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일상

나는 때론 무소유보다 소유가 더 좋다

꿈트리숲 2020. 8. 21. 06:00

 

 

몇 년 전 낯선 곳으로 이사를 하고 새로이 인연을 맺게 된 지인 중에 유독 눈물이 많은 분을 몇 분 만났어요. 나쁜 뜻으로 눈물이 많다는 게 아니라 감정이 아주 풍부하다는 뜻에서 눈물인데요. 그만큼 타인의 얘기에 공감을 월등히 잘한다는 거죠.

 

기쁜 얘기엔 같이 웃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아프고 슬픈 얘기엔 금새 눈물로 그 마음을 표현하는 분들입니다. 전 마음은 공감하고 있어도 눈물까지는 잘 흘리지 않는 사람이라 눈물 많은 그녀들을 처음 봤을 땐 마음속으로 적잖이 놀랐습니다. ‘공감을 이렇게나 잘하다니, 너무 감동이야!’ 하면서요.

 

눈물 많은 그녀들은 저에게 아픔을 나누는 법을, 슬픔을 위로하는 법을 몸으로 직접 알려주었어요. 최근엔 마음을 찐하게 담은 선물로 저를 또 감동하게 해주셔서 제 마음엔 단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습니다. 눈물 많은 그녀들 중 오늘은 세 분을 소개해보겠습니다.

 

눈물 많은 그녀 1. (롱삼 St.)

 

 

돌탑 쌓듯이 차곡차곡 쌓은 6층 마늘탑

 

지난달에 포스팅했던 ‘시간을 들여 돈을 버는 일’편에서 제가 마늘 깐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그 이야기를 읽고 꿈블리 중 한 분이신 ‘리치마스터’님께서 귀한 마늘을 나눠주셨어요. 그것도 까서 다진 마늘을요. 마늘 까고 힘들까 봐서 마늘을 한아름 주시네요. 저 그때 이후로 김치 담글 때마다 남편에게 마늘 까기를 일임해서 별로 수고롭지 않았는데, 이제 김치 더 많이 담궈야겠습니다.

 

리치마스터님은 제가 독서 모임 나가고서 거의 처음 알게 된 분인데요. 처음엔 그녀의 외모에 반하고 그다음엔 비단결 같은 고운 마음씨에 반하고요. 벌써 햇수로 4년이 흘렀건만 언제나 한결같은 태도에 전 믿음과 감사를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호수 같은 큰 눈에서 눈물 나지 않게 좋은 이야기만 전해드리고 싶은데, 가끔씩 저는 그녀를 눈물 짓게 만들어요. 초초롱한 눈, 영한 목소리, 그리고 ~~다리인 그녀는 눈물만큼이나 많은 따스한 사랑을 가졌습니다. 이러니 제가 반하지요. 그녀와 함께 따뜻한 마음 계속 나누고 싶네요.

 

눈물 많은 그녀 2. (센스 장인)

 

 

압구정 St로 단숨에 점프시켜주는 줄리백

 

줄리쌤과 함께 하는 그림일기 한 달 클래스, 그냥 좋아서 재밌어서 열심히 썼는데 잘 썼다고 상을 주십니다. 꺄~~~악!!! 저 이런 거 받아도 될까요? 소중한 선물에 어떤 인사를 붙이더라도 그 정성의 크기에 부합하지 못할 것만 같아요. 직접 실을 고르고 한땀 한땀 떠나갔을 시간을 생각하니 마음이 크게 일렁입니다. 이런게 전율인가 싶어요.

 

줄리쌤도 독서 모임에서 알게 된 눈물 많은 그녀인데요. 기쁨에도 눈물로 감동해주시고, 슬픔에는 같이 마음 아파해주시는 분이지요. 언제나 블로그 댓글로 저에게 힘을 주고 긍정의 기운을 팍팍 불어넣어 주십니다. 그녀는 마치 날 때부터 센스를 장착하고 태어난 듯 말 센스, 글 센스, 꾸미기 센스가 보통이 아닌 분이지요. 제가 반할 만하죠? 그녀 옆에서 떨어진 센스라도 좀 줍줍하고 싶습니다.

 

눈물 많은 그녀 3. (삼감마마)

 

 

사인을 부르는 만년필, 아~~ 사인하고프다

 

바이올렛님. 어느 날 아무 이유 없이 만년필을 저에게 주셨어요. 제 기억으로는 만년필 선물을 처음 받아 봅니다. 그것도 제 닉네임이 새겨진 만년필이요. 예전엔 닉네임도 없었을뿐더러 제 이름 석 자 새겨진 볼펜조차도 받아본 적이 없는데요. 만년필 받고 저 마음이 참 많이 두근두근 했어요. 이 만년필로 멋진 사인을 해드리는 날을 상상했거든요.

 

바이올렛님은 삼감마마셔요. 동, 탄, 사 이 세 가지를 진짜 잘하시는 분이시죠. 삼감을 마마급으로 잘한다 해서 삼감마마입니다. 여리게 보이는 외모와 달리 강철같은 추진력, 비상한 아이디어를 가진 바이올렛님은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열정을 모두 가지신 능력 부자입니다. 능력 부자 옆에 있다 보면 저도 그렇게 물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반할 수밖에 없는 그녀에요.

 

사람이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지식이나 말에 의해서가 아님을 그는 깨우쳐 주었다. 맑은 시선과 조용한 미소와 따뜻한 손길과 그리고 말이 없는 행동에 의해서 혼과 혼이 마주치는 것임을 그는 몸소 보여 주었다. (무소유 78쪽)

 

저는 눈물 많은 그녀들이 몸소 보여 주는 공감에 영향을 받아 맑은 시선과 조용한 미소, 그리고 따뜻한 손길과 행동을 보여 주려 노력합니다. 혼과 혼이 통하기를 기대하면서요.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무소유가 안되는 것이 좋은 친구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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