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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독서

꿈트리숲 2020. 3. 19. 06:00

저는 작년에 난생처음으로 제 이름으로 주식을 사봤어요. 홈트레이딩으로 접속해서 매수 주문 클릭할 때까지 얼마나 손이 떨렸는지 모릅니다. 주식을 사는 그 행위만으로 엄청난 무언가를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건데요. 그런데 주식, 알고 보면 이론은 의외로 간단하더라고요.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됩니다. 혹자는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털라’는 말도 해요.

 

이 이론대로라면 주식에서 절대 망할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 다 한밑천 두둑하게 챙겨야 정상이죠. 하지만 실제 주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돈을 잃는다고 하지요. 그건 비쌀 때 사서 쌀 때 팔기 때문일 겁니다.

 

‘아니 바보가 아닌 이상 어깨에서 사고 무릎에서 팔 리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흔히 개미 투자자로 표현되는 개인이 주식 가격이 쌀 때와 비쌀 때를 판단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러니 손해를 보고 팔면서 주식하면 집안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말을 남기며 주식 장을 떠나게 됩니다.

 

주식 투자에서는 개별 종목의 매매 타이밍을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의 흐름을 보는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소위 큰 손이라고 불리는 전문 투자자들은 끊임없이 공부를 한다고 해요.

 

한 맹인이 밤늦게까지 친구와 술을 마시고 취했다. 돌아가는 길이 걱정되어 친구가 호롱불을 주니 그는 어차피 앞도 보이지 않으니 자신에게 호롱불이 필요 없다고 했다. 친구는 그래도 호롱불을 들고 가면 다른 사람들이 그 불빛을 보고 너를 피해갈 것이라고 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그는 호롱불을 들고 걸었다. 그런데 그 맹인은 어느 틈에 행인과 부딪히고 말았다. 그는 행인에게 호롱불도 못 봤냐고 호통을 쳤다. 그러자 행인은 “불 꺼진 호롱불을 내가 어찌 볼 수 있겠소!”하며 성을 냈다.

 

투자에서의 안목이 이렇다 누군가가 빌려준 안목으로는 낭패를 보게 되어 있다. (37쪽)

 

'안목은 빌릴 수 없다'는 이 파트에서 저는 이 책의 진가를 다 뽑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독다독>이라는 책 소개 팟캐스트에서 그간 소개되었던 책 중 진행자들이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책들만 골라 묶은 책이 <부자의 독서>로 탄생했습니다.

 

슈퍼리치들은 엄청난 다독가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하죠. 그렇다면 슈퍼리치의 독서는 무엇이 다를까요? 아까 말씀드린 바로 안목입니다. 누군가가 빌려준 안목으로 세상을 보고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만의 안목을 길러낸 사람들이에요. 그 안목에 독서가 상당부분 기여를 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정한 투자자는 수많은 정보를 해석해낼 자신만의 해석 프로그램을, 독서를 통해 만들어가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그것을 꾸준히 개선해나갑니다. (13쪽)

 

저는 주식 투자를 시작하긴 했지만 매일 차트를 들여다보며 조마조마할 체력도 안 될뿐더러 매매 타이밍을 잡기에는 ‘짠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경제 신문을 읽고 경제 관련 도서를 찾게 됩니다. 그런데 비단 경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볼 것을 <부자의 독서>에서는 강조합니다.

 

왜 당장 소용도 없고 투자와 딱히 관련도 없어 보이는 역사, 철학, 사회과학, 문학, 예술 분야의 책들을 읽는 것일까요? (중략) 투자는 종합예술입니다. 수많은 변수와 복잡다단한 인과 관계가 얽혀 있는 고차방정식이기에 아직 그 어떤 수학적 모델링이나 AI로도 명확한 패턴을 발견해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12쪽)

 

투자가 종합예술이기에 아직은 인간의 사고력이 유효한 분야라고 합니다. 투자는 심리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우리의 심리가 수치로 반영된 것이 주가이고요, 지금의 폭락장은 전 세계의 코로나 두려움이 투영된 모습일 겁니다. 사람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면 투자 성공담이 더이상 남의 얘기만은 아닐 듯싶어요. 

 

남의 안목을 빌려서 꺼진 호롱불인지도 모르고 길을 갈 것이 아니라 나만의 안목을 길러 종합예술의 꽃을 제대로 피워보고 싶습니다.

 

현명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관심, 호기심, 그리고 공부가 절실하다.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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