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강의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저자 강연

꿈트리숲 2019. 6. 18. 07:20

시도하길 참 잘했다.

 

 

2019.6.13. 김민식 작가의 세 번째 책인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출간 기념 저자 강연이 있었어요. 이미 여러 번 김민식 작가의 강연에 참여했던 저는 딸과 함께 매번 그렇듯이 큰 기대를 안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강의 이틀전에도 꼬꼬독 녹화에 참여하느라 서울에 다녀왔던지라 피곤이 살짝 가시지 않았는데요. 그래도 좋아하는 강의, 놓칠 수 없죠.

 

 

청라역까지는 자동차, 거기서 홍대입구역까지는 공항철도로 이번 나들이의 경로를 정했습니다. 피곤하지않게 그러나 시간은 아끼는 교통편! 나름 스마트하게 짰다고 자부하며 딸에게 자랑을 좀 했습니다. 홍대입구역에 내리긴 했는데, 팟빵홀 찾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한껏 높아진 저의 콧대는 길 잘찾는 딸 앞에서 바로 무릎 꿇습니다. 아이와 같이 가지 않았더라면 아마 30분도 더 걸렸을지 몰라요. 홍대 팟빵홀 안내에는 지하철역에서 도보 5분이라고 나왔거든요. 저녁을 준비하는 홍대거리는 버스킹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한때 팟빵 많이 들었던 애청자로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팟빵홀 입성 성공!!! 이미 많은 분들이 자리 잡고 계셔서 맨 뒷자리 당첨되었습니다. 그래도 좋아요. 계단식 강연장이라 맨 뒤가 제일 잘 보일거라 생각했거든요. 근데 점점 나빠지고 있는 시력을 감안하지 못한 탓에 정작 강의하시는 작가님은 잘 안보이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어요. 노안 초기 증상에다 원래 나쁜 시력까지 중첩되어 이중 삼중으로 난관이 예상됩니다.

 

 

삶이 힘들 때 일단 한번 시도해본다. 시도해봐야 그 삶이 진짜 힘들기만 한 것인지 아니면 힘든 척하고 나에게 선물을 던져주려는 것인지 알 수 있다.

 

 

그걸 김민식 작가님은 대학 1학년 때 타 대학 자전거 동아리 가입하는 것으로 깨달았다고 합니다. 누구도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을 타 대학의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 그것으로 인해 작가님은 인생은 시도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구나를 느끼셨대요. 시도한 후에 그 성공이 가져다주는 짜릿한 기쁨을 지레짐작으로 포기했더라면 결코 누려볼 수 없었을 거라고요.

(자전거 동아리때 사진은 예닐곱번을 봐도 사진속에서 작가님 찾기가 어렵네요.ㅠㅠ) 동아리 회원들 중 '김민식을 찾아라'. 다른 분들이 강의에서 누릴 즐거움을 위해 사진은 생략합니다.

 

열 번 넘게 강연을 들은 저에게 이날 강연은 또 새로운 강의였어요. 한번도 보지못한 미방출 사진이 대거 등장했거든요. 그동안 다니셨던 여행지의 사진들이었는데요. 20대 때 대학 졸업을 앞두고 처음 배낭여행 떠난 유럽(정말 작가님은 성형 의심을 살만합니다), 첫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했던 호주, 통역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여행을 한 사진까지. 여행지의 멋진 풍경도 좋았지만 그보다 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에 과몰입을 할 때 오히려 작가님은 몸의 자유와 마음의 여유를 선택하셨다는 거에 더 감탄했습니다. 감탄보다는 경이에 가깝다고 할까요?

 

보통의 사람들은 대학 졸업 앞두고는 취업 걱정을 하느라 여행은 으레 취업후로 미루게 되죠. 또 그래야만 하는 줄 알고요.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면 다음 직장 알아보느라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그런 시기에 놀이를 선택한다는 건 둘 중 하나일 것 같아요. 여행 중독자거나 아님 될 대로 대라 하는 심정이요. 어떤 마음이든 간에 놀이를 선택한 결과는 성장과 성숙의 열매를 가져다 준 것 같아요. 나이 들어 연륜이 얹어진 눈으로 봤을 땐 분명 긍정적으로 해석이 되는데요. 정말 20, 30, 40대 그 선택을 하던 순간은 마음이 어땠을까 싶어요.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 있지 않았을까요. 아마도 작가님은 영어 공부로, 글쓰기로, 여행으로 불안을 잠재우고, 걱정을 날려버리셨을 것 같아요.

 

돌아올 곳이 있고, 목적지를 정해두고 떠나는 여행도 여행이고, 목적지도 돌아올 곳도 없는 우리 인생도 여행이라 생각합니다. 그 여행을 좀 더 쉽게 해주는 것, 더 재밌게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좋은 습관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 좋은 습관이 바로 여행에서 만들어진다고 하니 여행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 없어요. 일 보다는 놀이가 우선이어야 한다, 그래도 굶어죽지 않는다는 말씀에 박장대소를 했지만 웃음 뒤에 그 말속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인생이라는 여행에서는 일은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싶어요. 반면 여행은 필요충분 조건이어야겠다 생각해요. 인생 자체가 여행이기에 그렇다 싶은데요. 그러니 기회가 날 때마다 아니면 그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필요와 충분을 충분히 채워줘야겠어요. 여행을 하는 이유는 나를 찾는 것도 그 이유이겠지만 내가 아닌 나를 만나보는 것도 그 이유일 것 같아요. 진짜 나와 내가 아닌 나, 그 둘을 다 담을 수 있는 나를 키워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의 목적이고 이유가 아닐까요?

 

시도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작가님이 서두에서 말씀하셔서 그런지 같이 간 딸 아이가 질문 시간에 손을 번쩍 들더라구요. 그동안 저 따라 강의를 여러 번 다녔지만 질문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질문 할까 말까 망설이더니만 진짜 질문할 줄은 몰랐어요. 아이의 긴 인생 여행에서 이 날은 질문을 처음 시도했던 날로, 그리고 그 시도는 성공과 짜릿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날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시도하길 참 잘했다. 네가 아닌 것 같은 너, 살면서 많이 만나기를 바란다.

 

지인들께 선물하려 산 책, 저자 사인 받고 인증샷 찍었습니다.

 

 

728x90

'배움 > 강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채사장 강의  (10) 2019.06.27
2019 브런치 세미나  (10) 2019.06.25
꼬꼬독 첫 녹화현장을 가다  (12) 2019.06.12
김웅 작가 북콘서트  (6) 2019.04.02
김민식 작가 보라쇼  (11) 2019.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