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인문학

매직트리하우스

꿈트리숲 2020. 9. 28. 06:00

문학, 역사, 철학책 한 권씩 매주 월요일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것도 문사철?’ 하실만한 책을 소개해 드립니다. 영어책이면서 아이들 책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아직 고전(한 세대를 넘겨야 고전의 반열에 오른다고 하는군요)이라고 하기엔 시간의 축적이 조금 덜 된 듯한 책이기도 하지요.

 

Mary Pope Osborne의 Magic Tree House 시리즈입니다. 1992년에 첫 번째 책인 Dinosaurs Before Dark가 출간되고 50권이 넘게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8년 전 이 책을 처음 샀을 때(아이가 볼 용도로) 51권이었는데요. 매직트리 하우스 홈페이지에 가보니 시리즈가 계속 추가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62권이네요.

 

올해로 28년째를 맞고 있는 매직트리 하우스는 아이들이 읽기에 정말 안성맞춤의 책인 줄만 알았는데요. 어른의 눈으로 보니 권마다 작가가 보석처럼 박아놓은 멋진 교훈들이 많아서 마치 명심보감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아이가 어릴 때 이 책을 보면서 너무 재밌다며 ‘엄마도 꼭 봐’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아요. 전 아이가 보라고 하면 한 번씩 시도는 했었습니다. 1~2권 보다가 덮고, 많이 봤자 4~5권을 넘지 못하기는 했지만요. 모르는 단어 찾느라 맥이 끊기고 앞에 읽은 내용도 가물가물하고요.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서 ‘내 인생에 매직트리는 없는걸로….’ 라고 선언했었죠.

 

지난 6월까지 매달 한 권씩 (아주 얇은) 영어 원서를 읽으며 영어와 조심스럽게 알아가는 사이였는데요. 7월부터는 원서를 함께 읽기 하면서 본격적으로 사귀어 보려 했었지요. 그러나 당시 ‘인증’하는 숙제가 너무 많아서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기에 함께 읽기는 탈퇴하고 혼자서 사부작사부작 읽었습니다. 9월 20일, 두 달 좀 넘게 걸려 완독했습니다.

프로크리에이터와 굿노트의 합작품 - 매직트리하우스 서재

함께 읽기에서 시동 걸어 주지 않았다면 읽을 생각 눈곱만큼도 안 했을 매직트리. 굿노트가 아니었다면 정리해볼 생각 1도 없었을 매직트리입니다. 매직트리 하우스 28권을 읽으며 이번 여름 휴가로 모험 여행, 환상여행 제대로 했어요.

 

왜 아이들이 그토록 열광하고 흥분하는지,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지기를 바라는지 알 것 같았어요. 상상으로 끝나는 것도 좋지만 상상이 눈앞에 현실로 구현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설레고 흥미진진할까 싶거든요.

 

매직트리 하우스는 여덟 살, 일곱 살 남매 잭과 애니의 모험을 그리고 있는데요. 어느 날 잭과 애니는 숲속에서 마법의 오두막을 발견합니다. 오두막에는 책이 가득 있어요. 책 표지를 보고 그곳으로 가고 싶다고 하면 과거든 미래든 동양이든 서양이든 어디든 그 시간 그 장소로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온갖 모험을 즐기며 위험한 고비를 아슬아슬하게 넘기는 잭과 애니 앞에 나타난 오두막 주인, 모건. 모건은 잭과 애니에게 여러 미션을 주면서 세상의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 줍니다.

 

가족의 소중함, 자연의 위대함, 책의 고마움, 위인들의 교훈, 지혜와 용기 등 일상에서 우리가 종종 잊고 사는 것들을 잭과 애니와 함께 여행하면서 저도 같이 깨닫게 됐어요. ‘난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좋은 세상에 살고 있구나’ 하고요.

 

책을 정말 좋아하는 이론가 잭, 책보다는 현실에 바로 부딪혀서 답을 구하는 애니. 아이들이긴 하지만 두 캐릭터를 어른에 대입해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전개에 이야기속으로 저도 모르게 푹 빠지게 됩니다.

 

지식 없는 용기는 무모하고, 용기 없는 지식은 공허하다는 걸 느끼게 해준 28권의 이야기. 풀어놓자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참 많은데요. 한 권당 한 편씩 글을 써도 될 정도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차차 풀어볼게요. 일단은 28권을 완독한 저에게 보상으로 주는 책거리 같은 행사로 이 글을 남깁니다. 저에겐 의미 있는 기록이 될 것 같아서 이고요. 또 출간된 지 28년이 지났지만 앞으로 50년은 너끈히 인기를 이어갈 것 같아서 예비 고전으로 소개를 하고 싶었습니다.

 

보석 같은 이야기 속에서 제가 뽑은 TOP3 책과 각 책에서 뽑은 좋은 문장들은 내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좋은 책은 시대와 사람을 다 아우르는 힘이 있어요. 그 힘은 마치 마법과도 같아서 우리를 언제 어느 때고 시간여행을 시켜주죠. 우리가 책만 펼치기만 한다면요.

 

책 펼칠 준비 되셨나요? 마법의 시간여행, 내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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