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가 꼽은 세계 최고의 라면은?

한 달에 라면을 몇 개 정도 드시나요? 한 달은 고사하고 일주일 단위로 세어봐야 할 만큼 자주 드시는 분도 계실 테고, 1년 가도 라면을 한 개도 안 드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저는 한 달에 한두 개 정도 먹는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1인당 연간 75개 정도 먹는다고 하네요.

 

5일에 1개 정도 라면을 먹는 꼴인데요. 세계 1위의 라면 소비입니다. 저도 라면을 참 좋아하긴 하는데, 몸이 아프고부터는 라면 먹는 걸 자제하려고 해요. 그래도 누군가 라면을 후루룩 먹는 소리만 내어도 침이 꿀꺽 넘어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예전에 지역별로 그리고 나이별로 선호하는 라면이 다르다는 기사를 봤어요. 천차만별인 라면의 종류는 개인의 기호에 따라 달리 선택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지역 특색이 있고 세대 특색이 있다는 게 재밌더라고요.

 

전국구 셀럽은 신라면이고요. 부산 경남은 안성탕면이 1위를 차지했어요. 저와 남편은 둘 다 울산 출신이라 그런지 안성탕면이 제일 입에 잘 맞는데, 선호도 조사 결과와 딱 일치해서 맞아 맞아 하면서 공감했죠.

 

세대별로는 10~20대는 진라면을 30대는 신라면, 40대는 진라면, 50대는 다시 신라면을 선호한다는데요. 신라면과 진라면이 용호상박을 이루나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19년 여론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 브랜드 1위가 신라면이고 2위가 진라면이라고 하더라고요.

 

여론 조사가 그렇다고 해도 기타의견은 있기 마련이죠. 우리 집 십 대는 쫄깃쫄깃 오동통통 농심 너~구리를 좋아합니다.

 

가장 맛있게 먹은 라면 기억하세요? 저는 2000년대 초반에 스위스 여행 갔을 때 융프라우 정상에서 먹었던 라면이 제일 꿀맛이었어요. 추운 데서 오들오들 떨고 먹은 탓도 있지만, 며칠 동안 느끼한 프랑스 음식을 먹다가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 한 모금하고 모든 느끼함이 다 사라지는 것 같았죠. 한국이 생각나는 맛이었습니다.

 

그때는 아직 한국이라는 나라를 모르는 외국인들도 많았기 때문에 한국 라면은 더더욱 외국 사람들이 몰랐을 때죠. 그래서 그런지 융프라우에서는 거의 한국 사람만 비싼 돈을 내고서라도 라면을 사 먹었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련하고 맛있는 라면이었어요.

 

거의 20년 전에 우리만 알던 그 중독성 있는 감칠맛, MSG의 맛이 이제는 세계인들의 입맛도 저격했나 봅니다. 2020년 미국 뉴욕타임스가 꼽은 세계 최고의 라면…. 바로 신라면입니다. 신라면을 만드는 농심은 작년 해외 매출 1조를 돌파했다고 하네요.

 

지금 유튜브에서 신라면의 라면 광고가 엄청 인기라고 해요. 농심과 에바 알머슨의 콜라보로 탄생한 광고. 보기만 해도 따뜻함이 전해집니다. 남매가 등장해서 신라면을 사이좋게 나눠 먹는 영상인데요. 너무 귀여워서 저도 몇 번을 돌려 봤습니다. 유튜브 신라면 광고가 이렇게 인기 있는 건 세계인들도 우리가 잊지 못하는 그 맛에 공감한다는 뜻이겠죠. 먹어본 사람들은 공감의 라면, 아직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동경의 라면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컵라면 하나로 오빠와 동생이 서로 먹으라며 양보하는 모습이 이 추운 겨울날 훈훈하고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귀여운 남매를 보고 있자니 마치 찰리와 롤라를 보는 것 같이 흐뭇합니다. 

 

전 세계로 퍼지는 한류 열풍에 K-푸드는 일찌감치 올라타서 뒤따르는 K표 한류를 이끄는 느낌이었는데요. 이제는 K-푸드 중에서도 라면이 그 선봉장에 설 것 같아요. 라면으로 한류를 만드는 것, 생각만으로도 짜릿합니다. 코로나 시대 우울한 뉴스만 있는 줄 알았더니 이처럼 행복한 한류 소식도 있네요. 라면은 역시 한국 라면이죠.

 

눈물날 정도로 귀엽다는 광고 한 번 보실까요.

www.youtube.com/watch?v=077RJdifUjE