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논어

논어 전 구절 생각필사 #31

꿈트리숲 2020. 10. 11. 06:00

제3편 팔일 (八 佾)

 

3-21 애공이 재아에게 사에 대해 물었다. 재아가 대답하였다.

"하나라 왕조는 소나무를 심었고, 은나라 사람들은 측백나무를 심었습니다. 주나라 사람들은 밤나무를 심었는데, 백성들이 전율케 하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공자께서 이를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이루어진 일은 논란하지 말고, 끝난 일은 따지지 말며, 이미 지나간 일은 허물하지 않는 것이다."

 

'사'는 종묘사직할 때 그 사(社) . 큰 나무를 상징으로 삼는 토지의 신

농사를 짓던 고대 사람들이 땅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하나라는 소나무로 토지의 신을 삼아 제사를 지내고, 은나라는 측백나무가 있는 곳의 토지에 제사를 지냈다.

밤나무의 율(栗)과 전율의 율(慄)자는 한자는 다르지만 소리는 같다. 재아는 공자의 제자인데, '사'에 대해서 군주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화가 나신 듯하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두 말하지 않겠다. 끝난 일 가지고 왈가왈부하지 않겠다. 지나간 일은 따지지 않겠다고 하면서 제자의 잘못을 바로 꾸짖지 않는다. 이는 스스로 잘못을 깨우치기를 바라서 그런 걸까? 

아이에게 혼낼때도 현재의 일만 가지고 얘기하자. 지나간 것 다 끄집어내서 미주알고주알 하지 말고.

 

3-22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관중은 그릇이 작았도다!"

어떤 사람이 여쭈었다. "관중은 검소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관중은 집이 셋이나 있었고 가신들의 일을 겸직시키지 않았으니 어찌 검소하다고 할 수 있겠느냐?"

"그러면 관중은 예를 알았습니까?"

"나라의 임금이라야 병풍으로 문을 가리는 법인데, 관중은 병풍으로 문을 가렸고, 나라의 임금이라야 두 임금이 함께 연회를 할 때 술잔 놓는 자리를 둘 수 있는 법인데 관중도 또한 술잔을 놓는 자리를 만들었다. 그런데도 관중이 예를 안다면 누가 예를 모른다고 하겠느냐?"

 

관표지교의 관중. 춘추시대 첫 패자로 등극한 제환공을 도운 공로로 뭇사람들은 관중을 우러러보는데 공자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얘기한다.

검소? 글쎄 부인이 셋이나 있었고. 가신들이 일을 겸식해야 세금 낭비를 줄이는데, 겸직시키지 않으니 사람을 많이 쓰게 돼서 검소하고는 거리가 먼 것 같은데...

예? 글쎄 그것도 대문을 열었을 때 안쪽이 훤히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무로 병풍을 만드는 풍습이 임금에게만 허락된 거야. 근데 관중이 자기 집에 설치를 했어. 그러니 관중이 예를 몰라도 한참 모른 거지.

 

팔일무 추는 것, 제사 철상 때 '옹'을 부르는 것, 태산에 들어가 제사 지내는 것 등. 공자는 자신의 지위를 넘어 세를 과시하고 사치하는 걸 예가 아니라고 했다. 따라서 관중도 이런 면에서 공자에게 한 소리 들음.

지금에서야 돈만 있으면 비단 병풍을 하든 다이아몬드 병풍을 하든 아무도 상관 안하겠지만 그 시대에는 지위에 따른 예가 정해져 있었으니 예 전문가 공자의 눈에는 관중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나 보다. 그리고 모두가 영웅이라고 여기는 관중을 같이 칭찬하는 게 아니라 아닌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는 공자의 소신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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