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나도 글 좀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

꿈트리숲 2020. 3. 10. 06:00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저 자신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읽기만 하는 삶에서 쓰는 삶으로, 소유하는 삶에서 공유하는 삶으로 변한 건데요.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시기는 글을 썼다는 그 기쁨 하나만으로도 어깨에 벽돌이 올라가고 객관성은 집을 나갔었어요. 그러다 쓰는 삶이 일상이 된 후로는 집 나간 객관성이 돌아왔습니다. 좋은 글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거죠.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잘 쓴 글을 만나면 자신감 떨어지는 소리가 마구 들리고, 제 글이 너무 초라해서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 되는데요. 그렇다고 그 자리에 계속 머물 수는 없기에 조금이라도 진보하고자 종종 글쓰기 책을 보고 연구합니다. 더 좋은 글은 어떻게 쓰는 걸까 하고요.

 

소원 풀이 시리즈 들어보셨나요? ‘나도 ~~~하면 소원이 없겠네’ 책인데요. 여러 소원 중에 저는 일단 글쓰기 소원부터 풀겠습니다.

<나도 글 좀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는 2007년부터 13년간 상상마당 아카데미에서 ‘전방위 글쓰기’수업을 진행하신 김봉석 작가님이 쓰신 책입니다.

 

오랜 기간 글쓰기 수업을 해오셨으니 그간 쌓인 노하우도 엄청 많을 것 같은데요. 김봉석 저자가 전하는 노하우, 생각보다 아주 간단합니다. 일기부터 시작하라고 하시는군요. 저자 자신도 달리 글쓰기 수업을 받은 적 없고 고등학교 때 일기를 2년 쓴 것이 전부라고 말이죠.

 

“어떻게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갖게 되었나요?”라는 질문을 받게 되면, 시작은 일기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어릴 적 일기 쓰던 습관이 자연스레 글을 써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입니다. 어릴 때 훗날 무엇이 될지 모르고 그냥 하루하루 써나간 시간과 기록들이 글쓰기 훈련이었던 셈이죠. (29쪽)

 

저는 쓰다말다 하면서 20대까지는 꾸역꾸역 일기를 썼어요. 그 이후로는 감사일기, 바인더 정도 써오고 있고요. 잊을만하면 떠오르는 일기의 중요성. 글쓰기 선생님이 강조하시니 일기 쓰기에 마음 한 번 내어볼까 싶어요.

 

일기는 글 쓰는 습관을 기르고 정확한 문장 표현을 연습해 보는데 참 좋은 도구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제가 이만큼이라도 글을 쓰는 건 띄엄띄엄 이나마 썼던 일기 덕분인가 싶어요. 일기를 잘 쓰고 있다면 혹은 나만을 위한 글쓰기 말고 제3자에게 내 생각을 전하고 싶다면 도전해볼 수 있는 다음 단계는 에세이 쓰기입니다.

 

우리가 쓰는 모든 글을 에세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하는군요.

여행을 다녀와서 쓰는 기행문, 전시회를 보고 와서 쓰는 감상문, 어떤 사회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칼럼 등등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73쪽)

 

에세이라고 해서 전문 수필가만 쓰는가 했더니 매일 읽고 쓰는 책 리뷰, 영화보고 감상 쓰기, 여행 다녀와서 후기 작성하기 등, 제가 블로그에 써왔던 것들이 모두 에세이였어요.

 

저자는 일기가 글을 쓰는 출발점이라면, 에세이를 쓰는 것은 본격적으로 글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세상과 관계 맺기가 에세이였다니, 앞으로 블로그 글에 더 정성을 기울여야겠다 생각이 들어요.

 

타인에게 말을 걸고 다가가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데, 어떤 말로 대화의 물꼬를 트고, 어떤 상황에 유머를 넣어야될지 매번 고민하게 됩니다. 내 생각을 잘 다듬고 정돈해서 내어놓는, 마치 잘 차려진 밥상처럼 제 글을 받는 독자분이 한 상 잘 먹었다 느끼는 그런 날이 오면 좋겠어요. 매일 찾아오시는 손님들께 전 솔직한 글로 밥상을 준비하겠습니다. 그나저나 글 우물이 마르지 않아야 할 텐데요.

 

책에는 글쓰기에 좋은 연습들이 몇몇 소개되어 있어요. 그중 문장 감각을 살리는 기막힌 방법 하나 알려드리고 마무리할게요. 그 방법은 바로 삼행시 짓기입니다. 자신의 이름으로 재밌는 삼행시를 지으며 잠자는 숲속의 공주 깨우듯 깊이 잠든 문장 감각 제대로 깨워 보아요.

 

: 정말

: 지나가는 거죠?

: 영~~ 맘에 안들어요.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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