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인문학

탈무드

꿈트리숲 2020. 11. 16. 06:20

예전에 <1% 유대인의 생각훈련>을 읽으면서 ‘탈무드’가 제가 알고 있는 탈무드가 아님을 알았는데요. 이솝우화처럼 가볍게 생각했던 탈무드가 실제는 많은 양을 자랑하는 책이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유대인들도 평생 한 번 다 완독하기가 힘들다는 책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 같아서 살짝 찔리는 마음이었습니다.

 

지혜를 모아놓은 책이긴 하나 1만 2천 페이지에 달하는 많은 분량이 탈무드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 탈무드 원전이 아니라 편역해서 한 권으로 나온 책을 읽습니다. 수많은 지혜를 다 알면 좋겠지만 하나를 알더라도 그것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지 싶어요. 한 권을 통으로 읽든 어느 한 페이지만 읽든 지혜를 뽑아내고 내 삶에 녹여내기, 올바른 삶으로 가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탈무드는 읽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다. 탈무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한다면 인생의 경험이 풍부해지고, 사고방식을 확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사고 능력이나 정신을 단련시키는 데 있어서 이만큼 좋은 책은 없는 것 같다. 281~282쪽

 

탈무드는 ‘유대인의 혼’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랜 기간 흩어져 살며 박해받았던 유대인들을 하나로 결속시켜주는 역할을 했는데요. 단순히 지식만 전달해주는 책이었다면 흩어져 살던 민족을 하나로 결속시켜주지 못했을 겁니다. 지혜 속에 역사를 담고, 지혜 속에 법을 담고, 그리고 지혜 속에 훌륭한 인물을 담아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기에 그들에게도 우리에게도 여전히 살아 있는 지혜가 되었어요.

 

많고 많은 지혜와 명언 중에 저는 딱 두 가지 골라봤는데요. 저에게도 혹은 응원하는 분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선과 악-

존경하는 스승에게 제자가 물었다.

“경건한 자가 사람들에게는 올바르게 살도록 강권하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그들은 항시 착한 일을 행하고 올바르게 살도록 사람들에게 권하고 있지 않느냐?”

“그러나 악한 자가 사람들을 악한 짓을 하도록 유혹하는 쪽이 훨씬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또 사람들을 악한 짓을 하도록 꾀어 들여 패거리를 늘리고자 할 때 우리보다도 더욱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일을 행하고 있는 사람은 혼자 걷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이라네. 그러나 나쁜 짓을 하는 자는 혼자 걷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이지.” 71쪽

 

올바른 일을 행하고 있는 사람은 혼자여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혼자가 두려워 주위를 선동하고 끌어들인다는 걸 피부로 느끼는 요즘입니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조용히 합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요. 근본적으로 자신이 올바른 일을 하고 있기에 외로움이나 두려움이 없어서 일 겁니다. 하지만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그 세를 꼭 늘리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나쁜 말을 계속해서 퍼뜨려 나쁜 기운을 전염시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 것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스스로 나쁜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일 거예요.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선을 행할 수도 악을 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올바른 마음의 잣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악의 유혹은 워낙 강해서 쉽게 물들 수 있어요. 그러나 세상엔 올바른 일을 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사실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그들이 악한 자만큼 많이 보이지만 않을 뿐, 세상을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지요. 올바르게 사는 사람들의 연대가 좀 더 많아지고 튼튼해지면 악한 짓을 하도록 꾀는 무리가 좀 줄어들까요?

 

사람은 최악의 상태에서도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

나쁜 일이 좋은 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164쪽

 

저는 최악의 상태에서 희망을 놓고 싶었던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지나서 보니 희망을 놓을 만큼 힘들었던 건 아니더라고요.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다른 말로 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오려 노력했던 시기입니다. 그러니 온 힘을 다해 최악의 상황을 견디고 버티는 분들이 희망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나고 나면 그 노력 덕분에 과거를 되돌아볼 힘이 생기더라고요. 나쁜 일이 좋은 일로 바뀌지 않더라도 적어도 나쁜 상황을 내가 헤쳐왔다는 인증은 하는 셈입니다.

 

2018/05/16 - [배움/책] - 1% 유대인의 생각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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