 나를 성장시키는 밀알이 된다는걸 꼭 증명해보고 싶어요. <공짜로 즐기는 세상> 덕후 여러분, 우리 함께 증명해보아요.

 

다 함께 있는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시작 전 찍어 둔 사진이 있어 다행입니다. 텅빈 자리는 암송하다보니 다 채워졌고, 뒷자리까지 앉으셨어요. 한분 한분 얼굴을 다 보지 못해서 아쉽네요. 다음 정모때는 조금 더 성장한 모습으로 만나기를 바라봅니다.

 

 

728x90

'비움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앞 식물원  (10) 2019.07.16
새로운 가족이 생겼어요  (12) 2019.06.11
덕후시리즈 1탄  (14) 2019.06.04
서울책보고  (10) 2019.05.22
2019 벚꽃엔딩  (10) 2019.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