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논어

낭송 논어/맹자

꿈트리숲 2020. 4. 23. 06:00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논어>는 익숙한데 <맹자>는 왠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져요. 논어의 구절은 외우기도 하고, 공자의 말씀을 필사도 했었는데요. 그에 반해 <맹자>는 집에 모셔둔지 10년이 흘렀지만 펼쳐보지 않았습니다.

 

 

 

이제 <맹자>와 좀 친해져 보려고 책을 펼쳤더니, 아이가 읽고서 흔적을 남겨뒀네요. 엄마가 되어 본은 못 보이고 정말 부끄럽습니다. 딸아, 엄마 더 분발할게.

 

저에게 <맹자>는 심리적 진입장벽이 좀 높게 다가와서, 장벽을 좀 낮춰보고자 낭송 책을 주문했어요.

 

고미숙 선생님이 기획하신 낭송Q 시리즈 중 동청룡 두 번째 책 <낭송 논어/맹자>입니다.

책을 받기 전에 낭송Q가 무슨 뜻이며, 동쳥룡은 또 무엇인가 궁금했었어요. 친절하게도 책에 안내가 되어있습니다.

 

낭송Q는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의 약자입니다. ‘큐라스’(curas)는 ‘케어’(care)의 어원인 라틴어로 배려, 보살핌, 관리, 집필, 치유 등의 뜻이 있습니다. ‘호모 큐라스’는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만든 조어로, 자기 배려를 하는 사람, 즉 자신의 욕망과 호흡의 불균형을 조절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을 뜻하며, 낭송의 달인이 호모 큐라스인 까닭은 고전을 낭송함으로써 내 몸과 우주가 감응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양생법이자, 자기 배려이기 때문입니다. -사용설명서 中-

 

이 책은 한 마디로 소리 내어 읽는 책이에요. 낭송이면서 암송을 하는 책이라고 합니다. 암송하려면 한번 후루룩 읽고 덮으면 안 될 것 같아요. 곁에 두고 매일 한 구절이라도 읽어야 되겠습니다.

 

제가 6~7년 전 고미숙 선생님의 동의보감 강의를 듣고 선생님과 동의보감 매력에 푹 빠졌었어요. 그때도 선생님께서 고전을 낭송할 것을 주문하셨는데요. 제 기억에 그 말씀이 남은 이유는 낭송이 치유의 힘이 있고 양생의 힘이 있다는 말씀이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낭송은 신장에도 좋다고 하셨죠. 신염 환자인 제게 귀가 번쩍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암송을 제대로 하려면 발성기관을 활발하게 움직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오장육부 중에서도 특히 신장에서 기운을 끌어올려야 한다.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듯이, 신장이 소리를 주관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암송을 규칙적으로 하다 보면 신장의 기운이 튼실해진다는 뜻도 된다.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中-

 

전 공부의 달인이 아니라 시작의 달인입니다. 한동안 낭송을 하다가 요즘 뜸해졌는데요. 낭송Q 시리즈로 내 몸과 우주가 감응하게 다시 시작해봐야겠습니다.

 

<낭송 논어/맹자>가 속한 묶음은 동청룡인데요. 낭송Q의 하부 묶음으로 동청룡, 남주작, 서백호, 북현무가 있습니다. 이는 동양 별자리에서 따온 이름으로 사계절과 음양오행의 기운을 고려해서 각 묶음에 고전을 배치했다고 합니다.

 

동청룡의 이름에는 동쪽과 푸른색이 들어가 있는데요. 동쪽은 오행상으로 목(木)의 기운에 해당하고, 목(木)은 색으로는 푸른색, 계절상으로는 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봄은 시작을 의미하죠. 제가 <다르게 살고 싶다>를 읽고 사주 풀이를 했을 때 저에겐 목의 기운이 강하게 흐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시작의 달인인지도 모릅니다. 반면 결실을 맺고 갈무리하는 금(金)과 수(水)의 기운은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낭송 역시도 시작했다가 끝은 못 맺고 또 흐지부지해졌는데요. 그래도 또다시 시작해보려고요. 청춘의 열정으로 새로운 비전을 탐구하고 싶다면 동청룡의 고전과 만나보라는 사용설명서의 문구에 제대로 영업당했네요. 부디 낭송을 꾸준히 해서 신장이 튼실해지는 기운을 꼭 느껴보고 싶습니다.

 

“하지 않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 것입니까?”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태산을 옆구리에 끼고서 북해를 뛰어넘는 것을 ‘나는 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정말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어른을 위해서 지팡이로 쓸 나뭇가지를 꺽어 주는 일을 ‘나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맹자> 백성은 귀하고 군주는 가볍다 (147쪽)

 

고전을 낭송할 수 없다면 그것은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에 속한다 싶네요. 태산을 옆구리에 끼고서 북해를 뛰어넘는 정도의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니까요.

 

시작의 달인, 이 봄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낭송의 매력에 푹 빠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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