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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 커버스토리 정우성

꿈트리숲 2019. 7. 25. 06:00
우리도 한때는 난민이었지요.

정우성 배우는 아마 모르는 분이 없을 것 같아요. 네이버 검색해 보니 무려 34편의 영화에 출연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이시네요. 그런 배우의 영화를 전 단 한편도 본게 없어요. 우찌된 일인지...

영화를 한창 봤던 나이때는 폭력적, 선정적 영화는 일단 다 거르고 봤기에 볼 수가 없었고요. 아이키우는 동안은 세상에 영화는 애니만 있는 줄 알았거든요.

요즘에서야 겨우 사람 나오는 영화를 보고 있어요.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봤겠지만 그때는 거의 세상과 담쌓고 저 자신에게만 침잠했던 터라 정우성 배우의 영화를 한 편도 못본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정우성님에 대해선 잘 아는게 두 가지 있습니다. 완도김도 아니요 파래김도 아닌 잘생김을 항상 묻히고 다닌다는 것과 유엔 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런 배경지식을 갖고 있는데 채널예스에 정우성님에 대한 인터뷰 글이 실렸어요. 작년에 제주도를 찾아온 난민들로 인해 우리 국민들 사이에 약간의 소요가 있었던 적이 있었죠. 그때 정우성님이 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한 목소리를 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 반대, 찬성 입장을 기사를 통해 접하고 어느 쪽이 옳다고 선뜻 판단을 내리지 못했어요. 양쪽의 입장이 다 수긍되었기 때문이에요.

지난 4월부터 박경리 작가의 토지를 읽고 있는데요. 토지의 배경이 구한말부터 광복까지의 암울한 시기입니다. 평범한 농민들이 내 나라 내 땅을 읺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소상하게 알려주는 소설이라 깊이 몰입하고 있어요. 

정우성 배우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토지가 오버랩 되더라구요. '어? 우리도 한때는 난민이었는데...' 살던 터전 빼앗겨서 일본으로 중국으로 그리고 러시아 심지어 남미까지 갔어요. 말설고 물설은 그곳에서 아마 격한 환대를 해준곳은 없었을 거에요. 다행히 내치지 않아서 터를 잡고 뿌리를 내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 조상들을 생각하니 난민은 우리와 다를 게 없는 평범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요.

"난민이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이들을 하나의 성격을 가진 대규모 집단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난민은 우리와 다를 것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위험에 봉착해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도피한 사람들이죠."
-채널예스 정우성 인터뷰 내용 중-

정우성 배우가 참 멋지다 생각합니다. 차기작에 영향있을까 혹은 인기 떨어질까 하고 싶은 말 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말하니까요. 소신있다, 정의롭다, 인간적이다 느껴집니다.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배우여서가 아니라 그냥 한 사람으로 멋집니다.

지난 6월에 자신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을 출간했어요. 이 책의 제목 뒤에는 '당신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 아마도 생략되었을 거라고 하는데요. 전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당신이 본 걸 보지 못했지만 당신의 생각에 공감합니다' 라고요.

그런 생각을 하게 된건 토지도 한몫했고 최민석 작가의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도 한몫했어요.

살기 편해지면 우린 좀더 박애주의자가 되고 인류애가 넘쳐날 것 같았은데, 점점 내것, 우리것만 챙기는 분위기로 흐릅니다. 우리만 잘 살자인거죠. 가난하다는 이유로 피부색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을 외면한다면 우리도 똑같은 이유로 외면받지 않을까요?

우리의 형편상 차마 모두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는 없다 하더라도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우리에겐 그럴 능력이 충분함을, 따뜻한 심성이 있음을 인터뷰 보면서 알았어요.

우리나라가 유엔난민기구에 민간 후원금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내는 나라라고 해요. 그런 희망을 가진 우리입니다.

난민은 특별한 집단이 아니고 지구촌의 한 이웃입니다. 외면하지 말고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공감하는 것, 그래서 우리가 그들을 대신해서 목소리를 내 주는 것이 정우성 배우의 바람인 듯 싶어요.

정우성 배우는 잘생김 뿐만아니라 개념챙김까지 김이란 김은 다 붙이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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