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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품격

꿈트리숲 2018. 5. 21. 17:43

인(仁)으로 듣자, 인(仁)으로 품자.

말의품격/이기주/황소북스

 

언어의 온도로 알게 된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 2탄, 말의 품격을 소개합니다.

일상에 녹아있는 언어의 온도가 차가울까, 뜨거울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했던 <언어의 온도>에 이어 만나본 <말의 품격> 역시 장기간 베스트셀러 자리에 있을 만 하구나 싶었어요. 전작 <언어의 온도> 책 표지 색깔이 보라색이에요. 언어의 온도는 너무 냉정해서 차갑지도, 열받게해서 뜨겁지도 않은 파랑과 빨강이 섞인 보라색이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요.  <말의 품격>은 품위와 무겁지 않은 격이 얹어져서 일까요, 책표지는 중후한 남색이네요.

 

 

이기주 작가를 포털에서 검색해봤더니 경력 중에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라고 나오네요. 사랑의 열매에서 진행하는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이 아너 소사이어티인데, 사진상으로 봐서는 젊으시던데, 능력도 능력이지만 비범한 생각을 가지신 분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꿈중에 하나가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거든요. 그래서 공통점을 발견한 것 같아 반갑네요.

 

<말의 품격>은 총 4챕터로 되어 있어요.

이청득심(以聽得心) - 들어야 마음을 얻는다.

과언무환(寡言無患) - 말이 적으면 근심이 없다.

언위심성(言爲心聲) - 말은 마음의 소리다.

대언담담(大言淡淡) - 큰 말은 힘이 있다.

 

이청득심은 "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

과언무환은 "인간의 가장 깊은 감정은 대개 침묵 속에 자리하고 있다."

언위심성은  "사람이 지닌 고유한 향기는 사람의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대언담담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우주를 얻는 것과 같다."

위 같은 부제를 가지고 있어요. 모두 격하게 공감되는 말들입니다.

 

이청득심편에서 요즘 생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같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p 43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끼는 감정이 마음 속에 흐르는 것이 공감이라면, 남의 딱한 처지를 보고 안타까워하는 연민이 마음 한구석에 고이면 동정이라는 웅덩이가 된다. (중략) 공감은 연민이나 측은지심보다 '인(仁)'과 가갑다고, 나는 생각한다.

인(仁)은 사람 인(人)에 두 이(二)를 더해 만든 한자다. 여기에는 단순히 '마음 씀씀이가 야박하지 않고 인자하다'는 뜻만 있는 게 아니다. '천지 만물을 한 몸으로 여기는 마음가짐 혹은 그러한 행위'까지 내포한다.

 

동정은 웅덩이라고 표현을 했어요. 웅덩이라는 것이 고이면 흐르지 않고, 자칫 썩을 수도 있으니 그리 얘기한 것 같아요. 동정도 때로는 상대에게 위로보다는 자기만의 생각이 고이면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는 위험이 있으니까요. 작가는 공감을 인(仁)과 가깝다고 말을 합니다. 인(仁)에 대해서 많이 들어보셨나요? 논어에 많이 나오는 말이죠. 논어를 한글자로 표현한다면 인(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이 나와요. 인(仁)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있는데요. 도올 논어에서는 인(仁)이란 도덕 이전의 원초적 '느낌'을 말한다고 해요.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감성이라구요. 진정 아름다움을 느끼면 타인에 대한 이해가 되고 그러면 도덕적 행동이 된다고 설명을 합니다. 그리고 김원중의 논어에서는 인(仁)은 사랑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둘다 맞는 것 같아요. 인(仁)의 한자 뜻풀이는 어질다라는 뜻인데, 논어에서 말하는 인(仁)은 어질다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거든요. 어질다도 포함한 좀 더 큰 포괄적 개념. 그래서 주로 논어 해설서에는 '인하다' 그대로 표현을 하는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마음가짐, 타인에 대한 이해, 사랑이 있어야 할 것이고, 나아가 집단과 집단, 국가간에도 이런 인(仁)이 실천된다면 분쟁이 생길 일이 없을텐데요. '복잡 미묘한 세상 문제를 어찌 인(仁) 하나로 풀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공자가 인간의 제일 기본 덕목이 인(仁)이라고 한만큼, 뿌리가 튼튼하면 가지의 문제는 쉬이 쳐낼 수 있거나 오히려 탐스런 열매가 열리지 않을까 싶어요.

 

 

대언담담편에 나오는 바다에 대한 정의에 깊은 공감이 되어소개합니다.

 

p 229 바다가 바다일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넓고 깊어서가 아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물을 꿀어당겨 제 품속에 담기 때문이다.

 

바다는 모두 다 받아서 바다다. 라는 거죠. 언어 유희 같지만 정말 맞는 말이에요. 강물, 빗물, 오수 가리지 않고 다 받아서 자신의 정체성을 계속 이어가고, 또 그것으로 바다임을 증명하네요. '나'라는 사람도 그럴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싶어요. 다양한 생각, 다양한 사람을 품을 수 있으면 바다 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이지성 작가의 책 <가장 낮은 곳에서 피는 꽃>처럼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임해서도 사람의 온기로 꽃을 피울 수 있는 담담한 마음의 소유자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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