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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바심 내지 않는 이유

꿈트리숲 2020. 4. 2. 06:00

우리는 지금 인터넷이 고도로 발달 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초연결 사회의 장점을 속속들이 느끼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마치 옆동네 일처럼 느끼곤 하죠. 전 세계 코로나 현황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요.

 

이런 초연결 사회가 장점이 많은 것 같아도 연결 그 아래에는 우리의 신경을 쓰이게 하는 요소가 항상 꿈틀대고 있어요. <혼자 있는 힘>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말합니다.

 

지금은 모든 사람이 자신을 표현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시대라고요. 때마침 등장한 소셜 미디어와 동영상 사이트는 인정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욕구 탈출구가 되어주었죠.

 

손쉽게 인정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이 생겼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까지보다 더 타인의 이목이나 주변의 평가를 신경 쓰게 되고, 거기에 지배당하며 생활하는 사람이 늘어난 게 아닐까요. (28쪽)

 

커뮤니케이션에 과몰입하면 별것 아닌 사소한 한마디나 사건도 감정에 잔물결을 만들기 쉬운 상태가 되는데요. 저자는 이 감정을 ‘조바심’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마음속으로는 계속 잔물결이 일어 몸도 마음도 개운하지가 않게 됩니다.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도 잔물결이 점점 커지면 걷잡을 수 없는 큰 파도가 되어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하죠. 우리 마음의 잔물결도 마찬가지입니다. 살랑살랑할 때 다스리지 않으면 이성을 잃고 감정 폭발하여 심지어 ‘분노조절장애’라는 말까지 듣기도 해요.

 

그런데 이 지나친 조바심은 우리의 일상까지 파고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기다림을 참지 못하는 조바심인데요. 컴퓨터가 빨리빨리 구동이 안 돼서, 고객센터 상담사 연결이 지연돼서 엘리베이터가 빨리 오지 않아서 우리는 조바심을 냅니다. 그 조바심은 곧 짜증으로 변하기도 하죠.

 

‘기다림을 참지 못하는 분노’를 살펴보면 더딘 속도나 허비하는 시간에 대한 초조감뿐만 아니라 ‘흐름이 깨진’ 데서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흐름이 멈춰버리면 흐름을 막는 것에 대한 화가 치미는 거죠. (50쪽)

 

이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저자는 몰입을 얘기했어요. 인간은 몰입 체험이 높은 상태에서는 화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 경우만 봐도 그런 것 같아요. 깊은 몰입을 경험한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즐겁습니다. 다소 기분 나쁜 일이 생겨도 그냥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책에서는 일상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조바심 처방전을 여럿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바심과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힐 때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찾으라고 합니다. 누군가 들어주기만 해도 감정은 자연치유력이 있어 마음 정리가 된다고 해요.

 

저자의 경우는 ‘우울한 날은 구운 고기의 법칙’을 적용한다고 합니다. 감정을 하루 단위로 정산하는데, 기분 좋은 날은 흑자로 마무리하고요. 부정적 감정이 드는 날은 마이너스 된 만큼 다른 좋은 일로 채워 준다네요.

 

마이너스 감정을 채워 주는 수단 가운데 하나가 ‘고기 구워 먹기’랍니다. 이는 마치 ‘슬플 땐 매운 떡볶이’ 같은 공식인가 봐요. 저는 우울할 때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기억에 없지만 언제 어느 때고 군고구마를 먹으면 행복해집니다. 갓 구운 고구마 호호 불어 먹을 때면 세상 근심 다 사라지는 것 같아요.

 

조바심 처방전 하나 더 소개 하자면요. 루틴의 효과를 들 수 있습니다. 반복 행동이 마음에 안정감을 준다고 해요.

 

행동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이것저것 생각할 필요가 없고 긴장할 필요도 없는, 즉 마음에 부담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새로움이나 놀라움 같은 자극은 없지만 마음이 피곤할 때나 감정에 잔물결이 일 때 루틴이 갖는 안정감은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151쪽)

 

옛날 어르신들이 ‘속 시끄러울 땐 집안일이 최고’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그래서 저희 엄마도 기분이 우울할 땐 빨래를 그렇게 열심히 하셨나 봐요. 청소에 과몰입한 후에는 한결 상쾌한 기분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마음의 잔물결이 일 때는 영화 한 편을,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한 방법이고요. 그림을 그리거나 요리를 하는 등 몰입할 무언가를 찾아보는 것이 좋은 해결책입니다. 그중 독서를 빼놓을 수가 없어요. 초연결 사회일수록 독서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특히나 소설은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사고방식과 감정정리 방식을 배울 수 있어 마음 정리에 꼭 필요할 듯 보입니다.

 

내 몸과 마음을 챙기며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초연결 시대에 조바심 내지 않는 이유이자 비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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