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자존가들

꿈트리숲 2020. 3. 13. 06:00

좋은 인터뷰를 위해선 좋은 인터뷰이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질문을 던지는 인터뷰어의 역할도 무척 중요하다 생각하는데요.

 

인터뷰어의 역할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사람, 바로 김지수 기자입니다. 작년에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이라는 책을 만나고 책과 저자의 매력에 푹 빠졌었어요. 이번에 두 번째 인터뷰집이 나왔다기에 얼른 만나봤습니다.

 

앞선 책이 평균 나이 72세, 우리가 좋아하는 어른들의 말을 싣고 있다면 <자존가들>은 나이 떼고, 지위 떼고 오로지 진정한 ‘나’로 사는 인생 철학자 17인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유명한 분들도, 초면인 분들도 있었는데요. 모두가 자기 인생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그와 동시에 자존의 권리도 누리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담담하고도 힘 있는 목소리, 그래서 저에겐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는데요. 책장을 덮고나니 마치 자존을 지키며 사는 일급 비밀을 알아낸 기분이 듭니다.

 

날개는 누가 달아 주지 않아요. 내 살을 뚫고 나오는 거죠. 등가교환과 비슷한 말이야. 깃털이 살을 뚫을 때 얼마나 아프겠어요. (22쪽)

 

김혜자 선생님이 전하는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마음가짐이에요. 고통을 내어주지 않고서는 튼튼한 날개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겠지요. 고통을 피하고 싶어 누군가 날개를 달아 주기를 바란다면 그 날개는 이카루스의 그것처럼 최정점에 이르렀을 때 녹아내려 존재에 위협을 가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어설픈 날갯짓은 애초에 꿈꾸지 않으렵니다. 그저 참아내겠어요. 깃털이 살을 뚫을 때까지.

 

대개 노인이 되면 성장기에 학습한 교양과 습관이 세포 조각 떨어져 나가듯 휘발돼요. 오롯이 남는 건 부모에게 받은 DNA와 기질, 어린 시절의 가정교육뿐이죠. 그래서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나온 겁니다. 그렇게 중간 교양이 사라져 버리면 뭐가 남겠어요? 고리타분한 어린아이죠. (40쪽)

 

이근후 선생님의 말씀이에요. 선생님은 고리타분해지지 않기 위해 젊은이에게 얘기 듣기를 즐겨 하고 경청의 노력을 하신다고 합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DNA와 사랑의 언어가 우리의 마지막까지 남는다고 하니 아이에게 좋은 기질과 교양을 선물해야겠다 싶어요. 저 역시 경청 잘하는 어른, 젊은이들과 소통 잘 되는 어른이고 싶습니다.

 

‘매일매일’이 바로 성공 비결이에요. 꾸준히 빠지지 않고 올려야 구독자들에게 신뢰를 얻어요. (67쪽)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리아킴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유튜버 중 최고 성공한 사람 중 한 분이라고 하는군요. 춤 하나로 전 세계 팬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인다고 합니다. 매일 영상을 올리는 일이 버거울 법도한데, 그것이 바로 성공 비결이랍니다.

매일매일 찍어도 마르지 않는 영상 우물이라도 갖고 계신걸까요. 매일 글을 쓰는 제게는 더없이 닮고 싶고 부러운 우물 부자이십니다.

 

온 마음으로 감탄하고 감사할 때죠. (중략) 인생이 얼마나 좋은지, 사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무슨 어려운 설명이 더 필요해요. (172쪽)

 

화가 황규백님의 말씀인데요. 어떻게 하면 아름다움을 향한 그 감각의 문이 열리냐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나온 답이에요. 짧고 굵어서 제 머릿속에 한 획을 남깁니다. 글로 감동을 전하고 싶은 저에게 금과옥조와도 같은 말씀이죠. ‘아름다움을 향한 감각의 문은 세상을 향해 온 마음으로 감탄하고 감사할 때 열린다!!!’

 

자존을 지키며 겸손은 키우고 삶의 영향력은 넓혀온 분들의 말씀은 뇌에서 한번 마음에서 또 한 번 크게 일렁입니다. ‘행복은 신기루’라는 말씀엔 힘이 쭉 빠졌다가 ‘삶은 모든 게 선물이다’라는 말씀에는 감사의 마음이 부풀어 오르기도 합니다. 나는 무엇을 지키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이 되는 저에게 옌스 바이드너는 말합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난관을 보지 말고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기회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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