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논어

도올 만화 논어

꿈트리숲 2018. 7. 2. 14:54

지렁이는 땅을 풍요롭게 만들고 만화는 중생을 구원한다.

도올만화논어/도올 역주, 보현 만화/통나무

 

8~9년 전쯤 인문학을 공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논어를 처음 보게되었습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 보다는 그간의 자기계발 서적에 조금 싫증도 나있던 터였고, 또 자기계발 서적으로 뚜렷한 변화나 성과가 없어 뭘 더 해볼까 하다가 인문학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어요. 그때 만난 책은 홍익출판사에서 나오는 논어였어요. 1편 학이편은 많이 들어왔던 말들이 있어 친숙했는데 점점 다음으로 넘어가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구요. 분명 한글인데, 나의 지적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었던 것인가... 하면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구요. 그래도 어떻게든 읽어보자 하며 밖에 다닐때도 들고 다니고, 또 관심 보이는 사람에게 허영에 빠진 알맹이 없는 지식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정말 허세, 허세ㅠㅠ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달아오르는 부끄러움에 그분들 기억을 리셋하고 싶은 마음입니다.ㅎㅎ

 

[리딩으로 리드하라] 책을 보고선 '아! 논어를 읽어도 와닿지 않았던 건 필사를 안해서였군' 하면서 열심히 필사를 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첫번째 필사는 1편 부터 20편까지 따라 쓰는 것에 큰 의의가 있었던 실패로 끝났죠. 그러다 5년전에 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띈 도올 만화 논어,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책입니다. 인문 고전은 깊이가 있고, 어려운 한자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만화라고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니었어요. 도올 선생님도 만화로 만들어진다 얘기만 전해 듣고 일제 관심을 갖지 않다가 책이 완성되고 서문 요청이 있어 이 책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첫 느낌은 경악(驚愕)이었다고 합니다.

 

 

보현의 [도올 만화 논어]는 진실로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든 놀라운 작품이었다. 그래서 이 서문을 "악서"라 이른 것이다.

 

도올 선생님께서 인정한 '작품' 이기에 그 깊이의 심오함과 그림으로 풀어내는 철학이 쉽게 접근하면서도 보석을 캐내올 수 있는 그런 책이에요. 한마디로 심심풀이 만화로 생각하고 펼치지만 2500년 전 공자를 제대로 만날 수 있는 책이에요.

 

도올 만화 논어 시리즈가 지금은 완간되어 전권 5권이 다 있지만 처음엔 1, 2권만 출판되었어요. 2권까지 읽고 '심봤다'를 외치며 급 논어에 빠져들고, 이제는 논어를 읽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나머지 책들 언제 출판되나 기다리다 지쳐서 출판사에 직접 전화하기에 이르렀어요. 대체 나머지는 언제 나오는거에요? 그때 책이 예상보다 많이 판매되지 않아서 추이를 보고있으니 조금 기다려 달라는 말씀에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 . 걱정했더랬어요. 그때 블로그를 했더라면 이 책을 적극 홍보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어찌되었든 지금은 5권 다 갖고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제 딸도 논어를 읽고 필사했지만 좀 더 쉬운 이해를 위해서 이 책을 꼭 읽어봐줬음 하는 바람도 있어요.

 

책의 저자라고 할 수 있는 보현 작가는 도올 선생님이 보현(普賢)이라는 호를 붙여주셨대요. 그리고 보현님의 남편에게는 자인(子螾)이라는 호를 주셨구요.

 

지렁이는 지상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지하의 세계에서는 지렁이처럼 위대한 생물은 없다. 손톱이나 어금니와 같은 날카로운 도구도, 단단한 근육이나 뼈가 없이도 애토와 황천을 자유롭게 누비며 모든 생명의 근원인 땅을 풍요롭게 만든다. 지렁이는 자기의 생존 그 자체를 통하여 주변의 모든 생명에게 이익을 준다.

 

보현은 만화를 통해 나 도올의 생각을 전함으로써 그 생각에 담긴 진리가 모든 사람을 일깨우기를 희망한다. 중생이 곧 부처요, 부처는 깨달음이요, 깨달음은 우리의 마음이다. 중생과 도올과 만화가 하나가 되는 것을 보현은 소망하고 있다.

 

두 부부가 도올 선생님의 삶과 철학을 공부하면서 남편은 본연의 모습으로 세상에 이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아내는 중생이 쉽게 만날 수 있는 만화로 깨달음을 전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꼭 필요한 내용이더라도 어렵다면 쉬이 손이 가지않죠. 보현 작가는 만화로 진입 장벽을 확 낮춰버렸습니다. 논어는 더 이상 철학자만 자왈~~ 할 것이 아니라 대중 속에서 친근하게 주고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OO야, 공자 선생님이~~ 배우고 익히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더라라는 말씀을 하셨어. 너는 어떻게 생각해?"

 

머리로만 혹은 입으로만 외우는 논어가 아니라 내 삶에서 실천하고 적용하는 살아 있는 논어가 되도록 오늘 만화 논어를 제 삶으로 끌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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