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논어

논어 전 구절 생각필사 #28

꿈트리숲 2020. 10. 7. 05:50

제3편 팔일 (八 佾)

 

3-15 공자께서는 태묘에 들어가 매사를 물으셨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누가 추 땅 사람의 아들이 예를 안다고 하였는가? 태묘에 들어가 매사를 묻더라."

공자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바로 예이다."

 

 매사문 시례야( 每事問 是禮也)

추 땅 사람의 아들은 공자를 말하는데, 시골 촌뜨기라고 비꼬는 중. 

예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공자가 태묘 제사 절차에 계속 물으니 저 사람 전문가 맞아?라는 의구심을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에 공자는 묻는 것이 '예'라고 말한다.

왜 묻는 것이 예일까?

도올 선생은 예는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지식이 아니라 형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공자가 예의 전문가여도 혹 모를 태묘의 방식이 있을 수 있으니 물어보는 것이 당연한 도리일 터.

만약 묻지도 않고 공자가 내가 예 전문가야 하면서 앞에 나섰더라면 그 어떤 사람은 공자를 나댄다고 흉보지 않았을까? 그렇게본다면 공자의 물음은 상대를 존중하는 예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내가 많이 알아도 당신의 방식을 존중합니다 하는 뜻.

논어의 '예'를 까다로운 절차나 어려운 형식으로 생각하여 멀리할 것이 아니라 '묻는 것이 예이다'라고 생각하면 예가 한결 가깝게 느껴진다. 공자의 말씀도 제자들과 후대 사람들이 예를 항시 가깝게 느끼도록 쉬운 예를 들어주신 게 아닐까 싶다.

 

3-16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활쏘기를 할 때 과녁의 가죽을 꿰뚫는 데 주력하지 않는 것은 힘씀이 다 다르기 때문이니, 이것이 옛날의 도리이다."

 

활쏘기에서 중요한 것은 힘자랑이 아니라 집중과 절차를 통한 수양을 강조. 힘의 크기가 다 다르니 그것으로 경쟁하는 건 올바르지 못하다는 뜻. 

3-7에서 군자가 경쟁한다면 오직 활쏘기라고 했는데, 이때도 활을 얼마나 쌔게 쏘는지가 아니라 활을 쏠 때의 마음가짐과 자신의 수양을 강조했다. 

스포츠 경기에서 기록과 승패 위주로만 관심을 가지니 그 속에서 예를 찾기는 힘들다. 항상 1등에게 포커스가 맞춰지고 부와 명예도 1등차지 이니까 승부조작, 약물복용 등 어두운 면들이 계속 나온다. 옛날의 도리는 결과 보다는 과정, 기록 보다는 개인의 수양과 성장을 강조한 자신과의 경쟁이었다. 오늘의 도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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